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국회의원
/김성주 국회의원

논어 <안연편>, 자공이 정치를 묻자 공자는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군대를 충분히 하고 백성의 믿음을 얻는 일”이라고 답한다.

자공이 한 가지를 먼저 포기한다면 무엇이냐고 묻자 공자는 군대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공이 또 하나를 포기한다면 무엇이냐고 묻자 공자는 식량을 포기해야 한다며 “백성의 믿음 없이는 나라가 바로 설 수 없음”을 역설한다.

지금도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사용하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은 여기에서 유래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던 2022년 2월 12일 전주를 찾아 “전주를 서울에 이은 제2금융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선거운동 기간 전주 곳곳에는 국민의힘 현수막이 걸렸는데, 한결같이 전주를 금융도시로 만들겠다는 내용이었다.

‘금융도시 전주’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국민의힘의 공약은 각종 영상과 자료에 담겨 유포되었고 아직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1년이 지났지만, 정부·여당은 금융중심지 실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금융중심지 추진 기관인 금융위원장은 “전주가 자격이 된다면 신청하면 된다”라는 불성실하고 무책임한 말로 도민의 가슴을 후벼파고 있다.

선거가 끝난 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정부와 여당을 보면 금융중심지 지정 약속도 결국 표를 얻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전북 금융중심지는 전북을 위한 지역 사업이 아니다.

금융중심지는 금융산업의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새로운 발전 전략이다.

서울(국제금융 허브)·부산(선박과 해양 파산금융)·전북(자산운용 중심)의 장점을 살리고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세계 최고의 전산망과 교통망을 보유한 대한민국이기에 가능하고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성장한 <국민연금공단>이 전북에 있기에 타당한 정책이다.

윤석열 정부는 그들의 ‘전통’대로 지난 정부에서는 무엇을 했냐고 물을지 모른다.

민주당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완전히 이전했으며, SSBT‧BNY Mellon ‧SK증권 등 9개의 국내외 금융사무소를 유치해 금융생태계의 기틀을 마련했다.

문재인 정부는 전북혁신도시를 자산운용 중심의 금융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공식화했다.

또 2026년 완공을 목표로 국제금융센터 건립에 들어갔으며 교육과 교통의 변화가 담긴 혁신도시 개선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국투자공사와 7대 공제회 이전 요구도 금융중심지와 연동한 사업이다.

금융중심지 지정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라 이제껏 준비한 내용들을 공식적으로 승인하는 것으로 민주당 정부였다면 제일 먼저 다루어질 공약이었다.

무신불립, 믿음이 무너진 다음에는 무엇도 바로 설 수 없다는 선인의 가르침은 여전히 유효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라도 자신이 공약한 금융중심지를 실천해 전북과의 신뢰를 복원해야 한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법 개정도 하지 않고 국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약이라고 밀어붙이면서 전북 금융중심지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공약이면서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명백한 지역 차별이다.

정치 불신이 만연한 시대일수록 공허한 수사와 말의 성찬에서 벗어나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고, 작은 것을 모아 큰 것을 이룬다는 자세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전북 금융중심지는 정치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기본과 초심을 가늠하는 척도이다.

전북 금융중심지의 조속한 이행을 다시 한번 촉구하며, 전북 금융중심지 조성을 위해 끝까지 싸워나갈 것을 분명히 밝힌다.

/김성주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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