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농경지 9천766ha 침수
산사태 14곳 등 피해 속출해
익산제방붕괴위험 주민대피
오늘까지 최대 200㎜비 주의

전북에 이틀째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군산시 공설운동장 뒤편 도로에 차들이 물에 잠겼다. /연합뉴스
전북에 이틀째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군산시 공설운동장 뒤편 도로에 차들이 물에 잠겼다. /연합뉴스

최근 나흘 동안 전북지역에 쏟아진 집중 호우로 1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농경지 1만여㏊가 침수됐으며 산사태가 속출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16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도내에서 벼 5천362㏊, 논콩 4천342㏊ 등 농경지 9천766㏊가 물에 잠겼다. 도로 7곳, 하천 9곳, 문화재 5곳, 산사태 14곳 등의 피해가 접수됐다.

연일 내린 폭우로 금강 하류에 있는 익산시 산북천 제방 붕괴 가능성이 커지자 이날 오전 6시부터 익산시 용안면 10개 마을 주민 600여 명은 용안초등학교와 용안어울림센터에 마련된 임시 거처로 이동했다.

대청댐 방류량 확대와 지속적인 호우로 금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용안면 석동배수장 인근의 산북천 제방에서 붕괴 위험이 감지되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농어촌공사 금강사업단은 많은 양의 빗물이 유입됨에 따라 전날 금강하굿둑 갑문 20개를 모두 개방했다.

익산시는 농어촌공사 결정에 따라 하천 범람과 제방 붕괴 우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들 마을 주민에게 사전 대피를 권고했다.

사유 시설 피해는 59건으로 확인됐다. 전날 새벽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1가 일원에 전기가 2시간 넘겨 끊겼다.

전주천변과 정읍천변, 남원 요천, 김제 원평, 장수 장계천요천, 순창 천변, 경천 등 둔치주차장 8곳은 사전 통제됐고, 10개 공원과 133개 탐방로도 통제 중이다. 하상도로 17개 구간(전주 13개완주 4개)과 하천 산책로 30개 노선, 여객선 전 항로도 통제되고 있다.

전날 익산 배수로에서 60대 주민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호우 관련이 아닌 안전사고로 분류됐다. 또 임실군 옥정호에서도 15일 수영하러 물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50대 남성이 실종돼 경찰과 소방 당국이 이틀째 수색을 벌이고 있다. 실종자는 당시 일행의 만류에도 “수영을 하겠다”며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도는 재해대책본부 비상 수준 3단계를 유지 중이며 공무원 등 1천500여 명이 비상근무 중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17일까지 도내에 50∼150㎜, 많은 곳은 200㎜ 이상의 비가 더 올 것으로 예상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연일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진 구간이 많으므로 산사태나 토사 유실, 축대 붕괴 등 피해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자정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도내 전역에 내린 비의 누적 강수량은 익산 함라가 499.5㎜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군산 480.3㎜, 익산 여산 448.5㎜, 군산산단 425.5㎜, 완주 375.7㎜, 김제 심포 329.5㎜, 전주 317.6㎜, 장수 316.5㎜ 등 순으로 나타났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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