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송 작가 장편소설 '빛의재앙' 출간
인간 탐욕의 심판과 포용에 대한 집착

“내가 제일 사랑하는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개.”

“네가 제일 미워하는 누군가는 사랑받는 누군가의 자식.”

가수 스텔라 장의 노래 빌런(Villain)의 소절 일부다.

올해 1월 초 전북 출신 작가 박보송은 신간 장편소설 ‘빛의 재앙’(바른북스)을 발표했다.

본 작품은 소설 속 명실상부한 국내 1위 대기업 M그룹 회장.

그리고 두 후계자 민혁과 태수가 품은 각자의 사정과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키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다룬다.

과거부터 현재에 걸쳐 이어진 긴 악연의 흔적을 다양한 등장인물이 추적하고 관여하는 과정을 통해 이야기가 진행된다.

나는 옳거나 혹은 옳을 것이라는 신념 아래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암투는 각종 명분 아래 자행된 세계사 속 수많은 전쟁을 떠올리게 한다.

누군가에게 황당하거나 불합리하게 느낀 사연과 명분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자세로 덤비도록 하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한다.

인간의 탐욕을 심판하면서도 끌어안으려는 작가의 집착이 빚어낸 수많은 문장을 거치다 보면 자본주의의 한복판을 질주하는 여러 욕망의 불꽃이 끝내 허무의 잿더미로 남음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집필 과정에서 주인공의 곁을 지나치게 맴돌아 적절한 거리두기에 실패한 바 있다고 고백한다.

작가가 다루고자 했던 ‘무엇이 선이고 악인가’는 그것을 분별하는 주체가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이라는 점에서 절대적이고 완벽하게 정의할 수 없다.

전지적 시점에서 접근한 저자마저 해당 논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는 인간적인 고백은 ‘빛의 재앙’의 시놉시스를 더욱 빛냄과 더불어 독자가 다양한 시선에서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다.

추천사를 통해 이광형 KAIST 교수는 “대중성과 예술성의 경계에서 외줄 타기라도 하듯 작가의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며 "작가 스스로 만들어낸 엄격한 자기인정이 벅찬 공감으로 동감으로 밀려든다"고 평했다.

서철원 소설가는 "이 소설은 현대사적 의미에서 웅대한 서사의 힘을 지닌다"며 "제목에서 보듯 대극의 헤테로토피아를 부유하는 현재적 인물상의 재발전에 있다.

한국문학의 늪과 장벽을 뛰어넘는 소설 문학의 쾌거”라고 표현했다.

문신 문학평론가는 "빛을 좇아 기꺼이 스스로를 소진하는 무모한 욕망들이 충돌한다"며 “작품을 만끽하다 보면 어느새 사랑과 욕망이라는 엇박자의 세계에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북 출신 작가 박보송은 전북 화산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무용학 학사를 취득한 후 KAIST 미래전략대학원에서 공학석사 학위를 받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작가는 2018년 단편소설 ‘낙타와 달’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장했다.

이후 단편소설 ‘화성의 여름’, ‘인류 기원에 관하여’를 발표했다.

현재 전북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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