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3대명산 출렁다리-독특한 암릉구간 품어
동계면-적성면 방면 2개 등산로 코스로 나눠져
산봉우리 끝없이 이어져 병풍 이룬 풍경에 감탄

순창군에는 자랑할 만한 산이 셋 있습니다.

강천산과 회문산 그리고 채계산입니다.

순창의 명산 세 곳 중에서 채계산(釵笄山, 343m)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려 합니다.

채계산은 출렁다리 외에도 독특한 암릉 구간을 품고 있는 산인데요.

채계산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사용설명서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 순창 채계산  

순창군 적성면에 있는 채계산은 섬진강을 따라 길게 남북으로 늘어서 있는 산입니다.

채계산은 순창의 명산답게 여러 이름으로 불려왔습니다.

산을 구성하고 있는 바위가 마치 책을 쌓아놓은 것 같다고 해서 책여산(冊如山)이라 불렀고요.

적성강(赤城江)을 품고 있어 적성산(赤城山)으로도 불렀습니다.

적성강은 섬진강의 별칭입니다.

섬진강은 강 전체를 통칭하는 이름이라면 적성강은 순창 지역을 흐르는 섬진강을 부르는 이름입니다.

일반적인 산 이름으로 많이 사용하는 화산(華山)으로도 불립니다.

산 능성의 암릉 풍경이 꽃처럼 아름다워 붙여진 이름인가 봅니다.

적성강변에서 산을 바라보면 비녀를 꽂은 여인이 누워서 달을 바라보며 창을 읊는 모습인 월하미인(月下美人)을 닮았다고 채계산이라도 합니다.

현재 외지인에게는 채계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공식적으로 등록된 산 이름은 화산(華山)입니다.

채계산은 하나의 봉우리로 된 북쪽 산과 바위로 이루어진 능선이 길게 이어져 있는 남쪽 산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두 산 사이로 순창과 남원을 잇는 도로가 예부터 있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채계산 서쪽 적성강(섬진강)변 마을에는 관리들의 숙소였던 원(院)이 있었던 흔적이 고원리(古院里), 원촌(院村)마을 이름으로 남았습니다.
 

# 채계산 북쪽 봉우리 등산로 

채계산 등산로는 동계면 방향에서 북쪽 봉우리로 오르는 코스와 적성면 방면에서 남쪽 봉우리로 오르는 코스가 있습니다.

전문 산행이 아니라면 채계산 출렁다리 방향으로 오르는 것을 추천합니다.

출렁다리로 가는 계단 바로 입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나무 계단을 따라 오르다 보면 채계산 출렁다리가 나옵니다.

출렁다리 최고 높이가 90m이기 때문에 생각했던 것보다 가까운 거리에 있었습니다.

출렁다리를 건너지 않고 바로 오르는 길이 북쪽 봉우리로 가는 등산로입니다.

역시 능선까지는 나무 계단길이라서 출렁다리 위쪽에 있는 전망대까지 쉽게 올랐습니다.

채계산은 소나무가 주를 이루고 있는 산입니다.

나무 계단길은 소나무 숲을 통과합니다.

소나무 숲에서 전해지는 봄의 향기가 힘든 것을 잊게 해주었습니다.

전망대에서 보면 남쪽 채계산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채계산 출렁다리가 남북으로 서로 떨어져 있는 채계산을 이어놓은 풍경도 볼 수 있습니다.

적성강(섬진강)과 어우러진 채계산 풍경과 적성강(섬진강)변에 반듯하게 정리된 농지 풍경도 인상적입니다.

전망대를 지나 북쪽 봉우리를 향해 조금 더 올라보았습니다.

전망대부터는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입니다.

바위 위를 지나기도 하고, 바위를 살짝 비켜 가기도 합니다.

어느 구간에서는 서쪽으로 기울어진 우뚝 선 바위 군락이 나옵니다.

기울어진 바위 아래에는 등산객들이 바위가 넘어지지 않도록 받쳐놓은 나무가 가득합니다.

재미있는 풍경이었습니다.

