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석 개인전··· 가죽에 물감
찍어 유연한 획 통해 '복'
형상화 구성원간 복 기원
의식 담아 24일까지 진행

최광석 개인전 ‘지금 만나는 복’이 24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겨울의 두터운 옷이 무겁다고 느껴지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완연한 봄을 넘어 여름에 들어가는 듯 싶다.

갑작스레 찾아온 더위를 피하기 위해선 시원한 공간이 제격이며, 이중 그림과 사진을 볼 수 있는 갤러리를 찾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주목받는 전시장을 미리 찾아보자.

최광석 개인전 ‘지금 만나는 복’이 24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혁필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혁필화는 가죽에 물감을 찍어 글자를 쓰거나 형상을 그리는 전통 미술로써 민화에 포함된다.

혁필화는 가죽이나 질긴 천의 붓을 활용하여, 모필처럼 선이 아닌 가죽의 넓죽한 면을 통해 그려진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혁필화의 형상과 획은 부드럽고 유연하며, 물결과 같은 흐름과 타원이 잘 드러난다.

이러한 특성을 지닌 혁필화에 대해 작가는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밝혔다.

어린 시절 미술대회의 관습적인 표현에 질린 그에게 장터의 무명 장인이 일필휘지로 선보인 혁필화는 무척이나 인상 깊었던 것이다.

이후 작가는 본격적으로 한국화를 전공하면서 전통적인 문자도와 혁필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를 이어 왔다.

특히 이번 ‘지금 만나는 복’에서 작가는 복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다양한 문자 중 복을 택한 이유는 민화의 친근하고 소박한 성격에 착안하여, 인간의 치유를 꿈꿔왔기 때문이다.

현대미술가 이건용은 “최광석 작가의 복이 들어간 작품은 구성원 간의 상호 복을 빌어주는 기복적 민간의 집단적 의식이 담긴 그림이다”고 설명했다.

최광석 작가는 “다양한 이미지와 색채로 변주한 복이 담긴 작품들을 통해 우리 서민들이 힘들고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가장 친근감을 주었던 민화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고자 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 그 욕망의 덩어리인 응집체가 정화, 치유되고 채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광석 작가는 군산대 미술학과, 동국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학 석사, 순천향대 미술치료학 석사를 졸업했다.

군산미술협회전, 한중미술교류전 등을 비롯해 다수의 기획전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전북미술대전 우수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현재 군장대학교 교수로서 후진 양성에 힘쓰는 한편,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국미술협회원 등 작가로서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또 서학동사진미술관은 5월 2일부터 28일까지 김지연 사진집 출판 기념전인 '전주의 봄날'을 개최한다.

전주는 완전하다는 한문 전자를 쓰는 도시로 조선왕조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시고 있는 경기전, 조선 4대 사고 중 유일하게 임진왜란 때 화재를 면한 전주사고 등이 있는 곳이다.

또 소리면 소리 어디 한 군데 빠진 곳이 없고 온화한 날씨와 수려한 산수, 너른 곡창지대에 둘려싸여 있다.

전주사람들은 큰 성공보다는 안전하고 조용하게 사는 편을 선호한다.

특별히 나서지 않으면서 자기 일에 충실하게 사는 곳인 셈이다.

때문에 오롯이 전통에 충실하며 더디게 가는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기도 쉽지 않다.

더구나 이런 맛이나 정서를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도 어렵다.

작가는 "오랫동안 전주에 대해 사진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전주가 가지고 있는 작은 골목과 사소한 일상을 찾아 담아보기로 했다"며 "전주에서 유명한 것이 아니라 전주이기에 가질 수 있는 정서를 조금씩 이해하기 때문이다.

'전주의 봄날'이란 사진집에도 지명을 동으로 표기했다.

현지인들의 좀 더 알기 쉽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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