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선 작가의 여섯 번째 수필집 ‘경전’(수필과비평사)이 발간됐다.

이번 수필집은 ‘경전’을 비롯해 5부에 걸쳐 총66편이 수록됐다.

최 작가는 날마다 보행을 통해 길에서 많은 것을 깨닫는다.

모든 생명과 사물, 자연과 우주를 사소하게 보고 않고 눈여겨본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하찮게 여기지 않고 귀여겨듣는다.

2014년 월간 창조문예를 통해 수필가로 등단한 지 여덟 해에 이르렀다.

이 세월 동안, 여섯 권에 이르는 수필집을 냈다.

시집 6권과 시조집 1권에 이르기까지 치열하게 쓰면서 살았다.

올 4월 시조집 ‘몸시’에 잇대어 낸 작품집이다.

삶에서 글쓰기와 보행을 빼면, 심장과 혈류의 강이 멈춘 것과 같다.

저자는 학교 현장에서 글쓰기 교육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가 많다.

교과 활동인 글쓰기 교과 외에 비교과 활동으로 글쓰기 특강이나 글쓰기 상담, 문학 동아리 활동을 지도하고 있다.

사람의 마음은 쉽게 독해할 수 없는 난해한 문장과 같다.

글은 마음의 문이다.

글 속에 한 사람의 역사가 고스란히 깃들어 있다.

많은 학생이 쓴 글을 매주 낱낱이 첨삭한다.

저마다 안고 사는 삶의 아픔을 들여다본다.

글쓰기 기술을 향상하는데 머물지 않고, 삶의 기술을 터득하도록 길을 안내한다.

가장 좋은 글쓰기는 날마다 숨 쉬듯이 쓰는 것이다.

강의를 듣는 학생은 주마다 제출하는 리포트뿐만 아니라, 에세이를 매일 써야 한다.

길섶에 핀 들꽃 한 송이를 눈여겨 볼 줄 모르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소중한 눈빛으로 바라볼 줄 모른다.

자신을 칭찬할 줄 모르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칭찬할 줄 모른다.

아프다고 말할 줄 모르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아픔에 대해 경청할 줄 모른다.

글을 쓰는 행위는 단순히 어휘를 조작하거나, 문장을 엮는 것이 아니다.

글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글을 쓰면서 사소한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여기지 않는다.

눈여겨 보고 귀여겨 듣는다.

아픔의 모서리를 동그랗게 만든다.

죽이고 싶도록 미운 사람을 용서한다.

절망의 늪을 건너 희망의 언덕으로 오른다.

나태해지려는 마음을 일으켜, 적어도 부지런을 피운다.

얽히고 설킨 관계의 매듭을 풀려고 몸부림친다.

좋은 문장은 자신의 삶에서 스스로 건져 낸 것이다.

평생 그림 그리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은 문장 속에 그림이 들어있다.

삶이 사랑으로 넘치는 사람의 문장은 사랑의 흔적이 스며 있다.

매주 학생이 쓴 글을 첨삭하면서, 인생의 선생을 많이 만난다.

글쓰기 능력은 어쭙잖지만, 살아온 내력이 그토록 파란만장할 수 있을까.

혼자 겪었으리란 고통을 몇 배 더 겪을 수 있을까.

학생에 관한 이야기를 지겨울 정도로 실었다.

이러한 힘으로 여섯 번째 수필집을 세상에 내놓는다.

이러한 이유로 글을 여전히 쓰려고 한다.

최 작가는 시집 ‘문안하라’ 외 5권, 시조집 ‘몸시’, 수필집 ‘흔들림에 기대어’ 외 5권, 글쓰기 이론서 ‘글쓰기의 황홀’을 펴낸 바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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