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상호 NO! 전주풍남초교 학생들이 바꾸는 세상

토론수업 후 마약 문구 상호
상인에 편지 전달··· 업체상호
변경 "의견제시해줘 고마워"

“수업을 통해 마약이라는 이름이 붙은 가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옥마을 곳곳에 있는 마약** 사장님들께 이러한 제안이 담긴 편지를 전달하게 되었습니다.”

전주풍남초등학교 학생들의 마약 근절 의지가 담긴 편지 덕분에 한 업체가 상호를 변경해 화제를 낳았다.

김도신 풍남초 보건교사는 지난 6월 중 한 주간 약물예방 교육주간을 운영하면서 ‘한옥마을 마약** 광고의 문제점과 대안’을 주제로 토론수업을 진행했다.

5~6학년 71명의 학생들은 수업에서 느낀 점을 토대로 학교 인근의 한옥마을 상인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을 편지지에 정성스럽게 써 내렸다.

이들은 “마약이라는 단어가 들어감으로써 사람들이 마약을 쉽게 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외국인들이 이러한 간판을 보고 오해하시거나 놀라시고 꺼려하실 수 있다”면서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또 학생들은 상호를 바꿔 달라는 막연한 요청 대신 ‘소문난**’, ‘꿀맛**’, ‘원조**’ 등 순수하면서도 창의성이 담긴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해당 편지는 지난달 30일 전주 한옥마을 매장 두 곳에 전달됐다.

이후 한 상인은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학교 측에 손편지와 간식을 전달했다.

상인 A씨가 전달한 편지에는 “가게를 잘 설명하려는 마음으로 붙인 광고였는데, 마약이라는 말이 여러 가지로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면서 “아직은 어린 학생들인데 어른들이 놓친 부분을 생각해 내고, 또 용기를 내 편지로 좋은 의견을 제시해 줘서 고맙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A씨는 ‘마약**’대신 학생들이 제시한 ‘원조**’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한 후 간판과 홍보물 등에 게재된 ‘마약’ 문구를 모두 ‘원조’로 변경했다.

김도신 보건교사는 “별도의 연락은 없었지만, 나머지 한 업체도 광고 문구를 변경해 주셨다”며 감사를 표했다.

편지를 전달한 학생대표 6학년 황건하·차노영 학생은 “우리가 바꿀 수 있을까 기대반 의심반이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 너무 뿌듯하다”면서 “좋은 결심을 해주신 사장님께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남겼다.

A씨는 “언젠가는 문구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선뜻 실행하지 못하고 있던 참에 아이들의 편지를 읽고 최대한 신속히 교체했다”면서 “용기 내서 손수 편지를 전달하는 모습이 기특했다. 건의하고 피드백이 돌아오는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기쁨과 성취감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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