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규상-윤성호-문창환작가
수공예+디지털 작품 선봬

2023 함께 만드는 뮤지엄 ‘연결된 세계’ 전시가 8월 6일까지 교동미술관에서 진행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3 함께 만드는 뮤지엄’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윤규상, 윤성호, 문창환 등 3명의 작가가 영상과 설치 등 30여점을 선보인다.

교동미술관은 지난 5월, ‘무빙브릿지Moving Bridge─아시아 펠로우쉽’ 전시를 통해 타이난 응용과기대학과의 국제 협력네트워크를 이뤄내며 생태와 지속가능성, 생존을 주제로 한 한국과 대만작가들의 예술적 사유를 담은 회화, 설치, 조각, 영상 및 AR기술 반응형 작품 등을 선보였다.

교동미술관의 공간정체성에서 출발하여 시대와 장르,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려는 시도로써 그 연장선 상에서 기획된 전시가 개최된다. 2023 함께 만드는 뮤지엄 2부 ‘연결된 세계Connected world’ 전시는 지역 전통공예 명장과 인터랙션기반 미디어아트 작가와의 협업으로 사운드스케이프 몰입형 공간을 조성한다. 지역 전통공예의 명맥을 잇는 우산장 윤규상 명인과 후계자 윤성호 작가, 미디어아티스트 문창환 작가의 만남으로 이뤄지는 연대의 장을 통해 동시대미술의 현재와 가능성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일반적인 미술관의 물리적 제약과 제도에서 벗어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콜라보 형태로서 전시를 다루고자 하는 기획 의도가 담겨있다. 수공예와 디지털의 교감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공감과 프로젝트의 실현을 목적으로, 관객은 감상자가 아닌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참여자로 자연스럽게 개입하여 프로젝트와 상호작용하게 한다. 지우산은 전남 담양에서 자란 대나무와 전주에서 생산된 종이에 윤규상 명인의 솜씨가 녹아들어 공예의 미학을 보여준다. 동시에, 자연을 대상으로 큰 호수 위에 무수한 나무가 우거진 산맥이 등장하는 문창환의 영상은 지우산의 소재인 대나무와 닥나무가 자연이 빚어낸 최상의 자연적 산물이라는 사실과 공예품의 아름다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이번 전시는 근대 이후 자연과학의 발달과 산업화로 자연에 대한 폭력과 일종의 부작용을 확인하고 자연의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시간과 공간이 만나는 해석방식에 대한 제안임을 알 수 있다. 그냥 단순히 지우산을 공예품으로 보는 절대화된 시각에서 사물과 공간을 바라보던 습관을 내려놓고 순간과 무한 사이의 틈 가운데 자연의 소중함을 순수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에 대한 흥미로운 생각을 나누는 장으로서 역할이다. 수공예와 디지털의 만남이 다소 생경하게 보일 수도 있으나 서로 다른 사물이 같은 장소에서 만나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끌어내어 인간과 자연이 함께 호흡하며 공존하고 상생할 때, 아름답고 영원할 수 있는 예술품이 탄생한다는 소중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김선태 미술평론가는 “미디어 혹은 디지털 장치를 이용한 인터페이스 전시는 친숙한 일상으로부터 또 다른 차원으로 안내하는 통로로 역할을 한다. 그것은 순간을 영원으로 고양하고 영원을 순간 속에 압축한다”며 “작품은 인간은 방대한 우주라는 숲 가운데에 다른 생명체들과 공존하며 사는 긍정적 방향을 제시한다. 인간의 문화가 자연적인 질서의 파괴를 넘어서서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소중한 교훈을 남겨준다”고 밝혔다.

교동미술관 김완순 관장은 “예술표현의 방식이 점차 다양해지고 새로운 예술적 시도들이 지속되는 가운데도 묵묵히 지역 전통공예의 맥을 이어오고 계시는 무형문화재 우산장 윤규상 선생님과 후계자이신 윤성호 선생님을 통해 지역 미술의 근본과 가치를 되돌아 보고자한다”며 “더불어, 예술과 기술 융합으로 인간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재조명하며 디지털아트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는 미디어아티스트 문창환 작가의 작업과 연결함으로써 장르와 세대를 넘어 보다 역동적인 커뮤니케이션의 현장을 만들어낼 예정이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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