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주차장 대안 부상
주차장 빗장 열어야

 

 

정상택 /전주시 대중교통본부장
정상택 /전주시 대중교통본부장

자동차 수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도심 곳곳은 만성적인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원룸이나 단독주택이 밀집한 주거지역에서의 주차 공간 부족 문제는 주차할 곳을 찾아 뺑뺑 도는 것이 일상일 정도로 심각하다.

주차공간을 충분히 확보한 주택과 건물을 짓도록 규정하는 것이 확실한 해결책이겠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방법이다.

 주차공간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법주차는 통행불편, 교통정체 등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화재 시 소방차, 긴급차량 이동을 방해하고 안전사고를 일으킬 위험도 존재한다.

특히 주차시설이 미흡한 주택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비좁은 이면도로에 주민들끼리 주차 구역 선점 경쟁이 벌어지면서 주차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화분이나 타이어 등을 도로에 내놓고 주차 영역을 표시하거나 양면 주차, 이중 주차 등으로 이웃끼리 시비가 생기는 일이 다반사다.

 지자체에선 주차난을 해소하고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하도록 공영주차장 조성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데다 한정된 사업비로는 주차 민원을 해소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렇게 주차난이 심각한 가운데 공유주차장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전주시 주차장 확보율은 142%로 공영주차장 중에서 노상주차장은 56개소 2,620면, 노외주차장 85개소 4,566면, 공한지주차장 63개소 1,104면으로, 민영주차장 258개소 13,792면과 부설주차장 23,694개소 466,974면에 비하면 공영·민영주차장은 5%에 불과하다.

 우리 전주시는 2018년 부설주차장 무료개방 지원조례를 개정하였고 2019년부터 시행한 부설주차장 무료개방지원사업으로 공공기관, 학교, 종교시설, 공동주택 등의 부설주차장을 10면 이상, 하루 7시간, 주 35시간 이상, 2년간 무료개방하면 개방 주차면수에 따라 포장공사와 라인도색, CCTV 등 시설개선비로 1,000만~2,000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

 지난 4년간 59개소 3,257면을 무료개방해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8개 부설주차장을 신규 선정해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유주차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이 사업이 주차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더욱 확대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다.

 부설주차장 공유로 도시의 주차 문제를 개선하고 사회적·환경적 비용 감소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 속에 주차공간 공유가 확산된다면 공유경제 효과는 보다 확실하게 체감될 것이다.

 바야흐로 공유경제의 시대다.

사실 공유경제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사람들은 수 세기 동안 음식, 도로, 도서관 책 등 많은 것을 다른 이들과 공유해왔다.

초·중·고등학교 근처에 졸업생들이 기부한 손때 묻은 교복을 나누는 교복장터나 주말에서 곳곳에 열리는 벼룩시장 등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고 있는 다양한 모습이 모두 공유경제의 한 부분이다.

 활용되지 않는 유휴자원을 공유하고 한정된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고 고질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남는 주차공간을 시민들에게 개방함으로써 ‘같이의 가치’를 알리고 작지만 확실한 상생의 길을 연 것이다.

 공유문화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다.

더불어 사는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공유주차장 사업에 기관단체를 비롯해 학교, 종교시설, 공동주택 등이 많이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로 주차장 빗장을 열면 모두가 착한 이웃이 될 수 있다.

작지만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