# 김혜원 '시와 사진과 인문학의 카르텔'

대중적 인문서 지향 사진-시소재 흥미
일상적 대중문화담론 기존연구서 차별

김혜원의 교양 인문서 ‘시와 사진과 인문학의 카르텔’이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2022년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 선정돼 출간됐다.

이 책은 ‘호모 포토그래피쿠스(Homo Photographicus)’, ‘호모 포토쿠스(Homo Photocus)’라는 새로운 학명이 유행하듯, 사진이 현대인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대중 매체이자 보편 언어가 된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보편 언어로서의 사진은 사진 매체에 한정하지 않고 각종 문화 현상과 어울려 보는 이의 더욱 다양한 해석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사진예술뿐 아니라 문학예술이나 인문학 전공자, 나아가 이를 애호하는 일반인의 흥미까지 자극할 수 있는 대중적인 인문서를 지향한 이 책은 사진을 소재로 하거나 사진적 특성을 갖고 있는 한국 현대시 및 이와 관련한 사진 작품을 대상으로 4개 형식으로 구성했다.

첫째, 사진의 원리와 관련해 ‘카메라’와 ‘이미지’, 사진의 용도와 관련한 ‘공적 사진’과 ‘사적 사진’을 다룬 산문이다.

특히 ‘공적 사진’에서는 증명사진, 전봉준 압송사진, 졸업사진 등에, ‘사적 사진’에서는 가족사진, 결혼사진, 여행사진, 영정사진, 사진관 진열사진 등에 주목했다.

이 과정에서 손택수, 이상, 유하, 김기택, 김수영, 안도현, 정양 등의 시와 구본창, 주명덕,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요셉 쿠델카, 전몽각, 민충식, 워커 에반스 등의 사진을 소개한다.

둘째, 카메라의 피사체가 되었거나 사진 창작의 이력을 갖고 있는 시인들을 대상으로 한 산문이다.

한용운과 임화, 김동환, 박노해, 신현림, 이강산, 오규원 시인을 소개하고 그 사진적 의의를 밝혔다.

셋째, 이승하의 ‘사진시’에 나타난 시 텍스트와 사진 이미지의 상호매체성을 고찰한 논문이다.

사진 이미지와 시 텍스트를 조합하여 이질적인 두 기호 체계의 경계를 허문 이승하의 ‘사진시’가 휴머니즘을 옹호하는 시세계를 일관되게 펼쳐온 것을 확인한다.

넷째, 오규원의 ‘날이미지시’와 사진 이미지를 포스트모더니즘 기법을 중심으로 고찰한 논문이다.

‘날이미지시’가 스트레이트 기법의 사진 이미지를 수용하여 자연 현상을 묘사함으로써 사물을 ‘날것’ 그대로 생생하게 살아 있도록 해방시키고 존재의 평등성을 회복시킨 사실을 규명하고 있다.

이처럼 이 책은 한국 현대시나 사진 작품을 예술 담론뿐만 아니라 일상적 대중문화 담론까지 수용하여 분석한 연구라는 점에서 기존 연구서들과 차별화된다.

영상 이미지가 현대 문화 전반을 이끄는 현 추세를 반영하고 유연한 융복합적 사고로 학문이 통섭되는 추세를 감안하여 시문학과 사진예술의 지형을 확장한 인문서라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전주에서 출생한 저자는 전북대 국문과와 우석대 대학원 문창과에서 현대시와 시창작을, 백제예술대와 중앙대 일반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산업자본주의 소비문화 시대의 파괴되고 변형되고 소비되고 있는 지형과 환경에 대한 작업을 일관되게 진행하면서 국내외에서 60여 회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졌다.

10여 회의 전시도 기획했다.

백제예술대 사진과에서 사진학개론을, 전북대 국문과에서 현대시인론과 글쓰기 등을 가르쳤다.

현재는 명지대 한국이미지언어연구소 연구교수로 ‘한국사진학 관련 DB 구축 및 한국사진학 대사전 편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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