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출신의 걸출한 정치인 정세균(SK)은 1950년 생이다. 만으로는 현재 72세. 국회 6선으로 국회의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SK는 최근 전북 현안의 핵심 축으로 활동 중이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과 이차전지 특화단지 전북 유치를 위한 명예위원장으로 왕성하게 움직이고 있다.

전북 정치사에 한 획을 긋고 있는 SK 정치의 특장점은 '도전'과 '결단'이다. 정 전 총리는 지난 2012년 19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이전 및 서울 종로 출마를 결단했다. 국회의원 4선을 만들어 준 진안무주장수, 자신의 텃밭 지역구를 떠나 정치1번지 서울 종로에서 새 도전에 나섰다.

지역구 이전과 서울에서의 도전 명분은 민주당의 외연 확대였다. 당시 호남권에 집중된 민주당세를 수도권으로 북상시키기 위해선 중진 정치인들의 수도권 출마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있었고, 그 여론을 정 전 총리가 직접 받아들인 것. 서울에서 승리한다면 전북 정치의 외연과 파워도 당연히 강화된다.  

SK는 19대 총선거에서 보수정당의 거물 인사인 홍사덕 전 의원을 눌렀고, 20대 총선에선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던 오세훈 현 서울시장을 꺾는 기염을 토했다. 보수정당 후보를 연속으로 꺾으면서 진보정당의 핵심 축을 형성할 수 있었다. 과연 정 전 총리가 '안전하게' 진안무주장수임실 지역구에서 6선을 했다면 현재의 SK가 있었을까?

정 전 총리가 서울 종로에 출마할 당시 그의 나이는 62세였다.  

지난 2020년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전북과 광주전남의 호남권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이 휩쓸었지만 유독 한 곳만 달랐다. 남원임실순창의 무소속 이용호 당선자였다. 이 의원은 지난 2022년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면서 소속정당을 국민의힘으로 선택했다. 현재 호남권내 유일한 보수정당 소속 현역 의원이다.  

이용호 의원은 정세균 전 총리보다 10살 아래인 1960년 생이다. 올해 62세다. 정세균 전 총리가 지역을 서울로 옮긴 것도 62세 때다. 어쩌면 '특별한' 정치인들에게는 전북 발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62세에 오는가 보다.

이용호 의원도 전북 발전을 위해선 외연 확대의 필요성을 느껴 왔다. 이 의원은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2번이나 연속으로 비(非)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했다. 내년 총선에서도 국민의힘 소속으로 힘겨운 대결을 펼쳐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적잖은 경쟁력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의원이 내년 22대 총선에서 서울 도전을 선언한다면 전북으로선 또 다른 기회를 맞게 된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호남권 출신 보수정당 정치인의 상징성을 갖고 있다. 이 의원이 서울로 옮겨 당선된다면 전북은 또 한 명의 유력 정치인을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그래서 이 의원이 정세균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서울 도전이라는 큰 꿈을 실현할지 정가 관심이 집중된다.

만일 서울로 나선다면 보수정당의 심장인 서울 강남권이나 이 의원이 거주했던 서울 마포권에서 새 도전을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물론 남원임실순창의 지역주민들과 상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왕이면 화끈한 서울 승부를 통해 전북 외연 확장에 나서는 것도 멋지지 않을까.

/김일현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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