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택 국회의원
/이원택 국회의원

2011년 3월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사고로 녹아내린 핵연료봉을 냉각시키기 위해서 하루에도 180톤 가량의 냉각수를 펌프로 주입하고 있는데 핵연료봉과 직접 접촉한 냉각수가 바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다.

오염수 안에는 삼중수소, 세슘, 스트론튬, 탄소-14, 플루토늄 등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64개의 핵종이 들어있다.

일본 정부는 137만톤의 원전 오염수를 다핵종저감설비(ALPS)로 정화하여 앞으로 30년 동안 전 인류의 공동자산인 해양에 방류할 계획이다. 인류는 지금까지 30년 동안 장기적으로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한 선례가 없다.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게 되면 나쁜 선례가 되어 해양환경은 걷잡을 수 없게 오염될 것이다.

정부는 일본에게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대한 부당함을 지적하지는 못할 망정, 각 국가나 환경전문단체가 일본 원전 오염수를 철저하고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일본 정부에게 후쿠시마 원전 현장공개와 철저한 자료제출, 독자적 시료 채취 등을 요구하는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를 괴담이라는 프레임을 씌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을 계속적으로 비판한 국내 원자핵공학의 최고 권위자인 서균열 서울대 명예교수도 괴담을 유포한다고 어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오염수 해양방류를 인정하는 목소리 외에는 모두가 괴담이 되는 시대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 18일 당정협의회를 갖고 괴담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한덕수 총리는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괴담유포는 사법처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전 오염수를 정화처리하는 ALPS의 성능은 아직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 ALPS로 1차 정화한 오염수의 70%에서 세슘, 요오드, 스트론튬 등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이 법적 기준치 이상 포함돼 있고 일부탱크에서 스트론튬90 등이 기준치의 2만배 넘게 검출되었다.

도쿄전력은 ALPS의 오염물질 여과필터 25개중 24개 손상된 것을 숨기다가 2021년에 시인했다. 우리 정부도 ALPS의 설비부식, 전처리설비 필터문제 등 8건의 고장사례를 확보하여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IAEA의 검토대상에서 ALPS의 성능 검토는 빠졌다. IAEA는 처음부터 ALPS성능을 검토할 생각이 없었다. 오염수의 시료에도 문제가 많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교반설비(골고루 섞어주는 것)가 없어 오염수의 표층만 채취하였다고 밝혔다.

지난 1년 동안 오염수를 독자 검증한 태평양도서국포럼 과학자들도 “일본이 제공한 시료·자료 등이 일관성 없고, 부적합하며, 편향적인 데이터로 분석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였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반박조차 못하고 사실상 잘못된 테이터임을 시인하는 꼴이다.

일본 교토통신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일본 방문 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국민들의 이해를 구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하였다.

한덕수 총리는 원전 오염수가 음용수에 적합하면 마시겠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일본 정부조차 피폭 가능성을 염려하여 음용수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는데, 한국의 총리가 오염수를 마치 마실 수 있는 냥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진실이 괴담이 되는 시대다. 진실을 말하는 것이 괴담이 된다면, 2019년 “일본의 해양환경이 방사능 물질의 잠재적 위험이 있는 해양환경이라고 판단하고, 한국 정부의 후쿠시마 인근현 수산물 수입금지가 정당하다”는 WTO의 판결도 괴담이 되어야 하며,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거대한 거짓말로 세상을 속이고, 가장 저렴한 선택을 했다”는 그린피스 보고서도 괴담이 되어야 하며, “오염수 방류의 부당함”을 지적한 태평양도서국포럼 과학자들의 말도 괴담이 되어야 한다.

/이원택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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