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문화전당 이영욱 본부장
/한국전통문화전당 이영욱 본부장

우리의 전통문화자원 중 하나인 한복은 여러 형태로 우리의 생활 속에서 함께 했다. 50대인 나의 기억으로는 한복은 결혼식을 전후로 자주 입었던 것으로만 기억된다. 그리고 근무지의 특성상 생활한복을 입고 만 9년간을 근무했다.

처음 생활한복을 입었을 때는 좀 어색했지만, 입을수록 너무도 편했다. 간혹 내가 일상복을 입고 있으면 어색하다는 이들도 있었다. 지금은 일상복을 입고 근무한지 8년이나 지난다. 이젠 다시 생활한복을 입으면 그 또한 어색해 보일런지?

2012년 9월 22일 전통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가득한 한 젊은 청년이 전주한옥마을에서 처음으로 ‘한복데이’가 만들었다.

당시 전주한옥마을 한복판에서 한복을 입은 300여명의 젊은이들이 전주한옥마을 이곳저곳을 누비며 선보인 플래시몹은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신선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자연스럽게 한복콘텐츠가 전주한옥마을에 자리하게 되었으며 천만 관광객이 방문하는 시기에 우리의 전통문화자원 중 하나인 한복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내 한복진흥센터가 운영되면서 한복 관련 정책의 중심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한복진흥센터에서 2017년 추진한 조사 자료에 의하면 “한복 대여업체 설립년도를 살펴보면, 2013년 전주에서 ‘한복남’ 매장이 설립된 것을 시작으로 한복 대여 문화가 확산되기 시작하자 2016년에 대여업체가 급증하였으며, 경쟁이 과열되자 2017년에는 신규 매장 설립 추세가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2017년에 들어와 기타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신규 설립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전주한옥마을 내에 급격히 증가한 한복대여점은 한옥마을의 상권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골목길 구석구석까지 한복대여점이 자리하게 되면서 소규모 공예공방들이 한옥마을 외곽으로 자리를 옮기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점은 매우 안타까운 현상이었다.

한복 대여시장이 전주를 중심으로 서울까지 확대되면서 한복데이를 처음 열었던 젊은 청년은 서울에 대형 한복대여점을 오픈하기도 하였다. 2020년 코로나 확산 이후 전주한옥마을에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한복대여점 또한 폐업을 하는 곳이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한복 관련 정책 중 대표적인 ‘한복문화주간’은 2019년 처음 실시되면서 한복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한복진흥원이 경상북도 상주시에서 개원하기도 하였다. 또한 지난 2022년에는 한복문화창작소 조성 공모사업이 추진되었고 전주시의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선정되었다.

약 6개월간의 준비기간을 두고 곧 개소식을 앞두고 있다. 현재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는 초·중·고 한복문화교육사업을 전주지역의 50여개 학교에 총 150학급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복분야 전문 강사들이 직접 이론수업과 실습(한복 바르게 입기)을 진행하고 한복을 입고 즐기는 전통놀이를 통해 청소년들이 한복과 더욱 친숙해질 수 있도록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새롭게 조성된 한복문화창작소에선 한복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한복문화의 확산 및 산업화를 위해 “한복전문가 양성교육, 세미나, 소재 교육 및 컨설팅, 체험공간, 디자인 교육”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한복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정책발굴과 추진은 우리 전통문화의 맥을 후대에 전하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한복을 입는 것을 관광하는 일회성 체험에서 멈추지 않고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착용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되길 기대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우리의 전통문화자원을 보호하고 발전시켜나가는데 있어 민간에서의 역할은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호기로운 젊은 청년의 도전이 한복을 새로운 문화관광 콘텐츠로 만들었듯이 전주가 보유하고 있는 전통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문화자원들이 새롭게 재조명되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전주시민의 문화적 자긍심이 더욱 높아지길 바란다.

/한국전통문화전당 이영욱 본부장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