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檢 출석앞두고 전북행
1박2일 큰결심뒤 상경할듯

李, 대선후보 전북경선 큰표
광주전남출신 이낙연 누르며
이재명 대세론 굳히기 큰힘

총선 전북 2~3명 컷오프에
현역-입지자 李 방문 긴장
리스크 벗으면 공천권장악

李, 도민 껴안으며 민심얻기
소값하락에 비료값 인상 등
고달픈 축산농가 고충들어

고수익낸 은행-유류업계
부담금걷어 서민고통 보전
억강부약의 정신 필요해

오늘 익산서 현장최고회의
진정성 알아줘 여기까지 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정읍시 정우면 한 한우농가 축사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정읍시 정우면 한 한우농가 축사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는 28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1박2일 일정으로 전북을 방문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국을 돌며 민생투어, 즉 ‘국민 속으로, 경청 투어’를 진행하고 있는데 매우 묘한 시점에 전북을 찾은 것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전북의 압도적 지원을 바탕으로 후보가 됐고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도 전북 바람을 타고 승기를 잡았다.

이번에는 검찰 출석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전북을 찾았다.

전북은 고비 때마다 이재명을 지지했고 오늘 날의 정치인 이재명 대표를 있게 한 곳이다.

1박2일 전북에 머무는 이 대표는 무엇을 결심하고 상경할 것인가.
/편집자주


/이재명 28일 검찰 출석 앞두고 민심 얻기 주력/

정치 입문 전에는 전북과 별다른 인연이 없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정치 시작과 함께 전북과 가까워졌다.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 당시 여당 후보였던 정동영 캠프에서 비서실 수석부실장으로 활동했고, 이후 정세균 당시 민주당 대표로부터 공천장을 받고 2010년 성남시장으로 당선됐다.

지난 해 3.9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선 전북의 지지로 호남 후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2021년 9월25일 광주전남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에게 패한 이재명은 26일 전북 경선에서 54.55%의 득표율을 얻어 38.48%의 이낙연 후보를 눌렀다.

실제 이날의 전북 경선 결과는 ‘이재명과 전북, 호남’의 연결고리를 탄탄하게 만들어 준 결정적 계기였다.

이후 당내에서 이재명 대세론은 더욱 확고해졌다.

대선 이후 치러진 지난 2022년 8월20일의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 전북 경선에서도 이재명 후보는 76.81%를 얻어 경쟁자인 박용진 후보를 큰 격차로 누르고 대세론을 형성했다.

이처럼 이 대표의 정치 입문 후 전북과 이 대표는 깊은 인연을 맺어 왔고 특히 고비 때마다 전북은 이 대표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 왔다.

이런 배경에서 28일 예정된 검찰 출석 직전에 이 대표가 전북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 정치권 관심이 높다.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 또는 검찰리스크라는 현 난국을 타개할 대책을 얻을 것인지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전북 방문에서 지역 민심 재확인은 물론 도민들에게 탄탄한 지지를 요청할 예정이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 앞두고 전북정치 초긴장/

26일 오후 2시10분.

국회 의원회관 안호영 의원실에는 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완주진안무주장수), 김관영 지사, 유희태 완주군수 등 3명이 모였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을 만나기 전에, 수소특화 국가산단 유치 전략을 재검검하기 위한 자리였다.

회의 후 김 지사는 안 의원에게 “오늘 이재명 대표가 전북을 방문하는데 수석대변인이 빨리 가셔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고 안 의원은 “수소 산단 관련 정책위의장 면담이 끝나면 곧 내려 갈 것”이라고 답했다.

안 의원은 도내에서 김윤덕 의원(전주갑)과 함께 친명계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도내에는 친명계도 있지만 비명계도 있다.

겉으로는 의원들이 당 대표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지만, 의원들의 각기 속내는 알 수 없다.

정치 흐름과 분위기 변화에 누구보다 민감한 게 정치인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대표의 전북 방문은 도내 정치권에 긴장감을 흐르게 하고 있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까지는 아직 시일이 많이 남은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도 않다.

도내 주요 선거구마다 자처타천 출마 예상후보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정당의 공천은 시스템에 의해 정해지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그 원칙에 앞서 최대 변수가 있다.

바로 ‘컷오프’ 칼날이다.

누가 그 칼을 어떻게 휘두르느냐에 따라 선거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전북 역시 주요 선거를 앞두고 매번 컷오프가 진행돼 왔다.

내년 총선에서도 현역 2~3명 정도는 기본적으로 교체될 것이라는 말이 정가에 돌고 있다.

현역이 아닌 입지자 중에서도 경선에 오르지 못하는 이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현역이든 현역을 노리는 입지자든 어느 누구도 컷오프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 장담하기 어렵다.

그래서 도내 정가의 1차 관심은 이재명 대표가 검찰 출석 이후 현재의 위기 국면을 잘 넘어서느냐에 모아진다.

이 대표가 사법 난관을 넘어선다면 당 공천 흐름은 이재명 지도부가 완전히 장악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번 방문에서 전북 민심 얻기에 주력할 것이다.

동시에 현역 및 원외 정치인들에 대한 나름대로의 ‘판단 기준’ 역시 자연스레 머리에 입력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 앞두고 전북정치 초긴장/

이재명 대표는 27일까지 전북에 머물며 정읍과 군산, 전주, 익산 등을 찾아 호남 민심을 살핀다.

26일 첫 일정으로 정읍 한우축사를 방문해 축산농민들로부터 소 값 하락과 사료와 비료가격, 난방비 인상 등 농가의 고충을 들었다.

이곳에서는 정읍 가축시장을 방문한 데 이어 축산농업인들을 만나 정책간담회를 하고 소 값 하락에 따른 농가의 어려움을 청취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재차 민생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난방비 문제도 그렇고 물가 상승으로 고통이 크지 않나”라며 “이런 시기에는 억강부약의 정신이 정말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은행과 유류업계 등 특수 분야에서는 수익을 남기고 있다”며 “예상 외의 이익을 얻는 영역에서 일부 세금 또는 부담금을 걷어 어려움을 겪는 고통을 조금이라도 보전해주는 것이 정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기업들에 대한 세금 감면, 서민 예산 삭감 처럼 “실제로는 반대”라고 지적했다.

이어 농가들은 피폐해지는 농촌 경제를 살려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이 대표는 “비육우 소값이 떨어지는데 농민들은 손해를 안 보려 소를 시장에 출하해 가격이 폭락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런 경기에 대응해 사육두수를 조절하거나 지원하는 식으로 가격의 진폭을 줄이는 게 정부 역할인데 좀 더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축산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간담회의 여러 제안들에 대해서는 일일이 정답을 드리기 어렵다”며 “경청해서 실현 가능한 정책을 만들어보겠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후 전주시로 이동해 ‘찾아가는 국민보고회’에서 당원들과 만났다.

27일 오전에는 익산시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오후 군산 공설시장을 방문하며 이틀간의 전북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정읍역에서 지지자 200여명과 만나 “안개가 잠시 실상을 가려도 결국 시간이 지나고 안개가 걷히면 실상이 드러난다”며 “수없이 공격당하고 음해당했지만, 다 실체가 드러나 많은 국민이 저의 진정성과 성과를 인정해주셔서 여기(전북)까지 왔다”고 강조했다.

/김일현기자ㆍ박정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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