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예술가를 찾아서-국은예 에트
2018년 창단 스토리텔링 가미
탄생-삶-죽음 3부작 공연 주목
올해 '영별의 객' 노동운동가
전태일의 삶과 죽음이후 노동
환경의 변화 다뤄… 해금연주
국예은 주축 아쟁-드럼-신디
사이저등 '국은예 에트' 구성
심임택 교수-김정림 명인에
해금산조익혀 단원-교수활동
거쳐 프리랜서 전향 국은예류
해금산조 완성… 팀에 맞는
음악 찾기 고민 연출-기획공부
적극 국악-연극 협업 도자기
빚으며 라이브 연주-아이들
음악극등 색깔있는 무대 관심

 

국은예 에트의 활동이 심삼치 않다. 지난 해 음악극 ‘그들의 삶’을 선보인 바 있는 국은예 에트는 올해 전태일 열사를 중심으로 한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2018년 창단한 이후 창단연주회 ‘현현’을 시작으로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3부작 공연이 관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무대인 ‘어원의 기록’은 에트(etre)라는 단어의 어원에 대한 기록을 공연으로 남겼다면, 지난해 선보인 ‘그들의 삶’은 유관순 열사의 스승이며 국내 최초 웨슬리언 대학에서 여성문학사 학위를 받고 자주독립과 여성계몽에 평생을 헌신한 김란사에 대해 다뤘다.

첫 공연이 음악과 스토리텔링이 함께하는 실험적인 무대였다면 두 번째 무대는 더욱 깊이 있는 음악극으로 국은예 에트만의 색깔을 온전하게 보여줬다는 평이다. 두 번째 무대는 김란사의 친척이 직접 공연장까지 찾아 이들의 도전에 격려를 보냈다.

올해는 그동안 선보였던 탄생, 삶, 죽음 3부작 중 마지막인 죽음이다. ‘영별의 객’이란 주제로 인간의 탄생과 삶, 죽음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이야기를 녹여낼 예정이다. 주인공은 노동운동가 전태일로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다. 이를 위해 전태일기념관을 찾아 전태일의 삶과 죽음 이후 변화된 노동환경을 다룰 계획이다.

해금, 아쟁과 드럼, 신디사이저 등이 주를 이루고 있는 국은예 에트는 해금연주자 국은예를 주축으로 구성됐다.

 

어린 시절부터 모든 것에 관심과 열정이 많았고 무엇이든 경험을 해야 직성이 풀렸던 국은예 대표는 고등학교 재학시절 특별활동으로 접했던 사물놀이를 통해 국악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타악 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했지만 꾸준하게 해금 공부를 병행했고, 대학원에서 전공을 해금으로 바꿨다. 해금을 연주하던 친구의 영향도 있었지만 하나의 악기로 모든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심인택 교수에게 한범수류 해금산조를, 김정림 명인에게 지영희류 해금산조를 익혔다. 타악에 비해 어려운 길이었지만 중도포기란 없었다. 원하는 목표까지 가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포기할 수 없었다. 스스로 만족하는 음악을 만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오늘까지 이르렀다.

대학 졸업 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음악적 소양을 쌓아갔다. 지난 2006년부터 당시 전주전통문화센터가 운영했던 한벽예술단 비상임단원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해금을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아 무대에 오르는 게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해금연주곡을 구하기 어려워 해금연주 CD를 들으며 채보하고 연습하는 게 일상사였다.

2007년엔 결혼도 했다. 친구 소개로 만난 남편은 개그맨 시험을 응시할 정도로 유쾌한 남자였다. 결혼 후 연주활동을 병행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달이앙상블 단체를 통해 음악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음악교육에도 관심을 가져 10년 넘게 국악강사로도 활동했다.

전북도립국악원과도 인연이 있다. 교수부 야간부 해금 교수로 활동한 것이다. 하지만 둘째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국악원을 떠나야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현재는 정식교수로 국악원에 근무할 수 있었지만 내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속상한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프리랜서란 어려운 길을 택했다. 원하는 음악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주어지지만 그것조차 쉽지많은 않다. 원하는 음악이 정해진 것도 아니라 아직도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해 그 폭을 좁혀가고 있다. 원하는 음악을 찾아가는 과정인 셈이다.

피아졸라의 탱고가 좋아 해금으로 도전하기도 했으며, 국은예류 해금산조에 도전해 어렵지만 완성도 시켰다. 2020년엔 국은예 에트란 단체를 만들어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탄생과 삶, 죽음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음악을 선보여 기존 단체에서 보지 못한 색다름을 주고 싶었다. 100%는 아니지만 만족스런 음악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끝을 보기에는 멀었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이제 시작이라는 일념이다. 우리에게 맞는 음악이 무엇인지 아직도 고민중이다. 많은 작곡가들에게 곡을 받고 있지만 어떤 음악이 자신에게 맞는지 그 답을 찾아가고 있다.

연출이나 기획 공부를 통해 단순했던 기존 공연에서도 탈피해야 한다. 당장 올해말 진행예정인 3부작 공연이 끝나면 내년부터는 어떤 색깔을 보여줄지 고민 중이다. 하지만 고민을 하면 할수록 풍부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느낄 수 있음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국악과 연극의 협업을 비롯해 도자기를 빚으며 라이브 연주를 하고 그림을 그리며 악기를 다루는 것들을 상상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음악극도 고려 중이다. 생각보단 어렵지만 단순한 공연에서 벗어나 국은예 에트만의 색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 많은 관심을 바란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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