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우범기 기재부 출신
공통점··· 능력 공감-선의 경쟁
도-전주시 과거 반목-대립 넘어

김지사 타인스킨십-민첩함 강점
우시장 자신감 넘치고 설득 능해

기재부 경험 사업 구상부터 예산
배정과정 꿰뚫어 도-시 최적화
사업집중 마찰없고 언제든 '협치'

도청-시청 조직 문화 변화
두 단체장 강력한 추진력-경청
공무원 사회 동기부여-혁신과제
제시···도내 지방행정 변화 기대

전북 특별자치도-완주전주 상생
대화-타협 필요··· '도-국회'
'시-정치권' 협치 힘쏟아야

지난 해 7월, 민선 8기가 공식 출범한 이후 전북도와 전주시가 소통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도와 시는 과거 한 때 불편한 관계를 형성했지만 민선 8기에선 협치와 팀웍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았다.

실제 김관영 지사나 우범기 전주시장은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 전주방직터, 기업 유치, 완주-전주 통합 논의 등 여러 현안에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조용한 문화의 고장 전북 이미지에서 점차 활기있고 역동적인 모습의 전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지역 일각에선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지만 양 자치단체 수장의 스타일 상 완급에 신경쓰기보다는 급속한 변화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편집자주

/시도 갈등 접고 주요 현안에 한 목소리/

2023년 1월26일 오후 2시.

김관영 도지사는 국회 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완주진안무주장수)에게 우범기 전주시장의 ‘능력’을 설명했다.

우 시장은 김 지사보다 대략 6살 정도 위다.

같은 기재부 출신이라 자치단체장으로 선출되기 이전에도 두 인사는 평소 교류가 있었다.

김 지사는 “우 시장이 능력이 있어요. 머리도 엄청 좋아요. 지역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될 거에요”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그리고 다소 민감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전주-완주, 완주-전주 통합론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우 시장에게 완주-전주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완주-전주 기업유치위원회를 만들고 공동위원장을 맡아, 기업을 완주에 대거 유치하면 어떠냐고 물은 바 있어요.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전주와 완주는 더 가까워지고 통합에 대한 진정성도 얻지 않겠느냐고 말했지요.”

김 지사는 우 시장의 능력을 여러 번 강조했다.

실제로 기업 유치는 요즘 전국 각 시도 지자체의 최대 목표이기도 하다.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기업을 빼앗기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고 비수도권은 자기 지역으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강력한 당근책을 제시하고 있다.

 우범기 전주시장도 김관영 지사에 대해 젊고 유능하다면서 한껏 치켜세운다.

지난 주 국회를 찾았던 우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전북도와 현안을 놓고 잘 교류하고 있다”면서 도와 시가 힘을 합해 고향 발전을 앞당겨야 한다고 수차 언급했다.

그리곤 여러 차례 “소통이 잘 되고 있다”고 전했다.

우 시장은 지난 해 지방선거 당시에도 전북도-전주시간 소통과 협력을 강조했고 단체장 취임 이후에는 전북도청으로 김 지사를 공식 방문하기도 했다.

상호 교류를 더욱 긴밀하게 하자는 의미였다.

전북도와 전주시가 언제 반목, 대립이 있었느냐는 듯 민선 8기 들어 소통과 협치의 시대가 열리는 모양새다.

상대의 장점을 존중하고 서로 배려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단체장의 생각이 그러한 때문인지, 양 청내 주요 인사들도 비슷한 생각인 듯 하다.

두 단체장은 기재부 출신이어서 나라 살림이 어떻게 꾸려지고 지방에 어떤 식으로 예산이 배분되는 지를 잘 알고 있다.

과거엔 예산 철마다 기재부 라인 찾기가 핵심 과제이기도 했는데 요즘은 도와 시에 기재부 출신 단체장이 있으니 예산 활동에서만큼은 확실하게 우군을 확보한 셈이다.

그래서인지 지역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를 놓고 선의의 경쟁 분위기도 읽혀진다.


/기재부 출신 수장 이후, 협치 일단 성공적/

김 지사와 우 시장이 과거와는 매우 다른 시-도 관계를 형성하는 배경은 크게 세 가지로 보인다.

