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일가족 3명 살인사건
이어 정읍서 만취한 20대
흉기들고 조부모 찾아가
체포돼··· 사회적 관심필요

최근 들어 전북지역에선 인륜을 저버리고 부모, 형제 등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패륜 직계 존속 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지역사회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부모-자녀 사이를 비롯해 가정 내에서 발생해 ‘드러나지 않은 갈등 피해’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사회 안전망 차원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각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정읍경찰서는 이날 흉기를 들고 조부모 집에 찾아간 혐의(살인예비)로 20대 A씨를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이날 오전 1시께 80대 할머니가 사는 정읍시 주택에 흉기를 들고 찾아간 혐의를 받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B씨의 집 앞에서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평소 가족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화가 나 범행하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조부모를 살해할 의도를 가지고 집으로 찾아간 것으로 판단, 살인예비음모 혐의를 적용하고 재범 우려가 있는 만큼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앞서 전주시 송천동에서 일가족 4명이 차례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직계 존속 살해 유력 용의자인 둘째 아들인 A씨(43)는 전날 낮 부모를 살해한 후 새벽시간대 형을 살해하고, 스스로 극단적 선택하고 물에 빠져 숨졌다.

지난달 28일 오전 5시51분께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 ‘남성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A씨는 형 B씨(45)를 운동장에서 승용차로 들이받은 후 쓰러진 상태의 형을 흉기로 찔렀다.

하지만 다시 승용차에 오른 A씨도 사건 현장에서 12㎞ 떨어진 한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사건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살인사건 현장을 목격했다.

부모가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아버지(73)와 계모(58)가 숨진채 발견됐다.

이들은 거실에서 피를 흘린 채 누워있는 상태였으며, 사체에서는 흉기에 찔린 상흔이 발견됐다.

다만, 현재까지 흉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전날 오후 12시20분께 집에 들어갔다가 15분만에 집 밖으로 나오는 장면이 찍혔다.

경찰은 A씨가 부모를 죽인 뒤 형까지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여러 정황을 분석해 이들은 평소에도 가정불화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파악했다.

이처럼 패륜이라 일컫는 존속 범죄는 붕괴된 가족 공동체가 원인으로 꼽히는데 가족 간의 얕아진 유대감에 따른 현상으로 비롯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부양 부담과 경기 불황 등 경제적 어려움 등 사회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할 가능성도 항상 잠재돼 있다.

따라서 늘어나는 존속 범죄에 대한 정확한 현황 파악을 통해 범죄 발생 가능성을 예방하고 사회 안전망 차원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각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병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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