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4월 주택매매거래 1,791건
전월대비 8.9% 하락 상승세 꺾여
한은 금리인상 이후 안정세 유지
미분양 주택 3천903호로 68호↓
준공후 미분양도 줄어 긍정시그널

전북 아파트값 -0.05% 하락
매주 하향곡선 낙폭도 커져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지수
94.4p로 올해 들어 '고공행진'
주택매입 계획 응답자 68.7%
하반기-내년 상반기 매입계획
47.4% "전-월세→내 집 마련"
31.1% "주택값 아직 비싸" 인식

주택매매시장 금리변동 변수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 반등
금리 하향 안정화 기다렸다가
투자시기-규모 결정방법 tip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 심리가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곳곳에서 집값 바닥론의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집값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해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수도권과 지방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이 하락에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만 주택매매거래는 아직까지 활발하지 않다. 집을 사려고 주저하는 사람들은 상승세로 돌아선 집값이 또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섣부른 판단을 할 수가 없다.

내 집 마련의 적기를 알려주는 ‘저점 신호’에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주택매매거래량이 늘어날 때, 금리가 떨어질 때, 미분양 주택이 줄어들 때는 ‘집을 사야 하지 않을까’하는 ‘시그널’로 받아들일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거래절벽’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던 거래량이 일부 회복되면서 빠르게 쌓여가던 미분양 주택이 감소하는 것은 긍정적 신호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가파르게 오르던 시중금리가 같은 해 11월을 정점으로 최근까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다행이다. 

집은 언제 사야 하나? 언제 매입을 해야 손해를 줄이거나 이득을 볼 수 있을까?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지만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최선의 선택을 위한 ‘내 집 마련의 길’을 따라가 본다.
/편집자주
 

▲떨어질 대로 떨어진 아파트값...바닥론이 대세?

전주에 살고 있는 A씨는 요즘 집값이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는 생각에 새로 살 집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 중개사무소 이곳 저곳을 찾아 다니고 있다.

8년 전 구축 아파트를 샀는데 오래된 헌집살이를 접고 조금은 새 집 같은 집에서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에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중개사무소 여기저기를 둘러봐도 이사 시점을 결정하기에는 마뜩잖은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최근까지 아파트값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추세였지만,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방에서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전북지역에서도 조만간 집값이 상승세를 탈 가능성도 있다. 

주택시장이 언제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기 때문에 집을 갈아타려는 ‘타이밍’ 맞추기가 어려운 A씨는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들어 아파트값 하락폭이 줄어들면서 집값을 두고 바닥논쟁이 일고 있다.

지난해까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던 집값이 올해 들어 반등하면서 지금이 집을 살 시기가 맞는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한 상황이다. ‘집 살 때가 왔다’는 의견과 ‘아직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는 형국이다.

문제는 내 집 마련의 적기가 집값 바닥 지점과 맞닿아야 하는데 그 시기를 점치기 위해서는 면밀한 시장 파악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만일 집값의 바닥이 확실하다면 당장 지금이라도 집을 사도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면 좀 더 기다리며 시기 조절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집값 바닥논쟁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 시각에서 내 집 마련의 적기를 알려주는 부동산 시장의 저점신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주택매매거래량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거래량은 부동산 시장이 저점임을 알 수 있는 가장 객관적 지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 4월 주택 통계 발표’에 따르면 전북지역 4월 주택매매거래가 신고일 기준 1천791건으로 집계돼 전월 1천966건 대비 8.9%,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1.3% 감소했다.

전북은 지난 1월 1천134건, 2월 1천648건, 3월 1천966건으로 상승세가 지속돼 왔다. 하지만 지난 4월 들어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4월) 국토부가 발표한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총 4만7천555건으로 한 달 전인 3월 5만2천333건보다 9.1% 줄었다.

지방과 수도권은 주택매매거래에서 온도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 사실이다. 

월평균 주택매매거래량이 증가 또는 유지될 수 있다면 향후 상당기간 시장은 안정적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택매매거래량 증가가 일회성에 그친다면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금리가 떨어질 때를 잘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은행의 첫 금리인상 이후 지난해 상반기부터 가파르게 오르던 시장금리는 같은 해 11월을 정점으로 최근까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치솟던 대출금리가 최근 들어 일부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에는 아직은 부담스러운 금리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막연하게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분양 주택이 줄어들 때를 기다리는 것도 내 집 마련의 한 방법이다.

국토부가 발표한 지난 4월 전북지역 미분양 주택은 3천903호로 전월 3천971호 보다 1.7%인 68호가 감소했다. 악성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전북의 준공 후 미분양도 지난달 78호에서 전달 80호 보다 2.5%(2호)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도 미분양 주택은 7만1천365호로 전월 7만2천104호 보다 1.0%(739호) 줄었다.

올해 들어 소폭 반등하고 있는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와 함께 지난해 거래절벽 수준이었던 거래량이 일부 회복되면서 빠르게 쌓여가던 미분양 주택이 감소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미분양 주택이 조금씩 줄어들어도 미분양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며 “미분양 규모가 상당한 수준까지 줄어들지 않는 이상 주택시장의 상승을 점치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진단을 내놨다.
 

