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서 치매노부부 숨긴채
발견··· 子동반 극단적선택
2030년 치매환자 270만명
사회적인식전환-안전망 필요

10일 오전 9시 18분께 진안군 마령면의 한 단독주택에서 가스 중독 사고로 80대 노부부가 숨지고 50대 아들이 중태에 빠졌다. 경찰은 아들이 부모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사고가 난 주택. /연합뉴스
10일 오전 9시 18분께 진안군 마령면의 한 단독주택에서 가스 중독 사고로 80대 노부부가 숨지고 50대 아들이 중태에 빠졌다. 경찰은 아들이 부모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사고가 난 주택. /연합뉴스

사회적인 고령화와 코로나 19 펜데믹 후유증 영향 등으로 노인 치매 환자가 갈수록 급증하며 사회적인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그동안 고령화 및 코로나19 장기화 상황 속에서 심각한 또 다른 후유증이 새롭게 돌출되며 노인 정신 건강 문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도내 지자체에선 코로나 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많은 행정력을 치중하면서 복지사각지대 놓인 노인 환자들의 정신 건강 등의 보살핌은 사실상 역부족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농촌 마을과 시골 어르신들의 놀이터인 경로당이 폐쇄 조치되며 노인들의 정신적 불안 증세에 대해선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농촌마을 어르신들의 치매환자도 덩달아 늘어나 사회적인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의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그간 집안에 갇힌 감옥살이로 힘든 생활을 영위해온 노인들에겐 바로 ‘공포감’ 그 자체였다.

더욱이 친구처럼 자주 접하게 된 TV에 중계된 코로나 19 환자의 발생빈도나 사망 소식을 접한 노인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정신과를 찾는 노인 치매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실제 지난 10일 오전 9시 18분께 진안군 마령면 한 주택에서 A(86)씨와 그의 아내(82)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함께 있던 아들 B씨(54)도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아들의 친구는 밭일을 가기로 했던 B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주택에 찾아 갔다가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119에 신고했다.

집 안에서는 불에 탄 번개탄과 유서 2장이 발견됐다.

아들이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에는 “부모님을 잘 모시고 간다”는 내용과 노부부가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에는 사후 집안 정리에 관한 내용이 각각 담겼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노부부는 치매를 앓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병간호에 어려움을 겪던 아들이 부모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72만4,000여명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오는 2030년에는 전북을 넘어 전국적으로 노인 치매 환자가 127만 명에 이어 2050년에는 27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도래될 경우 향후 2050년에는 6∼7명 중 1명 꼴로 치매환자가 발생해 사회적 문제점으로 대두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에 따라 노인 치매 환자를 더 이상 단순 가족만의 비극으로 남겨둬선 안 되며 노인 치매에 대한 범사회적 인식 전환과 경각심이 매우 중요하다 게다가 치매 환자 부양을 가족이 떠안아야 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이 같은 비극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만큼 노인들을 위한 치매 검진부터 치료, 요양에 이르기까지 국가적 차원의 세심한 설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 관계자는 “그간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감염병 예방을 위해 사회적거리 조치, 방역 등에 온통 행정력을 집중하다 보니 다소 노인들의 정신 건강 문제 해결에 부족했을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잎으로 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인 노인 치매안심센터 기능 활성화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치매노인 돌봄 서비스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정병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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