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생물학 권위자 케빈랠런드 '다윈의 미완성
교향곡'··· 200년 난제에 대한 현대진화론 담겨

진화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케빈 랠런드가 지난 25여 년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쓰고, 그를 가장 존경하는 학자로 꼽는 문화인류학자 김준홍 교수가 5년간 번역한 책 ‘다윈의 미완성 교향곡’의 답은 다르다.

저자에 따르면, 마음과 문화는 서로를 서로에게 적합한 형태로 빚어내는 공진화의 산물이다.

그는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인 모방에 대한 자연선택이 어떻게 영장류 계통에서 더욱 정교한 뇌와 지능의 발달을 추동하고, 이러한 뇌와 지능을 통해 가르침과 언어의 진화를 이끌어 냈는지를 설명한다.

더 나아가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서로 되먹임 작용을 일으키며 누적적 문화를 만들어 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사회적으로 학습하고 협력하며 혁신하는 우리의 마음이 빚어졌는지를 밝힌다.

이 책은 지능, 언어, 도덕, 예술을 포함하는 인간의 마음과 문화에 대한 다윈의 200년 묵은 수수께끼에 답한다.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의 진화생물학과 교수인 저자는 그 답이 우리의 문화 그리고 문화적 능력에 있다고 말한다.

때로는 우리의 성공이 우리의 뛰어난 지능 덕분이라고 설명되지만, 저자는 우리를 똑똑하게 만든 것이 바로 문화이며,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구분 짓는 데 동원되는 언어, 협력, 초사회성과 같은 우리의 다른 특징들 역시 문화적 능력의 결과라고 답한다.

그러나 문화가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놀랍도록 어려운 수수께끼다.

1부 「문화의 기초」 1장에서는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 먼저 해명되어야 하는 여러 문제들, 즉 동물들이 왜 서로를 모방하는지, 그러한 모방의 전략 또는 규칙이 무엇인지, 누적적 문화가 자연선택에 의해 선호되는 조건과 그것이 요구하는 인지적 조건은 무엇인지, 언어와 협력이 어떠한 맥락에서 나타났는지와 같은 문제들을 두루 살핀다.

원숭이나 유인원뿐만 아니라, 초파리나 나무귀뚜라미도 모방하며 조류나 어류 또한 혁신한다는 직관적이지 않은 사실은 이 책의 핵심적인 질문 하나를 던진다.

“영장류는 왜 모방하기 위해 큰 뇌를 필요로 할까?” 사회적 학습률과 혁신율이 서로 밀접한 상관관계에 있고, 조류에서 뇌의 크기와 혁신율이 서로 양의 상관관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뇌는 도대체 왜 영장류에게서만 진화한 것일까? 먼저 2부 ‘마음의 진화’ 6장에서는 영장류의 뇌를 커지게 만든 것으로 여겨지는 문화적 추동을 설명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을 자세히 소개한다.

7장에서는 누적적 문화가 무엇보다도 문화적 전달의 충실도, 즉 학습된 지식과 행동이 개체들 사이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전달되는지에 달려 있음을 해명한다.

또한 비용을 들여 다른 개체로 하여금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지식을 습득하도록 돕는 행동, 즉 가르침이 전달의 충실도를 향상시킨다는 것을 보이고, 높은 지능으로 유명한 다른 포유류들에게서는 왜 가르침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지를 설명한다.

8장에서는 문화적 전달의 충실도를 높이는 또 하나의 기제로서 언어를 조명하며, 언어가 가까운 혈족을 가르치기 위해 진화하고 이후 가르침과 누적적 문화(특히 석기 제작 기술)와 공진화했다는 가설이 왜 유일하게 설득력 있는 이론인지를 밝힌다.

9장에서는 유전자와 문화가 공진화할 수 있으며 실제로 공진화하고 있다는 방대한 증거들을 소개하며, 그 가운데 특히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의 진화, 낙농업에 의한 락토오스 소화 대립형질의 진화, 새로운 경작법에 따른 겸상적혈구 유전자의 진화, 문화적으로 전달되는 짝에 대한 선호와 그에 따른 생물학적 형질의 진화, 언어 학습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진화에 주목한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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