▲“집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긍정ㆍ부정의 시그널

지난 1월 이후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금리 인상 기조는 주춤해졌다.

전북지역의 집값은 매주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낙폭도 커지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이달 3주 주간(19일 기준) 전북지역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0.05% 도 하락했다. 하락폭은 전주(12일 기준) -0.06%보다 축소됐지만 여전히 내리막길이다.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가 유지되면서 전국 부동산 시장의 소비자 심리지수도 1년만에 100.2p를 넘어섰다. 지난 4월(97.4) 대비 2.8p 오른 수치다. 

수도권은 전달보다 4p 오른 102.1p, 비수도권은 1.4p 오른 98.1p를 기록했다.

광주ㆍ전라권에 해당하는 전북의 부동산 시장 소비자 심리지수는 지난달 기준 94.4p를 기록했다. 전달 97.8p보다 조금 떨어졌지만 올해 들어 점차 ‘고공행진’ 하는 분위기다.

특히 전국 주택부문에서는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가 크게 올랐다. 

지난달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2p로, 지난 4월(107.7p) 대비 4.3p 증가했다. 

수도권 주택매매시장도 115.1p로 전달보다 5.4p 오르며 다시 ‘상승 국면’에 들어섰다.

부동산 소비심리지수는 100을 넘으면 전월과 비교해 가격 상승과 거래 증가 응답자가 많다는 의미다. 지수가 95 미만이면 하강 국면,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구분된다. 95 이상~115 미만은 보합 국면으로 분류된다.

시장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주택 매입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도 나와 흥미롭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주택 매입, 매도 계획을 알아보기 위해 부동산 중개 서비스 플랫폼 ㈜직방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내 집 마련’을 위한 응답자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전체 1천56명 중 68.7%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결과는 지난 2022년 11월에 주택 매입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60.2%에 비해 8.5%p나 상승한 결과다. 현재 여전히 금리가 높지만 기준금리는 동결되고 급매 거래가 이뤄지면서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는 매수를 고려하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주택을 매입하려는 가장 큰 이유로 ‘전ㆍ월세에서 자가로 내 집 마련’ 응답자가 47.4%를 차지했다. 

이어 △거주 지역 이동(18.2%) △면적 확대, 축소 이동(12.6%) △시세 차익 등 투자 목적(9.7%) △거주 구성원 변경으로 합가ㆍ분가 등(6.6%) △임대 수입 목적(2.2%) 등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조사 결과보다 ‘전ㆍ월세에서 자가로 내 집 마련’과 ‘시세 차익 등 투자 목적’ 응답 비율이 각각 2.5%p, 3.5%p 증가해 실거주 매수와 투자 매수 의향이 늘어났다.

주택 매입 계획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그 이유로 ‘주택 가격이 너무 비싸서’(31.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 가격이 하향 조정되면서 저가 매물이 거래됐지만, 아직도 주택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 수요자는 매입을 꺼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가격이 하락할 것 같아서’(21.1%), ‘거주?보유 주택이 있고 추가 매입 의사가 없어서’(18.4%), ‘전반적인 경기 불황’(12.7%), ‘대출 금리 인상 부담이 커서’(11.8%)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2022년 말에는 ‘가격이 하락할 것 같아서’가 33.0%로 가장 많았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주택 매도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중 41.6%가 ‘있다’로 응답했다.

올해 하반기 주택매매시장을 전망하는 의견은 분분하다. 다양한 전망 가운데 가장 큰 변수로 대다수가 ‘금리 변동’을 꼽았다. 

이 같은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주택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설문조사 결과처럼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는 주택을 매입하려는 의사가 지난해 말보다 크게 증가했다. 

직방 관계자는 “주택 매입 의사가 늘어나고 실거주와 투자 목적 수요가 모두 증가한 만큼 지난 2~3년 수준의 급격한 가격 상승과 거래량 급증까지는 아니지만, 저가 매물이나 가격 회복이 기대되는 곳 위주로 꾸준하게 거래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향 안정화…눈에 띠게 감소…“이 때를 기다려라!”

아파트값 바닥논쟁은 1.3 부동산 대책 이후 거래량 증가와 급매물이 빠지고 정상매물이 하나 둘씩 등장하면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서 매주 발표하는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가 지난해까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 반등하면서 집을 살 시기를 저울질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집값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 바닥을 보이다가 조금씩 오르는 분위기를 보면서 이제 집을 살 때가 왔다는 의견과 아직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양립하고 있다.

치솟던 대출금리를 살펴보면 최근 들어 일부 낮아진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금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앞으로도 계속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도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명한 투자자라면 금리가 하향 안정화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투자 시기와 규모를 결정하는 것이 좋을 방법일 것이다.

쌓여가던 미분양 주택이 감소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 가운데 하나다.

미분양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들지 않는 이상 주택 구입의 시기가 왔다는 생각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지금 상황에서 주택 구매를 위해 많은 대출을 받는 것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시기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가격의 바닥이 확실하다면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하겠지만 추가 하락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된다면 좀 더 기다려 보는 편이 좋겠다”며 “내 집 마련의 적기와 부동산 시장의 저점을 잘 따져본 뒤 집 사는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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