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권주 전주시문화체육관광국장 
/황권주 전주시문화체육관광국장 

전주는 후백제의 왕도(王都)이다.

문헌에 기록된 내용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백제의 역사는 하나의 독립된 시기로 인정하지 않고 신라에서 고려로 넘어가는 왕조교체기 정도로 인식해 왔으며, 고려왕조의 성립을 위한 준비단계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후백제는 비록 짧은 역사지만 전주를 중심으로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고, 분열과 갈등의 혼란 속에서도 뚜렷한 정체성으로 역사의 중심에 섰던 나라였다.

그동안 후백제의 역사와 문화는 승자의 논리에 의해 외면당하고 왜곡되었으며 희미한 자취로만 존재하고 있을 뿐이었다.

후백제의 역사를 제대로 규명하는 것은 국가적 책무이다.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8월 27일 고도보존육성법이 개정되어 고도(古都) 지정을 위한 지정 기준을 특정시기의 수도 또는 특정시기의 정치문화의 중심지까지 확대함으로써 경주․부여․공주․익산 등 기존 고도 4개 외에도 추가로 고도를 지정하여 보존 육성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전주는 후백제의 왕도(王都)로서, 37년이라는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한 나라의 도읍지이자 후삼국시대 역사의 패권자로서 문화의 전성기를 이룬 지역으로 관련 문화자원 및 역사유적이 많이 분포하고 있어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풍부한 지역이다.

또한『三國史記』『高麗史』등 문헌기록에서 후삼국시대를 이끌어가던 국가로서 후백제의 국가 형성과정과 대외관계, 후고구려(태봉·고려)·신라 등과의 전투, 흥망성쇠의 기록 등이 자세히 기록되어 남아 있다.

이러한 실체적 근거에 기반하여 후백제 왕도의 형성발달과정과 그 실체는 보여주는 역사적 현장을 통해 역사성을 증명하고, 고대 도성의 기본적인 구성요소를 모두 갖춘 후백제 유적과 유물의 실체를 규명하여 전통문화도시로서 전주고도 경관의 지속적 관리성과와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성과를 보여줄 때가 왔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부터 역사문화환경을 강조하는 형태로 사회적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으며, 고도(古都)를 계획적으로 보존하고 관리하여 도시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후백제 왕도로서 전주의 정체성은 이를 담보하는 문화유산과 더불어 고대와 고려, 조선, 그리고 현재와 미래를 잇는 중심에 서 있다.

전통문화도시 전주는 관광도시를 뛰어넘어 후백제 왕도이자 역사도시로서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시점에 서 있는 것이다.

후백제 왕도로서의 전주 역사를 대표하는 지역은 노후화된 정주환경, 재개발 압력으로 역사성이 훼손될 우려가 높다.

경제, 개발논리로 희생될 위험에 처해 있는 후백제 왕도공간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 볼 시점이다.

/황권주 전주시문화체육관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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