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진청 '종횡무진 협업 프로젝트'

매년 90만톤 이상 건초 해외수입
알팔파 영양 풍부 사료가치 우수
축산농가 선호 국내서 재배어려워
국내 최초 알팔파 신품종 2종개발
논 중심 안정 재배기술도 확보해
'알파원-알파킹' 생산성 매우높아
건초 생산기술 '열풍 시스템' 유통
알팔파 건초 구입비용 44% 절감
풀사료 수급불안해소-가격안정
생산농가 소득향상 1석 3조 효과

알팔파는 전 세계에서 대표적인 풀사료로 이용돼 왔으며 국내 젖소와 한우 사육 농가에서 가장 선호하는 풀사료로 꼽힌다. 특히 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작물로 생산성과 사료가치가 우수해 ‘풀사료의 여왕(Queen of forages)’이라 불린다. 

국내에서 재배되지 않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최근 10년간 건초수입량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최근에는 국외 상황에 따라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산성의 토양과 낮은 비옥도, 물 빠짐 불량으로 재배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이후로 국내 재배는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하지만 최근 농촌진흥청이 ‘종횡무진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그 동안 전량 수입해온 풀사료인 ‘알팔파’ 품종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안정적인 재배 기술과 건초 생산 기술을 함께 확보해 국내 자급 기반을 구축한 배경과 의미를 살펴본다.

 

▲ 국내 풀사료 수급 현황과 품종개발 배경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풀사료 수급현황을 보면 소요량은 약 522만 톤이며 볏짚을 포함한 국내 생산량은 약 431만 톤으로 82.7%의 자급률을 보이고 있다. 

높은 자급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산 조사료 중 상대적으로 사료가치가 낮은 볏짚이 약 70%이며, 양질 풀사료는 30%로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매년 90만 톤 이상의 건초(비율 17.3%)를 미국과 호주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알팔파 품종개발의 배경을 살펴보면 알팔파는 영양이 풍부하고 사료가치가 우수해 축산농가에서 가장 선호하는 풀사료이다. 하지만 그 동안 국내 환경에서는 재배가 어렵다는 인식으로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최근 풀사료 주요 생산국의 기상이변, 환율ㆍ해상운임 상승, 지정학적 위험 등으로 국제 풀사료 가격의 변동이 심화되고 수급 불안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수입 통관량은 전년 동기 대비 8천 톤 감소했으며 현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알팔파의 국내 자급 기반을 마련해 자급할 수 있게 된다면, 축산농가에 품질 좋은 알팔파를 안정적으로 수입산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알팔파 건초 수입물량(2021년 기준, 191천톤)의 50% 국내생산 시, 연간 5,200만 달러(680억원, 2023. 4월 환율) 외화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 알팔파 국내 연구와 재배 현황은?

알팔파 국내 연구 최초의 기록은(1910년대~1950년대) 1906년 권업모범장에 국내 최초로 도입된 기록이 있다. 지난 1927년에 알팔파 품종 비교 시험을 추진했고 1950년대에 알팔파 품종 적응성ㆍ채종 시험이 있었지만 좋은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1960년대 알팔파 산지 초지 혼파 및 단파 재배시험 연구가 진행됐으며, 1980년대 생산성 향상을 위한 토양산도교정, 근류균 접종, 수입품종 적응성 관련 연구가 진행됐다. 

지난 2010년대 알팔파 해외 유전자원 수집과 우량 계통 육성이 시작됐다. 2023년 현재 국내 최조 알팔파 품종을 개발했으며 국내 안정재배 및 이용 기술 재정립하게 됐다. 

국내 재배 현황을 보면 1970~1980년대에 관공서 목장 위주로 소규모 시험 재배한 기록이 있다. 

2019년에 당진낙협에서 석문 간척지에 일반 토양을 복토해 2ha 규모로 알팔파를 재배했으나 습해 피해로 재배가 중단됐으며 이후 보고된 재배기록은 없다.
 

▲ 논 중심의 안정재배 기술 확보

알팔파 재배지를 빠르게 넓히기 위해 국내 풀사료 주요 생산 기반인 논에서의 벼 뒷그루 작물로 안정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과거 재배 어려움으로 꼽힌 토양 비옥도와 물 빠짐 문제를 줄일 수 있는 재배지 선정과 필수 양분을 포함한 시비 방법을 개발했다. 

또한 파종시기 및 방법, 잡초 및 해충 방제 기술도 마련했다. 

알팔파는 습해에 취약하기 때문에 물 빠짐이 잘 되지 않는 토양에서는 관련 시설 구비가 필수적이다. 연구진은 추가적으로 장마철 적응성과 생산성을 검토해 연중재배의 가능성도 확인할 방침이다.
 

※ 알파킹(좌), 알파원(우)
※ 알파킹(좌), 알파원(우)

▲ 국내 최초 ‘알팔파’ 신품종 ‘알파원’, ‘알파킹’ 개발

국립축산과학원은 지난 2015년부터 알팔파 국내외 유전자원 44품종을 수집하고 인공교배와 우수형질 선발을 통해 품종 개발에 나섰다. 2018년 우수 계통을 최종 선발해 2021년부터 생산성 검정과 지역 적응성 시험을 실시했으며, 올해 국내 환경에서 잘 자라는 ‘알파원’과 ‘알파킹’ 2품종을 개발했다.

국내에서는 전북 정읍을 비롯해 강원 평창, 충남 천안, 경남 진주 등 4개 지역에서 생산성 검정과 지역 적응성 시험을 실시했다.

신품종 ‘알파원’, ‘알파킹’과 세계 대표 품종으로 알려진 ‘버널’의 사료가치와 생산성 등을 비교(건물 기준)했다. 조단백질 함량은 2품종 모두 20% 이상으로 ‘버널’(18%)보다 높았으며, 소화율은 ‘알파원(85.6%)’과 ‘알파킹(79.5%)’이, ‘버널(71.5%)’보다 월등히 우수했다.

‘알파원’은 월동률 등 국내 환경 적응성이 우수해 1회 수확 시 생산성은 ‘버널’보다 5% 높았다. ‘알파킹’은 초기 자람 속도가 빠르고 재생력이 우수해 연 4회 수확 시 생산성이 ‘버널’보다 11% 높았다.
 

▲ 건초 생산 기술로 유통, 농가 이용 편의성 확보

국내 축산농가에서 가장 선호하는 저장 풀사료는 건초다. 수분이 낮아 저장과 사료배합이 편리하며 무게도 가벼워 유통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수확기 국내 날씨가 자연 건초를 생산하기 어려워 지난해 ‘열풍건초 생산 시스템’을 개발했다.

열풍건초 생산 시스템으로 생산한 알팔파 건초를 젖소에 먹인 결과 사료 섭취량과 우유 생산량 면에서 수입산을 대체하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농가에선 구입비용을 수입 알팔파 건초보다 많게는 44%까지 줄일 수 있다.

국내 알팔파 생산 기반 구축과 올해부터 시행한 전략작물직불제로 알팔파 재배와 건초 생산이 활발해지면 풀사료 수급 불안 해소와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풀사료 생산 농가의 소득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알파원’과 ‘알파킹’은 종자보급의 첫 단계인 품종보호출원을 완료했으며, 올해 가을 농가 실증사업으로 종자를 공급할 수 있도록 종자 채종포(10ha)를 조성했다. 

현재 종자 생산 전문업체에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는 국내 농가에 종자가 보급되어 생산이 가능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박범영 원장은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알팔파 안정 재배기술과 신품종이 국내 농가에 널리 보급되어 생산비 절감과 축산업경쟁력강화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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