북쪽 봉우리 등산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출렁다리가 있는 방향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북쪽 봉우리 정상까지 가보고 싶습니다.
 

# 채계산 정상 등산로  

북쪽 등산로에서 내려와 채계산 출렁다리 앞에 섰습니다.

두 산 사이에 가로놓인 출렁다리 풍경이 일품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건너보고 싶게 만드는 풍경입니다.

살짝살짝 출렁거림을 느낄 때마다 몸이 위축되기는 하지만 짜릿함을 느끼며 걷게 됩니다.

270m 길이의 출렁다리 중간에 잠시 서서 주변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잊을 수 없는 경험입니다.

어느 노부부는 고소공포증을 이기기 위해 일부러 찾아왔다며 두 손을 꼭 잡고 느릿느릿 지나갑니다.

시간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걸렸지만 무사히 건너편까지 건넜습니다.

출렁다리 위에서 아래쪽 숲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소나무 사이로 활엽수 한 그루 자리 잡은 풍경이 보입니다.

소나무와의 치열한 자리 경쟁에서 이겨낸 활엽수의 당당함이 느껴지는 풍경입니다.

출렁다리를 지나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바로 위쪽에 정자가 하나 있습니다.

정자 이름은 월하정(月下亭)입니다.

월하미인(月下美人)에서 따왔습니다.

정자에 앉아 내려다보는 풍경이 멋집니다.

마냥 앉아서 쉬고 싶은 휴식처였습니다.

월하정을 나와 다시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를 따라 올랐습니다.

채계산은 동쪽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서쪽은 급경사를 이루는 절벽 구조입니다.

동쪽 사면을 올라 바로 능선으로 갈 수 없어 서쪽 사면 좁은 길을 지나서야 능선길로 이어집니다.

채계산 능선은 바위로 이루어진 암릉(巖陵)입니다.

특히 시원하게 펼쳐진 서쪽 풍경을 보면서 걷게 됩니다.

능선에서 북쪽 체계산 방향을 바라보니 한반도 지형이 보입니다.

산과 강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특별한 한반도 풍경입니다.

암릉 등산로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서쪽 사면은 절벽에 가까운 곳이 많아 아찔한 풍경이 반복됩니다.

조금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등산하면서 볼 수 있는 최고의 풍경을 보았습니다.

같은 장소이지만 보는 위치와 각도에 다라서 조금씩 다른 느낌으로 전해집니다.

칼바위 능선 구간에는 로프가 있어 안전하게 지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더 심한 구간은 나무 계단길이 설치되어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산 아래쪽 섬진강에 놓인 다리 건너편이 옛날 원(院)이 있었던 원촌(院村)마을입니다.

능선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산과 들의 조화를 이룬 풍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산봉우리가 끝없이 이어져 병풍을 이룬 풍경은 순창의 지리적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산과 섬진강 사이에는 넓은 들판이 형성되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지형이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보여주는 풍경입니다.

채계산 정상으로 가는 마지막 구간은 더욱 아슬아슬합니다.

칼날 암릉에 기대어 놓은 철제 사다리가 아니었다면 정상에 오르기가 쉽지 않았겠습니다.

하지만 능선 중간중간 어려운 구간마다 목제와 철제 계단 시설이 잘 되어 있어 정상까지 편하게 오를 수 있었습니다.

정상에 올라 주변을 돌아보면서 잘 왔다는 말을 마음속으로 수없이 되뇌었습니다.
 

# 순창 체계산 사용 설명서 

채계산 정상을 찍고 다시 출렁다리 방향으로 돌아서 내려왔습니다.

전문 등산을 목적으로 한다면 정상을 지나 남쪽 하산 지점을 선택해서 가도 좋겠습니다.

가벼운 등산을 생각한다면 출렁다리 방향으로 올라와 다리를 건넌 뒤 채계산 정상까지 다녀오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제는 순창 채계산이 자랑하는 출렁다리와 암릉에서 내려다보이는 섬진강 풍경까지 제대로 즐겨 보세요.

/전북도 블로그기자단 '전북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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