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관영 도지사 취임 200일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 성사
새만금개정안 통과-9조원대
국가예산확보-여야협치긍정
대기업 유치-中企 육성 의지

“서울을 몇 번 오갔다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다. 홍보용 사진찍기가 아닌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잠 잘 시간도 아껴야 한다.”

오랜 정치 경력을 가진 재경인사들 중 많은 이가 지역 정치인들을 상대로 이렇게 말한다.

낙후된 전북을 속도감 있게 발전시키기 위해선 실속있는 워커홀릭이 되라는 말이다.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전북도, 주요 기초단체장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다.

국회의원 자리와 마찬가지로 자치단체장 역시 4년의 임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다.

각자의 성향에 따라 권력에 빠진 ‘왕’처럼 지낼 수도 있고, 혹은 바쁘게 일상을 보내는 ‘CEO’로 임기를 보낼 수도 있다.

권력에 취하면 임기는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가는데 요즘은 비즈니스 프렌들리 CEO를 주창하는 이가 많다.

김관영 지사가 16일, 도지사 취임 200일을 맞았다.

김 지사에 대한 이 기간의 평가는 분주한 CEO형으로 볼 수 있다.

또 정치인 김관영이 아닌 기업인 김관영으로 보는 게 적합해 보인다.

김 지사가 기업을 직접 운영한 건 아니지만 그의 인성이나 철학, 상대를 대하는 태도 등을 보면 영락없는 기업 CEO형이라 하는 게 어울린다.

도정 운영이나 기업 운영이나 어떻게 보면 추구하는 목표가 비슷하다.

조직의 발전, 조직원의 행복을 통한 이타주의다.

김 지사는 과거의 도지사와는 확연히 다른 경력을 갖고 있다.

기업에서 샐러리맨으로 사회 경험도 했고 관료 생활도 했으며 재선 국회의원이라는 정치 이력까지 화려하다.

그래서 새로 도정을 이끄는 김 지사의 행보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데 실제로 김 지사는 “도정을 기업의 시각으로 움직여보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

김 지사는 공인회계사 회계법인에서 사회 첫 발을 시작했다.

공인회계사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정확히 분석하고 진단 및 처방을 내리는 일이 업무다.

김 지사는 의뢰한 기업에 유리하도록 기업의 니즈(needs)에 맞춰 분석을 하지 않고 대신 기업의 장기적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한다.

이 부분은 도정 운영 방침과도 직접 연관이 된다.

김 지사가 사석에서 한 번씩 말하는 속내는 이렇다.

“공인회계사 업무가 뭡니까? 기업이 잘 운영되도록 현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겁니다.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과감한 인력감축이나 경비절감 방안 등을 내놓고 그에 따르면 좋을 것 같다는 방향까지 제시합니다. 인력 20%, 30% 감축 시도는 기업사회에선 흔히 있는 일입니다.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은 역동적이고 활력이 있고 조직에 긴장감이 있더군요.”

김 지사의 말을 전북도에 적용하면, 도정이 매너리즘 없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선 새로운 시도를 계속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뜻 같다.

도의 조직은 법상으로 인력 구조 조정이 불가(不可)하다.

따라서 임기 동안 혁신적 변화를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들린다.

김 지사는 회계법인 근무 이후, 기재부의 전신인 재경부에서 관료 생활을 시작했다.

나라의 살림을 책임지는 기재부인데다 회계사 업무 경험까지 있으니 국가 재정이나 기업 분석에 관한 한 최고 전문가다.

지난 해 7월, 민선 8기 임기에 들어간 김 지사는 200일을 보냈다.

역동적 변화를 추구한 김 지사는 이 기간,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의 성사라는 최대 목표를 달성했다.

특별법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전북은 독자권역이라는, 새 시대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

그 외 새만금법 개정안 통과라든지 9조원대 국가예산 확보 등의 성적도 올렸다.

여야 협치를 내세우며 집권당인 국민의힘에 인사 추천권을 주는 등 ‘경쟁적 협력’ 관계를 만들기도 했다.

이제 관건은 기업 유치다.

어느 지역이든 사람이 몰려야 한다.

그를 위해선 당연히 대기업이 많이 들어서야 한다.

국내 유수 대기업 유치와 함께 도내 탄탄한 중소기업을 적극 육성하는 것이 김 지사의 올해 핵심 과제다.

 그러나 누구나 모든 걸 잘 할 수는 없다.

때에 따라선 따끔한 지적과 질책을 받고 긴장할 필요도 있다.

김 지사는 임기 초반, 인사 문제로 도의회 등과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충만한 자신감도 중요하지만 한번씩 몸을 낮추고 뒤로 물러나는 자세도 리더에겐 필요한 덕목이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