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전주을 재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비례대표)에게 이제 1년의 시간이 주어졌다.

앞으로의 1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정운천 개인은 물론 국민의힘의 ‘호남정치’도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지난 20대 국회의원 총선 당시 지역구에서 기적적으로 당선된 것처럼 화려하게 부활할 수도 있고 아니면 그 반대로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정 의원의 말대로 전북은 현안이 산적해 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새만금, 전북특별자치도, 대광법, 남원 국립의전원, 제3금융중심지 등의 필수 사업이 가득하다.

지난 해 전북특자도 특별법은 상임위에서 멈췄다가 기사회생했다.

남원 의전원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여기에다 민선 8기 출범 2년 차를 앞두고 반드시 성사시켜야 할 사업도 즐비하다.

전북특별자치도 법안의 세부내용을 채우고 수소탄소산업단지, 국가식품클러스터 등은 물론 5월 아태마스터즈, 8월 새만금잼버리의 성공을 위해선 여당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정운천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한 숨 돌린 곳은 경쟁자들뿐만 아니라 전북도를 포함한 도내 주요 지자체도 포함될 것이다.

도내 지자체장이나 간부진 입장에서 보면, 여권과의 끈이 닿는 중앙 인맥이라면 단연 정 의원이 꼽힌다.

지난 해 국가 예산 활동이나 주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 의원을 면담하는 건 의례적이면서도 필수 코스로 불렸다.

만일 정 의원이 4.5 재선거에 출마해 낙선했을 경우 전북도와 지자체는 여권의 핵심 라인을 잃는 셈이 되기도 한다.

현실적 측면에서 보면 정 의원의 불출마로 인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내심’ 적지 않을 것이다.

당초 정운천의 꿈은 매우 컸다.

보수정당 소속의 호남 지역구 재선 타이틀을 노렸던 정 의원은 “지역구 재선이 되면 보수정당과 호남의 확실한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해 왔다.

또 집권당인 국민의힘의 차기 지도부 선거에도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호남의 변화하는 민심을 기반으로 국민통합, 동서화합을 이끌겠다는 장대한 목표였다.

실제 정 의원이 재선 지역구 의원이 된다면 보수정당내 그의 위치는 확고해진다.

대선과 국회의원 총선, 지방선거에서 정 의원은 당의 간판주자 역할을 하게 됐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불출마로 지역구 재선이 되겠다는 자신의 정치적 꿈은 일단 뒤로 미뤘다.

아마 새 목표는 호남 출신의 3선 국회의원이 될 것이다.

앞으로의 1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정 의원의 이번 불출마 승부수가 과연 적정했는지, 그 답이 나올 것이다.

이제부터의 1년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4.5 재보선을 앞두고 정 의원의 전주을 당선을 위해 전력을 쏟았던 지지자들 때문이다.

정 의원의 불출마로, 동토(凍土)에서 묵묵히 활동했던 이들의 사기가 꺾일 수도 있다.

내년 22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승리해 보수정당의 뿌리를 확고히 내리겠다면, 정 의원은 이제부터 이들의 마음을 다독여야 한다.

그리고 지역 활동에 더 매진해야 하며 단 한 시간도 의미없이 보내선 안 될 것이다.

/김일현 부국장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