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에 걸쳐 갈등을 빚어온 이웃을 화물차로 들이받은 뒤 흉기로 찔러 살해한 7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김도형)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76)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5월 9일 오전 9시께 김제시의 한 도로에서 A씨는 같은 마을 주민 B(70대)씨 오토바이를 본인이 몰던 1t 화물차로 들이받은 뒤 바닥에 쓰러진 그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맞은 편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오던 B씨를 발견하자 중앙선을 넘어 그대로 화물차로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차 안에 있던 흉기로 B씨 옆구리와 팔·등 부위를 6차례 찔렀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B씨가 마을 사람들에게 날 모함하는 바람에 “왕따가 됐다”고 범행 이유를 진술했다.

두 사람 갈등은 30년간 지속됐는데 B씨는 A씨 지인을 상대로 퇴거 및 철거 소송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가 시의원에 출마하려 할 때 상대 후보로 나서려 한 일 등으로 수 차례에 걸쳐 싸우며 갈등이 고조됐다.

검찰은 이런 정황을 토대로 A씨가 평소 B씨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A씨는 “일부러 B씨 오토바이를 (화물차로) 들이받은 게 아니라 우연히 부딪혔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극심한 신체적·정신적 고통 속에서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이해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피고인의 범행 수단과 방법·결과 등에 비춰볼 때 죄책이 매우 무겁다”면서 “다만 노령이고 평소 뇌경색과 치매, 섬망 증세 등을 겪는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정병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