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원 서도역 & 익산 춘포역

미스터 선샤인 촬영지 유명
기찻길 양옆 메타세쿼이아 길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1930년대 서정적 낭만 즐겨

근대역사보고 춘포마을
국내서 가장 오래된 역
소박한 시골 간이역 감성
다양한 놀이시설도 마련

저는 기찻길 하면 땡땡땡~하는 신호음, 신호등, 자전거, 풀꽃, 삶은 달걀, 설렘, 여행 .. 이러한 단어들이 떠오릅니다. 매 순간 만남과 이별이 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설렘과 아쉬움을 간직한 채 지금은 문을 닫은 폐역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기차역은 다양한 편의 시설과 쇼핑몰까지 겸비한 곳도 있을 정도로 시설이 좋아졌습니다.

당연히 낡고 불편한 것보다는 깨끗하고 편리한 서비스가 있는 요즘 기차역이 더 좋습니다만,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했던 폐역은 또 다른 감성을 자극하곤 합니다.

오늘은 전북 남원의 서도역과 익산의 춘포역으로 레트로 감성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함께하실까요?

 

# 시가 술술~읊어지는 서정적인 공간 - 남원 구, 서도역 영상 촬영지

남원 서도역은 작은 시골마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서도역은 1934년 간이역으로 시작해 1937년 일반역으로 승격되었지만 2002년 전라선의 재배치로 폐역이 되었습니다. 철거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질뻔하였지만 역을 보존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염원을 받아들여 남원시가 철도청으로부터 역사와 부지를 매입했습니다. 현재는 복원작업을 통해 드라마 촬영지, 여행지로 재탄생 했습니다.

그 유명한 미스터 선샤인의 촬영지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최명희 작가 대하소설 혼불의 주 무대이자 동주, 간이역, 해어화 등의 다양한 드라마, 영화, 소설의 배경이 된 곳입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마지막에 들른 서도역의 모습은 감성 그 자체였습니다.

약간의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고, 하늘은 구름이 꼈지만 살짝 비치는 하늘에선 주홍빛 노을이 빛나는 아주 멋진 날이었는데요.

서도역의 풍경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날이었습니다.

폐역이라고 해서 딱히 볼거리는 없고, 오래된 기찻길 정도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잔디밭과 정원을 잘 가꿔놓았고, 메타세쿼이아길까지 조성해 놓아서 이곳은 그야말로 '인생 사진 성지'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가칫길 양옆으로 메타세쿼이아 길이 이어지고, 걷기 좋게 데크길 까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늘 한적한 곳이라 여유롭게 사진촬영도 하고 기찻길 따라 걸어도 봤습니다.

대합실 내부에는 서도역의 역사와 그 당시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는데요.

너무 늦게 가서인지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그래도 서도역은 대합실 내부보다는 야외가 '진짜'이기 때문에 혹시나 대합실이 문을 닫고 있더라도 실망하지 마세요

기찻길 따라 심어져 있는 나무들이 멋스럽고, 높은 건물이 없어서 탁 트인 풍경이 힐링이 되는 곳입니다.

서도역만큼이나 오래되어 보이는 자전거가 소품처럼 놓여 있었는데요. 뻑뻑하기는 해도 굴러가기도 해서 사진촬영용으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서도역에 방문하시는 분들이 이 자전거를 소중한 소품으로 잘 쓰고 계시죠! 다른 분들을 위해 자전거를 망가트리거나 험하게 쓰면 안 되겠죠?

노을 질 무렵 남원 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들렀던 서도역은 기억에 남을 정도로 멋지고 서정적인 공간이었습니다.

시를 쓸 줄 모르는데도, 이곳에서라면 시가 줄줄 써질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영상 촬영지라는 이름답게 정말 많은 작품들에 배경이 된 곳임에도 늘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가진 소중한 곳입니다.

 

#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역 - 익산 춘포역

익산 춘포역은 현존하는 대한민국 역 중에서 가장 오래된 역이라고 합니다.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춘포역이 위치한 춘포리는 작은 시골 동네인데요. 일제강점기 당시 호남지역 농업 수탈 지역이었던 익산 춘포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일본인이 운영했던 공장과 농장, 가옥 등이 있어 들러보면 좋은 곳입니다.

남원 서도 역처럼 넓은 잔디와 메타세쿼이아 길은 없지만 정말로 소박한 시골 간이역을 느껴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앞마당 쪽에는 기차모형이 있고 춘포 리트의 역사를 담은 작은 전시와 미끄럼틀, 그물 등놀이시설도 마련해 두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보수공사를 하는 듯 보였는데요.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보다 나은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서도역에 비해 그 규모가 매우 작지만 저는 이 간이역 감성도 참 좋았는데요. 건물 안에는 체험용 기장 옷이 걸려 있었습니다.

푸른빛이 감도는 옷과, 검은색이 있었고 모자도 비치되어 있어서 인증샷 찍기 좋아 보였습니다.

요즘 날씨가 더워서 긴팔 정장은 덥긴 해도, 인증샷용으로 잠깐 입어봤는데요. 오래된 간이역과 찰떡이었습니다.

춘포역에 오셨다가 춘포 마을 한 바퀴 돌아보시면서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의 잔재가 남은 일본 가옥, 공장, 농장 등을 둘러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남원의 서도역과 익산의 춘포역을 둘러봤는데요. 폐역이지만 따스한 온기는 여전히 남은 공간들이었습니다.

폐역으로 떠나는 전북 감성 여행! 어떠셨나요?

너무 매력적이지 않았나요? 전북 여행하시면서 두 곳 기억해 두셨다가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전북도 블로그기자단 '전북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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