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요즘 하루가 멀다 하게 신조어가 나오고 있다.

젊은 세대의 대화를 들으면 노인 세대는 누군가 통역을 필요로 하게 될 정도로 신조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신조어는 SNS의 발달과 함께 자신의 의사를 빠르게 문자로 전달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시대의 요구에 따른 것 같긴 한데도 대화에 서먹함을 느끼게 한다.

신조어는 사회적으로 학식이 있는 분들이 만든 것도 아니고 SNS등을 하면서 스마트폰으로 글을 길게 치는 것이 귀찮아서 짧게 친 것이 ‘관종’(관심 종자: 관심을 끌기 위해 애쓰는 사람)과 같이 줄임 말이 되어 전국적으로 돌아다니게 되거나, 마땅한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아서 ‘관종’ 같은 말로 탄생 되는 것이다.

카카오톡에 이모티콘 역시 긴 말을 짧은 모형으로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신조어가 이 시대의 산물만은 아니다.

과거에도 신조어가 많이 사용되기도 하였다.

휴대전화가 나오지 전에 일명 ‘삐삐’라고 하는 호출기에 간단한 숫자 표기를 통해 의사를 전달하기도 하였다.

삐삐문자라고 해서 ‘0404’는 영원히 사랑해 ‘045’는 빵사와 등으로 많은 숫자 표기의 문자가 발달했다.

그뿐만 아니라 몇몇 6,70년대에 유행어로 사용되었던 당시의 신조어들도 있었다.

그 시대의 사람들이라면 ‘아더매치’ 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요즘 나온 신조어 같지만 최근 나온 신조어는 아니다.

‘아더메치’는 6,70년대에 유행했던 속어로 “아니꼽고, 더럽고, 매스껍고, 치사하다”는 뜻으로 어떤 특정 인물의 됨됨이를 폄하하거나 세상사의 돌아가는 꼴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쓰는 말이다.

그 시대(1969년)에 모 일간지에 ‘아더매치’를 제목으로 실렸던 기사가 있다.

그 일부를 발췌한 것을 적어본다.

“청소년사이엔 어느덧 기성세대를 모멸하고 불신하는 풍조가 생겨났다. 일부 10대들 사이엔 「아더메치」란 이름의 괴상한「클럽」이 등장되면서 그들 사이에 깊숙이 품고있던 감정의 불길을 강렬하게 내풍기곤 했다. 그들은 선생님의 판에 박은 듯한 훈화나 늙은 부모들의 타이름을 「황혼연설」이라고 한마디로 비꼬았다. 정치나 사업을 한다며 밤낮없이 뻗질 나게 돌아다니는 아버지, 치맛바람의 어머니등 모두가 그들의 눈에는『아니꼽고, 더럽고, 메스껍고 치사하게』보였으며 심지어는『시시하기 짝이 없게』보였다. 부모들은 자식을 사랑한답시고 극성만 부렸지 그들의 짜릿한 감정을 이해해주고 격려해 주는데는 돌처럼 덤덤하니 무성의했다는 것. 그래서 청소년들은 달콤한 노래와 춤에 그들의 억압당한 강정을 풀어내기 일쑤.”

역시 젊은 세대의 기성세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사용되기도 하였던 언어이다.

그런데 이 시대에도 여전히 ‘아더매치’란 신조어를 사용하게 만드는 집단이 있다.

바로 정치인들이다.

그들의 활동을 보면 생리를 이해하기가 어려울 정도여서 ‘아더매치’란 단어가 어울리기 때문이다.

과연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지도자로서 인격적으로 존경받고 모범이 되는 국회의원이 얼마나 될까.

많은 국민이 이제 정치인이라면 신물이 나고 염증이 난다고 여기기 때문에 여당도 야당도 아닌 무당으로 이탈하고 있고 일부 강성지지층의 정당으로 전락되고 있다.

이로 인한 팬덤정치로 이루어져 정작 올바른 소리조차 할 수 없는 불편한 문제를 만들고 있다.

‘팬덤 당원’이 현재 여야 정당들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전통적 당원·대의원·당직자를 특권집단 또는 부패집단으로 모는 등 팬덤 리더 외엔 당 안팎의 경쟁자를 악마화하는 분열과 증오 정치의 동력이 됐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이를 옹호하고 장려하는 정치인들로 인해 민주주의의 올바른 모습이 실종되고 있다.

민주당의 ‘개혁의 딸’ 등 친명 강성지지층과 전 국민 당원 가입 운동을 벌여 국민의힘을 장악하겠다고 선포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에만 몰두하여 상대방에 대해서는 무조건 비판적 시각만을 가진 모습은 마치 철없는 아이들이 자신의 나은 점을 과대 포장하여 다투는 것처럼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성과에 대한 여야 반응은 딴판이다.

국민의힘은 양국 미래 세대의 기회와 번영을 위한 새 여정이 시작됐다고 반색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국민 사기 외교”라고 혹평했다.

이러한 일은 단지 지금의 문제만은 아니다.

지난 정권에서도 대통령의 해외 방문에 대한 평가는 항상 극한 대립을 만들었다.

또한, 민주당의 전, 현직 대표는 검찰에 기소되거나 기소 대상이 되어 있는데 본인들은 전혀 관계없는 일로 검찰의 정치 탄압이라고 하지만 검찰의 조사 대상이 되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국민에게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 싶다.

정치인에게 있어 아마도 정치인의 모든 구속수감은 정치탄압일 것이다.

오월은 감사의 달로서 많은 학부모가 선생님에게 선물하고 싶어도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으로 직무 관련성과 부정청탁 등 대가성이 있다면 아무리 적은 금액의 선물 일지라도 모두가 불법이 되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법을 만든 입법기관 사람의 입에서 최근 정치인의 돈봉투 사건에 대해 “사실 50만원은 한 달 밥값도 안 되는 돈으로 이런 돈은 아마 실비이지 않을까.”라는 말이 나왔다는 것 자체로 실망스러운 일이다.

정말 ‘아더매치’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 발언 보도를 둘러싸고 여권 일각에서 오역 논란이 제기되자 인터뷰를 한 당사자인 WP 기자가 원문 녹취록을 공개했다.

여권의 지나친 해명은 작위적으로 보여 도리어 국민들에게 실망스럽게 보일 뿐이다.

해마다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는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들이 가진 수많은 특권은 누리면서 실망스러운 정치인들의 모습에 국민은 ‘아더매치’라고 말하고 있을 것이다.

/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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