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김일수
/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김일수

▲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한 에너지 절약 

에너지·자원이 부족한 제조업 국가의 숙명일까? 매년 반복되는 전력수급 위기에서 글로벌 경제위기와 에너지 수급 위기마다 겪는 우리 대한민국의 어려움은 매우 컸다.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요금인상 등 치솟는 물가와 무역적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원유와 가스, 석탄의 수입액 급증에 따른 무역적자가 외환위기 수준이라고 하는 상황 속에서 뚜렷한 해법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강의 기적’이라 했던 우리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을 이룩하는 과정에서도 반복되었던 에너지 위기를 극복해왔다.

바로 에너지 절약을 통해서다.

외신들이 ‘우리 국민들이 쏟은 근검과 절약의 정신이 전쟁 직후의 경제재건과 성장의 신화를 만들어 냈다.

’라고 평가 받는 에너지 절약은 아련한 추억이자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우리의 ‘삶’ 그 자체다.

지난 6·25 전쟁 이후 인프라의 붕괴와 북한에 의존하던 전력공급이 중단되던 당시 심각한 전력난을 우리는 ‘오늘의 전기절약, 내일의 광명(光明)’이라는 구호로 가가호호(家家戶戶) ‘한집에 한등 끄기’ 실천으로 이겨냈다.

이후 SOC 건설과 석유화학공업이 급속도록 성장하던 1970년대의 두 차례에 걸친 석유파동(Oil Shock)의 위기 역시도 우리 국민 모두의 절약정신으로  극복했다.

나아가 1980년대 이후 88 서울올림픽 개최를 전후로 도시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진 이후부터 지금까지 전력수급 보릿고개마다 우리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극복했다.

저장이 어려운 가장 비경제적인 전력을 피크시간에 소비를 분산하고, 적정온도 준수 등 에너지 다이어트 실천으로 이겨낸 것이다.


▲ 효율적 에너지 사용으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해야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국가 GDP 세계 10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설립이래 개발 도상국 그룹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가 변경된 첫 국가가 되었다.

하지만 에너지 사용에 있어 우리나라는 석유와 전력소비 세계 7위인 상황에서 에너지의 약 93%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외(무역)의존도가 95%(2021년 기준)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에서 에너지 수입은 우리 경제의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작년 8월까지 원유와 가스, 석탄 수입금은 1,251억 6,000만 달러(약 179조원)로 같은 기간 무역적자를 발생시키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 절약은 절대적인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 수급 특성상 더욱 절실하다.

에너지 수입의 부담을 덜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대책이며, 국제 에너지 기구(IEA)에서도 에너지 효율향상은 가장 큰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지닌 우리 경제의 특성상 에너지 절약과 효율적인 사용은 국가 경쟁력의 향상에 직결된다.

매년 증가하는 에너지 소비의 추세 속에 경직적인 에너지 요금에 기대온 지난 과정을 돌이켜 볼 때 이제 우리는 에너지의 절약과 효율적인 사용에 더욱더 진지한 성찰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에너지다이어트를 통한 범 국민적 에너지 절약 실천을 시작으로 이제 우리나라는 에너지 사용의 체질을 개선해 나갈 때이다.

지금까지 낮은 에너지 요금에 기대어 생활해 온 결과 에너지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에너지원단위가 OECD 36개 국가 중 33위로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면서 다소비·저효율 에너지 소비구조가 고착되어 왔다면 이제는 에너지 사용의 효율화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데 우리 모두의 역량을 모아야 할 때이다.

/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김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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