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택 국회의원
/이원택 국회의원

입춘과 우수를 지나 어느덧 경칩을 앞두고 있다.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우수도 지났으니 봄이 우리곁에 성큼 다가온 것은 분명하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그러나, 봄은 왔지만 우리의 농업·농촌에 봄은 오지 않았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농가교역조건지수라는 수치가 있다.

농가가 생산해 판매한 농산물과, 농가가 구입하는 농기가재 등의 가격 상승폭을 비교해 농가의 채산성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최근 지난해(2022년)의 농가교역조건지수가 발표됐다.

결과는 참혹하다.

2022년 농가경제는 20전 전으로 후퇴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농가교역조건지수는 100.4를 기록 2021년보다 무려 13.4% 하락했고,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던 지난해 2/4분기 이후부터는 100 이하로 떨어져 2/4분기 99.0, 3/4분기 99.8, 그리고 4/4분기 93.1를 기록했다.

농가 경제가 악화된 이유는 윤석열 정부 출범이후 농업을 물가정책의 희생양으로 만들어 쌀값 폭락을 방치하고 할당관세 등 저가 농축산물 수입으로 국내 농축산물 가격 하락을 부추겼기 때문이며, 또한, 비료값, 사료값 뿐만 아니라 난방비와 농사용 전기요금까지 급등하는 등 윤석열 정부의 농업 홀대속에서 농가의 생산비도 크게 급등했기 때문이다.

농가 경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은 2022년 농업소득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1월 농경경은 2022년 농업소득이 1,105만원으로 2021년대비 14.7% 감소하고, 농가경영비도 농업총수입의 70.3%로 급증할 것이라 전망했다.

농업소득이 20년전 수준으로 후퇴한 것이다.

농가 경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쌀값 정상화를 위한 양곡관리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쌀은 우리 민족의 주식이며 전체 농업생산액중 16.9%, 전체 농가중 51.6%를 차지하는 우리 농업의 핵심품목이다.

따라서 쌀값이 떨어지면 농가의 농업소득은 더 크게 감소할 수 밖에 없다.

민주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그동안 희생만 강요받아온 농민의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쌀 소비 감소 등으로 인한 쌀 공급 과잉 문제는 논타작물재배지원사업 등을 통해 해소하게 되면 쌀 시장격리는 사실상 하지 않아도 되며, 이는 밀, 콩 등 주요 작물의 자급률을 높여 우리의 식량안보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 농식품부가 내놓은 쌀 생산조정대책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특히 신동진 등 다수확 품종에 대해 24년부터 공공비축 매입을 전면 중단하고, 종자 보급 역시 25년부터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쌀생산이 많이 되는 품종으로는 농사짓지 말라고 농민을 협박하는게 정부가 할 일인가.

농민들에게 생산 단수는 농가소득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벼 재배면적 감축은 정부가 추진중인 전략작물직불이나 논타작물재배지원을 확대·강화하는 방향으로 해결해야지 품질이 좋고 농민들이 선호하는 품종을 다수확 품종이라는 이유로 배제하는 것은 현실을 제대로 모르는 황당하고도 무책임한 대책이다.

윤석열 정부의 농업홀대·농민무시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속에서 농가소득의 지속적인 하락은 불보듯 뻔하고, 그럼에도 정부 지원은 더욱 인색해질 것이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지만 여전히 한겨울 추위속에 꽁꽁 얼어붙어 있는 우리의 농업·농촌에 과연 희망의 봄은 언제쯤 올 수 있을까.

/이원택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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