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 후보 득표율 8% 그쳐
정 위원장 "책임지고 사퇴"

4.5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참패 책임론과 관련, 도당위원장직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비례대표)에 대한 동정론 목소리가 높다.

지역의 정치색과 정서, 후보간 함수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특정인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게 온당치 못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지역정가는 최근 국민의힘 중앙당은 여러 경로를 통해 이번 전주을 선거 패배의 책임에 대해 물었고, 이런 책이론은 도당위원장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정운천 도당위원장은 7일 입장문을 내고 “전북 선거를 총괄한 도당위원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위원장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2020년 국민의힘은 호남 없이는 정권교체도 전국정당도 없다는 신념 아래 국민통합위원회와 호남동행 국회의원단을 출범해 서진 정책을 시작했다”며 “진정성 있는 노력의 결과로 19대 대선 당시 3.3%에 불과했던 전북 득표율이 20대 대선에서는 14.4%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위원장은 “이어진 제8회 지방선거에서도 조배숙 전북도지사 후보 17.88%, 김경민 전주시장 후보 15.54% 등 변화의 물결을 느낄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재선거에서 김경민 후보가 8% 득표율을 얻으며 다시 한번 도민의 냉정한 평가를 받게 됐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도당 안팎에서는 김경민 후보의 저조한 득표의 책임을 도당위원장에게 묻는 게 과연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선거에서는 후보의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

국민의힘 불모지라는 점,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낮은 지지도도 한몫하고 있다.

이를 단순히 도당위원장의 무능이나 참패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게 옳은 판단이냐는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최근 “전북의 8% 득표율도 정 의원이 그 동안 밭을 일궈 가능했다”며 정 의원 책임론을 비판고 나선 바 있다.

이 말은 정운천 의원이라도 있었기에 이 정도 득표라도 했다는 말이다.

책임론과는 사뭇 다른 해석인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어 “당신들 중에서 광우병 사태 때 뭇매를 맞으며, 전주에서 함거에 들어가서 몇 날 며칠을 비까지 맞아가며, 전주에서 시작해서 국회의원 당선될 용기와 열정을 가진 사람이 있느냐”고 꼬집었다.

실제로 정 의원의 집념은 지역 정치권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고창 출신으로 지난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냈으나, 광우병 사태가 터지며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2010년 전주로 내려와 보수당으로 도지사 선거에 도전했다가 낙선하는 등 가시밭길을 걸었고,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로소 유일의 보수당 의원으로 전주을 지역구 의원을 지내며 화제를 모았다.

정 의원의 진정성을 유권자들이 받아들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선거를 앞둔 시점, 당내 최고위원들의 말실수를 문제 삼기도 했다.

최고위원들의 ‘제주 4·3’, ‘5·18 헌법 수록’, ‘전광훈 목사 우파 통일’ 발언 등 연이은 막말파문으로 지지율이 하락했고, 김기현 당대표 선거구 시의원 재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한 상황에서 정 위원장만 사퇴 압박을 받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전북도당의 한 관계자는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은 정말 물어야 할 합당한 이유들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최고위원들의 말실수, 지역 선거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전북에서 졌으니 도당위원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식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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