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갑순 '봄바람엔 가시가 없다'

절망의 바닥에도 아픔을 희망으로 전환
인생과 사회관찰 삶의 의미 새롭게 찾아

박갑순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봄바람엔 가시가 없다’를 출간했다.

푸른 잎과 꽃들을 데려오고 무딘 감성을 간질이는 봄바람에 가시란 단어를 덧입혔다.

봄바람을 노래하며 왜 가시를 생각하는 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시집이다.

시인은 ‘나무도 관절이 아프다’, ‘사람을 읽다’, ‘바람의 신경통’, ‘눈물을 체집하다’ 등의 작품에서 생의 고난을 세밀히 관찰하고 연민의 눈길로 애정을 표시하면서 삶의 끝판에서도 희망을 보는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시인은 소설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9년 동시집 ‘아빠가 배달돼요’를 출간하면서 동시 분야에서도 인정을 받으며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다.

올해로 등단 25년을 맞고 있다.

2018년 발간한 첫 시집 ‘우리는 눈물을 연습한 적 없다’에 이어 5년 만에 내놓는 시집이기에 기대가 자못 크다.

이승원 평론가는 “박갑순의 시는 생의 고통과 인간의 애환을 깊이 있게 보면서도 절망의 바닥으로 내려가 좌절하지 않고 희망의 바람을 본다”며 “그의 사유와 상상력은 다른 시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고통과 생명의 현상학을 창조한다. 그가 개발한 현상학적 공간에서 인간과 자연은 공존을 이루고 아픔을 희망으로 전환한다. 그가 이룩한 서정의 축복이다”고 평했다.

박갑순 시인은 무서운 암을 두 번이나 극복한 사람답게 어떤 어려운 현실도 긍정의 정신으로 풀어 나간다.

표제작 ‘봄바람엔 가시가 없다’에서 봄은 바람의 손길을 말랑하고 부드럽게 걸러 어느 것도 상처나지 않게 보살핀다.

애환의 세계에서 슬픔과 아픔을 달래주는 생명의 상징으로 바람을 받아들여 신생의 에너지로 승화하는 시인의 강인함이 읽힌다.

시집 ‘봄바람엔 가시가 없다’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는 주로 어둠과 고통의 세상에서 희망을 추구하는 내용의 시들이 담겨 있고, 2부에는 서민들의 가난하지만 건실한 삶의 모습이 형상화되어 있다.

3부는 자연에 대한 친화적 상상력의 시편이 담겨 있고, 4부는 가족의 애환을 중심으로 인생의 단면을 제시한 작품들이 모여 있다.

이 시집은 인생과 사회를 깊이 관찰하고 해부하여 삶의 의미를 새롭게 찾아낸 데 의미가 있다.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넘어서서 인간을 보는 눈으로 자연을 해부하고 자연을 보는 눈으로 인생을 관찰한다.

시인의 눈에는 인간의 삶과 자연 정경이 둘이 아니며 서로 의미를 주고받는 우주적 현상이다.

삶의 고통을 달래는 길도 자연에서 발견하며 자연의 예지로 고통을 위로한다.

겉으로는 자연을 묘사하는 것 같은데 사실은 인간과 삶을 표현하고 인간의 일을 통해 자연 현상을 표현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이 시는 독특한 현상학을 이루었다.

1965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났으며, 1998년 ‘’자유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후, 2005년 ’수필과비평‘을 통해 수필가로도 등단했다.

전주 신아출판사에서 ’소년문학‘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전북문협, 부안문협, 영호남수필문학협회 전북지부, 순수필 동인 등에 소속되어 있으며, 한국문협 국제문학교류위원회 위원, 한국편지가족 감사로 활동하고 있다.

제10회 월간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수상 이력이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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