첫째는 개인적 성향 또는 캐릭터, 둘째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크게 ‘빚’을 지지 않았다는 것.

셋째는 기재부에서 관료 생활을 시작한 만큼 예산에 대해선 스스로 전문가, 박사라고 생각할 것이라는 대목이다.

외부 도움이 없어도 스스로 사업 구상 및 사업성 판단, 예산 확보를 할 수 있으니 시도간 마찰이 생길 이유가 없는 셈이다.

양 단체장의 캐릭터를 보면, 김관영 지사는 본인 소개를 ‘오락부장’이라고 선전할 정도로 타인과의 스킨십에 강점이 있다.

분위기를 원활하게 만드는 데 천부적 소질이 있다는 말을 듣는다고 한다.

비교적 젊은 연령에 두뇌 회전이 빠르니 스피디하게 움직이는 게 습관처럼 돼 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은 때문인지 자신감이 넘친다.

상대를 논리와 토론으로 설득하는 데 능하다.

가끔 ‘오바한다’는 말이 나오지만 학습효과가 빨라서인지 요즘은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데 집중한다고 한다.

 두 단체장은 지난 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운칠기삼’의 덕을 톡톡히 봤다.

아이러니지만, 외부적 정치 환경에 따른 변화가 이들을 단체장으로 만드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는 건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만큼 두 단체장은 기회가 주어지자마자 본인의 평소 의지를 정책으로 연결하려 하고 있다.

또 지역 내에 유권자 지지 외에는 별도의 탄탄한 세력이 없으니, 두 인사 모두 대립보다는 힘을 합쳐야 한다는 걸 잘 알 것이다.

특히 적을 만들기보다 가능한 함께 가는 게 ‘행정’에 이롭다는 걸 체득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기재부 경험이 중요하다.

사업 구상부터 예산 배정까지의 모든 과정을 꿰뚫고 있으니 도와 시에 최적화한 사업만 고민하면 된다.

시의 한 인사는 “도나 시가 겹칠 이유가 별로 없으니 대립할 이유도 없다”면서 “각자 열심히 하고 필요할 때는 언제든 힘을 합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 배 탄 도-전주시, 향후 과제와 전망/

민선 8기에선 지자체와 정치권의 관계는 물론 도청이나 시청내 조직 문화에도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는 상태로 알려진다.

특히 도와 정치권, 시와 정치권 역시 과거와 매우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김관영 지사는 전북 발전의 핵심을 협치에 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접촉하는 편이다.

흑묘백묘론처럼 전북 발전을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만날 자세가 갖춰져 있다.

우범기 시장은 큰 틀에서 전주 미래를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다보니 전북도와 전주시가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기본 인식을 가진 것 같다.

힘을 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으니, “함께 가자”는 의미다.

두 단체장이 앞으로 강한 추진력과 ‘경청’의 기조를 유지해 나간다면 도내 지방행정에 커다란 변화가 일 것이다.

단체장의 성향 자체가 공무원들의 의식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공무원 사회에 동기 부여와 혁신 과제를 함께 제시하는 건 단체장의 리더십에 달려 있다.

한편 향후 상당 기간, 도와 시가 부닥칠 사안은 거의 없어 보인다.

과거에는 종합경기장 개발과 같은 ‘갈등’ 요소가 있었지만 지금은 법과 원칙 그리고 대화라는 원론적 방침을 지킬 것으로 예상돼서다.

또 대립해 봐야 도나 시 양 측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 것이다.

김 지사 등은 불필요한 경쟁이나 갈등 요소는 사전에 미리 해소하고 업무를 추진하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실제로 도-시에는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서로가 상대의 입장을 들어보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2023년 올해는 도와 전주시 앞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지역 발전을 위해 기업 유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나 전북특별자치도와 완주-전주의 상생 등 여러 면에서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다.

또 도는 국회와의 관계를 더 강화해야 하고 전주시는 전주 정치권과의 협치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도와 시에서 구상한 계획을 국회에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와 시는 현재 소통과 협치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지난 해 민선 8기가 출범했으니, 김 지사와 우 시장은 올해가 본인들의 능력을 펼치는 사실상의 첫 해다.

전북도-전주시 발전을 위해 두 인사가 소통과 협치에 더욱 집중할 것인지 도민들의 관심이 크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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