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김대원
/정읍시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김대원

국어사전을 넘겨보면 ‘노동(勞動)’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1. (명사) 몸을 움직여 일을 함.

2. (명사)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

그리고 ‘노동자(勞動者)’란 노동력을 제공하고 얻은 임금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으로 기술하고 있다. 

국어사전의 정의대로 보면 분명히 공무원은 ‘노동자’가 맞다.

대국민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 혹은 국가 및 지역경제의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 머리를 써서 정책 및 서비스를 개발 시행하고 자연 재난 발생 등의 위기 시에는 온몸을 던져 대응하기 때문에 육체적정신적 노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아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영위해가니 틀림없는 노동자이지만 대한민국 사회에서 공무원은 노동자도, 정부가 그렇게 고집하는 근로자도 아니다.

특별법에 의거하여 특수신분으로 묶어두고 대국민 봉사정신만을 강조하는 투명인간 같은 존재이다.

그렇다고 특수신분으로 묶어둔 우리에게 적정한 대가도 대우도 그리고 유일한 희망인 적정한 연금도 지불해 주지 않는다.

그래서 경쟁을 뚫고 들어온 청년세대들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 악성민원을 견디지 못하고 일찍 그만둔다.

철밥통이라던 공무원의 위상을 지금 청년세대 공무원들이 스스로 깨트리고 있다. 

대한민국은 참으로 모순덩어리 사회이다.

제 나라 국어사전에서 ‘노동’ 및 ‘노동자’에 대해서 위와 같이 정의하고 있으면서도 ‘노동’의 가치에 대해서는 폄하를 하고 있다.

전 국민의 절대다수가 엄연한 노동자이면서도 자신은 노동자가 아니라는 일종의 착각에 빠져 산다.

여전히 이 사회는 ‘노동자’라고 하면 허름한 작업복을 입고 육체적 노동으로 생활을 영위해가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깨끗한 차림으로 일하는 대기업 직원, 교수, 정치인, 예술가 등등의 정신적 노동력을 제공하는 이들에게는 노동자라 말하지 않는다.

국어사전의 정의대로라면 분명히 모두가 노동자인데도.

또한 정부부처 명칭(고용노동부)에도 ‘노동’이 들어가 있고 노동조합을 인정하면서도 서구사회에선 당연한 ‘노동자’의 명칭 사용이 이곳 대한민국에선 여전히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왜 우리는 여전히 5월 1일 명칭을 두고 소모적인 샅바싸움을 해야만 하는가.

우리는 그래도 꿈꾼다.

5월 1일이 근로자의 날이 아닌 노동절로 불리우고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그래서 모순덩어리 옷을 벗어 던지고 제대로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대한민국이 전환되길 빌어본다. 그리고 공무원도 노동자이다.

그래서 5월 1일 가족과 함께 노동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다. 정녕 이것이 사치란 말인가.

/정읍시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김대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