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척이네, 봄

송재옥

 

온 천지에 비단 깔고

무슨 생각으로 

마른 가슴에 불지르나

얼핏 내미는 속살을 보면

순정 싱그러이 울렁거리네

향기 내뱉는 풋사랑아

어쩌자고 한꺼번에 다 주려 하나

못다 피면 한이 되고

끊자니 연이 깊구나

아서라, 못 참겠다

너에게 빠져 죽어도 좋다

미치겠다 봄아. 

 

송재옥 시선집<바람의 흔적>(신아출판사.2022)

어디까지 봄이 왔을까? 요즘 부쩍 봄에 대한 소식이 궁금하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기대하는 게 봄이다. 심지어 괜시리 창밖을 바라본다는 사람도 있다. 봄앓이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봄이 인간에게 전달하는 바가 크다. 

겨울과 봄은 대조적이다. 겨울은 반드시 봄을 데리고 오고 봄은 반드시 겨울을 지나서 살아있는 것을 부른다. 봄에 울리는 소리는 다르게 들리고 봄에 보이는 색도 다르게 보인다. 

봄은 모든 생명에게 특별할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시인이 봄을 노래했고 시를 지었다. 그래도 매년 돌아오는 봄이 반갑고 기다려진다.

송재옥 시인은 원로시인이다. 송시인도 과거에 봄이 돌아오면 미치겠단다. 못 참아서 차라리 빠져 죽어도 좋을 정도로 좋다고 했다. 그렇다. 봄은 불이고 사랑이다. 어쩌면 원로시인은 올해 봄도 기다리고 계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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