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일 다사랑병원 원장
/양경일 다사랑병원 원장

고혈압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를 말한다.

요즘에는 가정에서 혈압 측정을 권유하는데 가정 혈압의 경우는 수축기 혈압이 135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85mmHg 이상이면 혈압이 높다고 한다.

혈압이 높으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생길까? 고혈압은 심장, 뇌, 콩팥, 눈, 대동맥을 비롯해 모든 기관에 영향을 미쳐 장기 손상뿐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혈압이 높으면 심장 관상동맥에 죽상경화증을 일으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발생할 수 있다.

환자들은 가슴통증이나 호흡곤란, 식은땀, 구토 등을 호소한다.

북한의 김일성은 1994년 7월 8일 82세에, 김일성의 아들인 김정일은 2011년 12월 17일 69세의 나이에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했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심장에 부담을 주어 심장 기능이 떨어져 체내에 필요한 혈액양을 공급하지 못하게 되는 심부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

움직일 때 숨차고, 운동 능력이 떨어지며, 심부전이 더 진행하면 폐에 물이 차게 되는 폐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세기의 미녀라고 평가받는 영국의 유명 배우인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2011년 3월 23일 79세의 나이에 심부전증으로 사망했다.

고혈압은 심방세동과 같은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는데, 특히 고혈압 환자가 심부전을 동반한 경우에는 40% 정도에서 심방세동이 병발할 수 있다.

심장은 두 개의 심방과 두 개의 심실로 이루어진 주머니 같은 장기이고 심방과 심실은 동결절에서 만드는 전기신호에 따라 조화롭게 움직이고, 온몸으로 혈액을 뿜어내게 되는데 심방 자체에서 무질서한 전기신호가 나타나면,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빠르고 불규칙하게 부르르 떠는 상태가 되어 심실까지 전기신호가 제대로 도착하지 못하여 심장 박동이 일정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 상태를 심방세동이라고 한다.

이러한 심방세동은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원인이다.

혈압이 높으면 뇌졸중의 발생이 증가하는데 뇌혈관이 터지거나(뇌출혈) 뇌혈관이 막혀서(뇌경색) 발생하며, 고혈압 환자에서 정상인보다 7배 더 많이 발생한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두통, 구토, 마비, 의식손상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이 장기간 계속되면 콩팥의 모세혈관이 높은 압력에 손상을 받아 결국 노폐물을 배설해주는 기능을 잃어버리고, 나중에는 만성 콩팥병이 발생할 수 있다.

만성 콩팥병의 주요 2대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고혈압이다.

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망막의 모세혈관이 높은 압력에 견디지 못하고 충혈되면서 망막의 기능이 상실돼 시력이 떨어지고 결국은 실명하게 되는 고혈압성 망막증이 발생할 수 있다.

고혈압 환자에서 혈압이 갑자기 상승하면 대동맥이라는 우리 몸의 가장 큰 혈관이 찢어질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에는 심한 흉통이 나타나고 신속히 혈압 강하제를 사용하여 혈압을 낮추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다.

고혈압의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심뇌혈관질환은 전 세계적으로는 1위 사망원인이고, 한국인의 2위 사망원인이다.

좋은 생활습관과 적절한 약물치료를 통하여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시켜 고혈압의 무서운 합병증을 예방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좋다.

/양경일 다사랑병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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