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길선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교수
/강길선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교수

교수라는 직업으로 결혼식 주례를 부부주례로 37쌍을 하였다.

필자의 소속과나 석박사 연구를 같이 수행한 제자들이다.

2005년도 40대 중반에 시작하여 20여 년 동안, 1년 평균 두 쌍씩 주례를 한 셈이다.

장기간 하다 보니 결혼문화의 변화와 결혼 비즈니스의 변화도 느끼게 된다.

주례 시작 후 처음 10년은 많았으나 어느 때부터인지 무주례 결혼식이 유행하게 되고, 최근에는 확실히 결혼자체가 감소한 것을 실감한다.

35~40세를 넘기는 경우도 많고 그나마 결혼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

필자의 경우, 두 아들이 혼기가 가까워 오면서 자연히 결혼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또한 필자 연구실에 석박사 졸업생들의 대부분이 여학생들이어서 어렵게 잡은 직장을 어떻게 하여야 오래 유지할 것인가 대해서도 조언을 하는데 결국에는 결혼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많은 여학생들이 결혼이나 가정보다는 본인의 직장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결혼생활과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한국의 정서에는 아직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젊은이들의 결혼이 줄어들고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하니, 결국 출산율이 0.78이라는 망국적인 초저출산에 이르고 말았다.

모든 미디어, 각 TV, 정부당국에서는 말 그대로 동네 호떡집에 불이 난 듯 매일 전국적으로 시끄러울 뿐이다.

그렇지만 불행하게도 초저출산율은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정부에서 지난 16년간 280조 원을 투입하고도 전혀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 숱한 돈이 도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역설적으로 아예 이 예산을 안 썼으면 출산율이 이렇게까지 떨어지지 않았었을지도 모른다.

중앙정부, 각 지자체와 모든 모임들이 기가 막히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도시소멸·보육·일자리·주택문제·인구·복지 측면에서 돈 퍼주기 경쟁들을 하고 있으나 개선될 여지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라고 하는 그룹들과 정부 행정가들의 아이디어가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결국 모든 문제의 출발점은 우리 젊은이들로부터 나온다.

그런데 대부분 전문가 그룹은 50대이고 행정실무자도 젊은이들의 문제를 모르는 것 같다.

즉, 정부 행정과 예산 집행하는 탁상행정의 그들만의 안목에서 문제를 해결한 것이 현재의 결과로 나온 것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필자도 아이들이 혼기에 다가옴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최근의 주위의 결혼 이야기를 유도하였다.

그랬더니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였다.

자기 친구 중에 하나는 사귀던 여자 친구 집에서 정관수술을 요구하여 수술을 하고 결혼을 하였다고하였다.

또 다른 친구는 오랫동안 잘 사귀고 있는데 결혼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니 남자 쪽의 부모한테 물려받을 것이 얼마나 되냐고 해서 얼마라고 이야기해줬더니 자기보다 적다고 헤어졌다고 했다.

또 다른 친구는 여자 친구가 결혼 조건으로 결혼 후, 집안 살림은 남자친구 월급으로 하고 여자 친구가 받은 월급은 전혀 건드리지 않기로 하고 결혼했다는 쌍도 있다고 하였다.

필자의 세대 상식으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이외에도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이러한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결혼을 하여야 하는 세대들한테 결국 정부의 돈퍼주기식의 초저출산 정책으로는 이러한 원초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파격적 저출산대책은 요즘 아이들의 의식에 맞추어, 요즘 젊은이들의 의식을 거르지 않고 그들에게 편승하여 풀어야 된다.

그들의 눈높이에서 풀어야한다.

즉 가장 현실적인 해답은 그들이 알고 있다는 뜻이 된다.

또 다른 측면에서, 현재처럼 결혼을 하지 않은 의식을 갖게 된 것은 결국 가정교육이 잘못됐다는 이야기다.

각 가정에서 1~2 자녀 씩 밖에 두질 않고 이 아이들을 워낙에 귀하게 키우다 보니 현재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이 문제는 나 자신도 포함된다)

처음부터 어렵게 시작하여 결혼 생활을 하면서 이것저것 장만하여야 하는데, 결혼시작부터 다 갖추고 출발하려고 하니까 이러한 결과들이 나오는 것이다.

부모들도 잘못됐다는 얘기다.

위의 몇 가지 예를 들었지만 대부분이 부모들하고 상의해서 나온 답들이 아닌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부모들도 바뀌고, 젊은들의 결혼관에 대해서 근본적인 변화를 깨는 것이 근원적이고 파격적인 저출산대책이다.

이에 더해 현재 모든 정부 차원의 초저출산 대책위원회의원들의 안목을 실수요자인 20~30대 젊은이들의 안목으로 봐야만 현재의 망국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강길선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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