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시 참여작가 47명 중
15명 릴레이개인전··· 김철규
'파란에 새기다' 인간신체
풍경-주름 작품으로 형상화

갤러리 숨은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기존 기획전시 ‘PLATFORM’에 참여했던 47명 작가 중 15명을 다시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PLATFORM AGAIN’이란 제목으로 릴레이 형식의 개인전으로 펼쳐진다.

참여작가는 김철규 작가를 시작으로 이길빈, 이주리, 이보영, 송지호, 이홍규, 고보연, 최수미 등이 참여한다.

우선 6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김철규 작가는 ‘파란에 새기다-인체풍경, 주름’을 선보인다.

작가는 주름을 통해 지난 삶의 흔적을 화면에 채워 형상화하고 있다.

인생은 모든 것을 채우고 비워내는 과정의 연속이듯 무엇을 비우고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삶의 가치가 달라지게 된다.

주름은 단지 세포의 노화로만 생겨난 것이 아니라 살아온 환경의 영향과 육체의 운동 그리고 내면의 감정과 생각이 꾸밈없이 작용해 그 어떠한 타자의 관여도 없이 우리 몸에 진실한 기록으로 육체에 새겨진 것이다.

또 인간이 몸을 통해 인간임을 스스로 확인하고 드러낼 수 있는 것 중 운명이 아닌 삶에 의해 스스로 만들어가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주름이다.

그래서 주름은 한 사람의 내러티브, 한 사람의 인생의 역사일 뿐만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삶을 살아가는 인간임을 보여준다.

주름은 인간의 신체 중에서도 가장 세계와 맞닿아있는 살갗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인간과 세계의 통로이자 매체이다.

과거와 현실의 삶이 공존하고 내면과 세계를 넘나들며 엮고 얽히게 하는 작용과 여기의 방식으로부터 저기의 방식으로 이행하는 작용을 동시에 수행한다.

그래서 주름으로 전해지는 느낌은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서 체화되어 나타나는 삶의 현실이다.

그러므로 시간의 흐름이 더할수록 뚜렷해지는 주름은 현재진행형이며 현실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인정함으로써 유한한 인간의 삶을 인정함을 통해 그 한계의 시간 안에서 또 다른 변화를 갖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개인으로써 인체의 주름을 의식하게 된다는 것은 생의 한정된 범위 안에서 받아들여야 하는 변곡점이며 자기 육체를 통해 시각적으로 보이는 변화의 시그널이다.

그러므로 주름의 받아들임은 삶 전반에 관한 긍정의 신호이며 진보적 방향으로의 진행인 것이다.

인체의 주름 표현은 유한한 삶, 허무의 이야기가 아니며 뒤늦은 주름의 인지를 통한 후회의 삶이 아닌 지각의 삶을 통해 변화와 확장을 이야기하려는 것이다.

또한 추함의 인식을 넘어 주름이 담아내고 있는 의미의 재해석을 통해 미로서 인지 변화를 꾀하며 초월적 변화를 통해 포용적이며 진취적인 방향으로 지향하려는 것이다 작가는 “인간이 인식하고 인지하는 사고의 범위 안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관계한다고 볼 때 주름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통해 미적 인식과 인지 변화를 꾀할 수 있다”며 “그렇다면 인간은 어떠한 개념으로 세상을 대하고 인간 간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될 것이며 한 개인의 삶에 미칠 영향 외에 변화될 수많은 가치와 관점의 변화에 대하여 나는 긍정적으로 상상해 보려 한다”고 밝혔다.

군산대 서양화를 전공하고 홍익대 대학원 석사 및 조형예술학 박사를 취득한 작가는 2004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첫 개인전을 비롯해 27회에 달하고 있다.

이밖에도 전북도립미술관 ‘전북의 젊은 시선’을 포함한 다수의 그룹전에서 활동했다.

우진청년작가선정, 전북청년작가위상작가상 등을 수상했고, 전북도 해외전시지원사업, 전주문화예술 마케팅 지원 사업 등에 선정된 바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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