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금강' 금빛 산봉우리
우리 민족 불운의 시절 상징

임진성 개인전이 22일부터 27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세필에 담아낸 시간’이란 제목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실경을 그대로 재현하는 산수가 한국화가 아닌 전형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 새로운 산수화의 가능성을 찾으려는 시도를 선보인다.

작가는 금강산이 지닌 이중성을 금분을 이용해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작품 ‘몽유금강’은 아름다운데 슬프고 웅장한데 처연한 금강산의 아이러니 그 자체를 보여준다.

얼핏 화려해 보이지만 아름다움과 슬픔이 공존하는 금강, 웅장하고 묵직한 산세와는 대조적으로 둥둥 떠다니며 표류하는 금강산의 모습이 마치 우리 민족이 걸어온 불운의 시절을 상징하는 듯하다.

금가루를 물과 아교에 개어 1만 2천 봉우리를 하나하나 세필을 통해 그려낸다.

검은 먹으로 짙게 칠해진 배경 위에 수직으로 길게 내려 그 어진 수많은 금빛의 산봉우리들은 육중한 바위산의 중량감을 잃은 채 공중에 부유하고 있다.

쉽게 채워지지 않는 선을 긋는 반복적 행위, 그 속에서 그는 현대인이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이상경, 화려하지만 신기루 같은 유토피아를 본다.

2008년 금강산 관광은 중단된 채 현재까지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2007년 초기의 ‘몽유금강’이 금강산의 재현에 충실했다면 최근의 ‘몽유금강’은 재현보다는 가는 붓으로 치밀하게 금분의 선을 수직으로 중첩 시키는 작업 그 자체에 더 비중이 주어지고 있다.

검은 배경을 가르는 푸른 여백은 작가가 경험하는 새벽의 빛이자 경계의 시간을 의미한다.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 및 동 대학원 석사, 박사를 졸업한 작가는 전남 국제 수묵 비엔날레(목포예술문화회관, 목포), 한국 근현대 산수화전(전북도립미술관, 완주), 현대 한국화 '포지션전'(강릉시립미술관, 강릉), 1980년대와 한국미술전(전북도립미술관, 완주), 안견 회화 정신전(세종문화회관, 서울), 11인 평론가가 추천하는-오늘의 진경전(겸제정선기념관, 서울)등을 비롯하여 300여 회의 기획 초대 단체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는 경희대 겸임교수역임, 단원 미술제, 홍제 미술제, 행주 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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