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추리 수필집 '별탑'··· "무한한 사유의 공간"
별의 은유와 상징 통해 '별과 영혼' 등치시켜

김추리 수필집 ‘별탑’이 출간됐다.

‘수필은 나의 별빛’이며 ‘무한한 사유의 공간’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김추리 수필집에서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자주 등장하는 별의 은유와 상징이다.

작가는 자신이 바라보는 하늘의 별과 자신의 영혼과 사유를 등치시키는 일종의 별의 상상력을 보여준다.

이런 문학적 상상력은 관념적 의식으로 보이기 쉬우나 별을 통해 세상과 존재의 의미와 관계를 향유하고자 하는 변증적 사유다.

이런 사유 속에 내장된 생명력은 나의 안과 밖을 동시에 성찰하고자 하는 의식에 의해 가능하다.

신의 존재가 부재한 혼돈의 세상에서 작가들은 갈수록 바깥세상과 불하하며 오직 자기 내면에 침잠하며 그 의식을 보여주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렇지만 내면세계에 기댈수록 작가들은 자기 고립과 소외라는 현대적 삶의 체험과 글쓰기 행위를 미완의 상태로 놓이게 하고 작가는 이 세상과 존재에 대한 완결된 의미를 찾기 위해 더욱 자신을 미궁 속으로 빠뜨리게 한다.

이번 수필집에 수록된 많은 작품들은 대지에 찰랑이는 우람한 웃음꽃의 함성같이 사랑하는 대상과 장소에 다가가고자 하고, 그로 인해 가슴 설레는 파문을 일으키고 그것을 이루지 못해 슬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추리의 언어는 사라진 대상을 찾기 위해 어두운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상처와 슬픔을 섬세하게 각인한다.

그러면서 작가는 별을 통해 ‘끊임없이 반복되는 생성과 소멸로 이어지는 우주’의 의미를 찾고자 하며 부재와 불가능의 영토에 닿고자 한다.

이런 노력은 흔히 볼 수 있는 주제로 읽힐 수 있으나 그동안 다른 수필들이 성취하지 못한 삶과 존재에 대해 깊고 내밀한 인식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화자의 삶과 존재의 그리움과 슬픔을 극화하고 있는 허다한 별의 이미지와 서술은 단순한 감상에 침윤된 수사가 아니라는 것이 ‘별탑’에 실린 여러 작품을 읽어갈수록 선명하게 드러난다.

허상문 문학평론가는 “김추리 작품의 저변에 자리잡고 있는 삶과 존재에 대한 사유는 바로 나와 세계, 나와 타자 사이의 은밀하면서도 긴장된 관계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고 밝혔다.

저자는 “수필은 나의 일상이다. 가파른 일상을 내쉼는 숨결. 고뇌의 그늘에 고인 흙탕물을 맑히는 시간이다”며 “또 수필은 나의 별빛이다. 수억 광년을 건너오는 언어의 몸짓. 끊임없이 주고받는 무한한 사유의 공간이다”고 말했다.

1998년 지구문학 수필로 등단한 작가는 수필집 ‘꿈꾸는 달항아리’, ‘봄향을 담은 달항아리’, 시집 ‘물뿌랭이 마을로 가는 길’ 등이 있다.

제27회 전북문학상, 제15회 임실문학상 대상, 제30회 전북수필문학상, 제5회 정읍사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한국본부, 전북문인협회, 전북수필문학회, 전북시인협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