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소

 

바다 건너 저편으로

출렁이며 떠 있는

 

한점 구름 두고

꿈이 아쉬운 한 낮.

 

파아란 

향수가 조으는

가물 가물 외딴 섬.

 

박일소 육필시집<그리움의 뜰>(한맥문학출판부.2022) 

육필시집을 받았다. 아주 오래된 시들을 모아 연대별로 정리한 시들인데, 무려 오십 년이 되었다. 펜을 바꾸어 가며 가지런하게 정리한 시들이다. 예쁘게 쓴 글씨 사이에 여백마다 시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 넣었다. 글씨와 그림이 잘 어울린다. 시는 나중이다. 

1968년이면 시인에겐 여고 2학년이었다. 떨어지는 가랑잎에도 까르르 웃음이 햇살처럼 쏟아진다는 여고 2년생 문학소녀의 시들이 채곡하다. 앞쪽에 사진은 중학교 1학년 때 전주 승암산으로 소풍한 사진부터 정리되어 있는데, 시는 여고 2학년부터 1978년까지의 작품들이다. 대부분이 교내 백일장부터 신문사에 실린 글들과 여성잡지와 문학잡지 등에 실린 작품이다. 

‘섬’은 1968년 중앙일보사 중앙시조에 실린 작품으로 여고 2학년 시절에 응모하여 당선된 것 같다. 박일소 시인은 현재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지만 젊은 날을 전주에서 보낸 전주 출향 시인으로 귀하게 간직한 작품들을 모아서 시집으로 엮었다. 개인에게도 소중하겠지만 우리 지역 문단에도 소중한 자료가 분명하다. 

문학소녀가 이제는 원로시인이 되었다. 세월은 가만있어도 수십 년을 이동시켰다. 그래도 호기심과 꿈이 많았던 소녀 시절은 잊혀질리 없다. 위의 시를 맨 앞쪽에 두었다. 연대별로 순서를 정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오십여 년 전 여고생이 섬을 생각했던 시적 관점이 엿보인다. 원로시인의 평안하심을 기원한다.

-김현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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