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운영에 사고지회 규정
34대 회장선거에 13곳지부중
5곳 참여 연장자 손현배 선정
"소 선거무효 법적절차진행"

전북국악협회가 깊은 내홍에 빠졌다.

한국국악협회는 지난 3월 전북국악협회를 사고지회로 규정했고, 전북국악협회 소덕임 회장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징계무효가처분신청 등 법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한국국악협회는 전북국악협회 소덕임 회장이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은 채 한국국악협회에서 인준받지 않은 이사들로 예산을 승인하고 집행한 점, 분과위원회 구성을 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전북국악협회를 사고지부로 규정했다.

이후 지난 4월부터 한국국학협회 심은주 부이사장을 중심으로 수습위원회를 구성했고, 최근엔 선거관리위원회를 만들어 지난 25일 제34대 전북국악협회장 선거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이날 열린 선거는 선거에 참여한 대의원 수 등을 비롯해 선거절차에 여러 해프닝이 발생하면서 도단위 협회장 선거가 초등학교 반장선거보다 못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일이 생겼다.

이날 선거는 기호1번 손현배, 기호2번 김일환, 기호3번 백정신 등 3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심은주 선거관리위원장은 “사고지부가 오래가면 그 피해가 더욱 커진다”며 “하루 빨리 수습하자는 의미에서 선거를 치르게 됐다”고 배경설명을 했다.

하지만 총13개 지부 중 5개 지부만 참석한 선거가 정당성이 있냐는 질문이 나왔다.

당초 사고지부의 차기 지회장 선거는 전북 13개 지부장과 해당 지부에서 추천받은 13명 등 총26명이 참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선거는 13개 지부 중 5개 지부와 5개 지부에서 추천받은 5명 등 총10명만 선거에 참여했다.

이에 대해 심은주 선거관리위원장은 “선거 참석 관련 공문을 발송했으나 3개 지부는 불참공문을 통보했다. 대의원 자격을 포기한다는 내용이다”며 “또 다른 5개 지부는 아예 반응이 없다. 이 역시 대의원 자격을 자포자기한 것으로 선관위는 판단한다”고 밝혔다.

결국 이날 선거는 총 13개 지부 중 5개 지부만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이번엔 후보자의 투표권 여부 논의가 진행됐다.

선관위측은 투표권이 없음을 주장했으나 일부에서는 후보자도 투표권이 있다는 의견이 강하게 나왔다.

정회까지 하고 후보자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거수로 정하는 등 갑론을박 끝에 투표권이 없는 것으로 결정됐다.

투표 결과 기호1번 5표, 기호2번 5표, 기호3번 0표가 나왔다.

1차 투표에서 다수결이 나오지 않자 2차 투표 직전, 동수일 경우 연장자가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일부는 선거규정에 없다고 반박했고, 일부는 연장자 선임 전례가 있다고 반발했다.

선관위는 한국국악협회 고문변호사에게 자문전화까지 했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다.

결국 2차 투표를 한 후 결과가 1차와 같다면 선관위가 판단하는 것으로 2차 투표를 진행했다.

2차 투표도 5대5가 나오자 선관위는 3차 투표를 한 후 동률일 경우 연장자가 당선되는 것으로 후보자들과 대의원들의 수락을 받아 결정했다.

3차 투표를 진행하려 하자 이제는 투표용지가 부족했다.

3차까지 투표가 진행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현장에서 즉석으로 투표용지를 만들어 진행했다.

선거관리위원장 도장이 없자 사인으로 대체했다.

3차 투표 역시 또 다시 동률로 나오자 연장자가 당선된다는 선관위의 규정에 따라 기호 1번 손현배 후보가 차기 지회장에 당선됐다.

손현배 당선자는 “여기까지 어려운 길을 걸었다”며 “앞으로 화합을 하며 함께 가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전북국악협회 소덕임 회장은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소덕임 회장은 “전북국악협회에 징계를 내린 것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해 놓은 상황이다”며 “또 25일 진행된 지회장 선거 역시 인정할 수 없어 회장선거무효와 관련된 법적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 전북국악협회를 둘러싼 여러 오해와 문제점을 다른 지부와 함께 해결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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