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사람 # 성준홍 지휘자

체코브르노음악원서 유학
새라새필하모닉오케스트라
창단··· 전북팝스오케스트라
21일 공연-창작뮤지컬 도전

“지휘 뿐 아니라 새로운 음악에 도전하고 싶다. 작곡이나 뮤지컬, 예술경영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스펙트럼을 넓히고 보다 넓은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싶다.”

전북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성준홍 지휘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북팝스오케스트라, 새라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카르포스 오케스트라, 전주시 어린이 예술단, 군산 유스프라임 오케스트라, 아마빌레 윈드 오케스트라, 전주교육대 오케스트라 등 유수의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도내 클래식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음악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고등학교 관악부를 통해서다.

중학교 시절부터 랩 가사 쓰기를 좋아했고, 인디밴드 음악을 즐겨들었던 터라, 고등학교 관악부 입단은 매우 자연스러웠다.

관악부에서 클라리넷 악기를 처음 접했다.

내친김에 전공으로 클라리넷을 택했고, 대학 진학까지 이르게 됐다.

하지만 음악의 길을 지원해 줄 가정형편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르바이트로 악기를 샀고, 대학 진학 후에도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다.

다행스럽게 주위의 도움으로 레슨이나 연주를 통해 음악의 길을 걷게 됐다.

대학원을 진학하면서 그동안 함께했던 클라리넷을 포기했다.

악기에 재능이 없다고 스스로 판단한 것이다.

대신 택한 것이 지휘였다.

클라리넷을 포기한 아쉬움보다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지휘의 세계는 생각 이상으로 만만치 않았다.

보다 넓은 공부를 위해 유학의 길에 올랐다.

든든한 후원자인 아내의 덕분에 체코 브르노 음악원에서 오케스트라 지휘 석사, 예술경영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유학의 길을 마치고 국내에서 분주한 활동을 이어갔다.

젊은 연주자를 중심으로 한 새라새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정통 클래식의 영역을 넓혀갔다.

명성이 자자해지면서 지휘 단체가 하나 둘 늘어났고, 현재는 11개 단체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다.

학교에서 후학양성에도 힘쓰면서 유학 시절 큰 도움을 줬던 아내에게 진 빚도 갚게 됐다.

지휘는 단원들과 소리를 함께 들으며 커다란 앙상블을 이뤄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때문에 항상 공부를 해야 했다.

연주자의 길을 걸었다면 나이 30 이후에는 연주기량을 유지하면 됐다.

하지만 지휘는 달랐다.

매년 관련 공부를 해야 했고, 그것만이 자신을 스스로 올리는 유일한 방법이라 판단했다.

40분이 넘는 대곡을 암기한 후 단원들의 틀린 부분을 지적한 것도 많은 경험을 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11개가 되는 단체 역시 연주기법이 각각 달라 프로단원들을 설득하는 것도 당면한 임무다.

설득이 성공해 소리가 변할 때마다 얻는 즐거움은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오는 21일에는 전북팝스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효자동 문학대 공원에서 공연을 준비중이다.

제2회 연주회부터 함께 참여했고, 현재는 대표를 맡고 있다.

이들 젊은 연주자들과 함께 다른 단체에서 느낄 수 없는 좋은 음악을 연주하는 게 목표다.

지휘 뿐 아니라 올해는 창작뮤지컬도 준비중이다.

대본과 곡을 직접 해냈다.

클래식 외에 음악 장르를 넓혀야겠다는 판단 아래 최소 2년에 한 번씩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북이란 작은 지역에서 지휘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무대는 많지만 대부분 생색내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지휘봉을 잡는 것은 음악에 대한 설렘 때문이다.

“음악은 돈 때문에 하는 게 아니다. 돈을 벌려면 음악 대신 사업을 해야 한다. 음악의 새로움에 대한 기대, 음악에 대한 열정이 여기까지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다. 또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힘이다. 다양한 공부를 통해 보다 넓은 음악세계를 노크하고 있다. 많은 관심을 바란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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