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2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사실상 서울 출마 입장을 밝힌 이용호 의원(국민의힘 남원임실순창)은 "정세균, 이낙연 전 국무총리처럼 호남 정치의 외연 확대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역 여론을 잘 들었고 전북, 호남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 달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세균, 이낙연 두 정치 선배를 거명하고 호남 정치의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전북을 기반으로 한 정세균, 전남도지사까지 지낸 이낙연 전 총리. 두 전직 총리는 호남을 떠나 서울 종로에서 정치 생명을 건 승부수를 던졌고 결국 성공했다.    

현 21대 국회의 호남 유일 비(非)민주당 소속인 이용호 의원이 22대 총선에선 남원임실순창을 떠나 서울에서 3선에 도전한다. 출마 예상 지역은 강남권과 마포권이 예상된다. 만일 이 의원이 서울에 출마해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호남 정치의 외연 확장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의원의 출마지는 여권 지도부가 내년 총선거의 ‘전략지도’를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 의원에게 호남권 선거를 총괄하는 비례대표 후보를 맡기거나 또는 서울 강남-마포 지역구 출마다. 

지역구의 경우 강남권은 갑, 을, 병 3개 선거구가 있는데 보수정당의 심장으로 불린다. 강남권은 주요 선거 때마다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 카드가 유효한 지역으로 꼽힌다. 실제, 국민의힘은 지난 21대 국회의원 총선 당시 북한 출신 태영호 전 외교관을 강남갑에 공천해 기존의 공천 틀을 완전히 깬 바 있다. 

이용호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면서 호남 유일의 국민의힘 의원이 됐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정부는 이 의원에 대해 일정부분 정치적 '보상', '배려'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다. 만일 이 의원을 강남권으로 보낸다면 영남-호남의 통합이라는 상징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보수정당의 '동서화합', '서진전략'의 진정성도 돋보일 수 있다.

이와 함께 마포권도 이 의원에게 적합한 곳으로 분류된다.  

마포권은 민주계열 및 호남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혀왔다. 특히 마포갑은 이 곳에서 전설적 정치인으로 통했던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이 국회의원(5선)과 구청장(재선)을 지냈고 현재는 아들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4선으로 활동 중이다. 국민의힘으로선 험지로 꼽히는 곳이어서 이 의원의 도전 명분도 충분하다.  

마포갑에서 특이한 점은 마포구청장 선거였다. 현 박강수 구청장은 국민의힘 소속이고 전임 유동균 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두 인사는 모두 전북 고창 출신이다. 서울 선거에서 여야 유력 후보가 모두 고창 출신인 사례는 희귀하다. 

그래서 마포는, 좁게는 고창 넓게는 전북 출신의 영향력이 크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이 의원 입장에선 본인이 전북 출신이라는 점과 집권여당의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마포갑 도전이 마음에 끌릴 수 있다. 

내년 총선에서 이 의원이 어느 곳에 도전하든 그는 화제의 정치인이 될 것이다. 이 의원으로선 먼저 당 공천을 받는 게 중요한데, 동서화합-서진전략을 강력히 추진 중인 보수정당이 그를 어떻게 ‘대우’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김일현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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