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엿한 5년차 청년농부 김훈대표
천혜자연환경 갖춘 장수서 터잡아
산양 20마리 키우며 100% 유기농
반려견 전용 산양유 공급 차별화
'생산-가공-포장-배송' 수작업
SNS-스마트스토어 유통판매뚫어
단골소비자 늘면서 매출도 안정적
이름 봄부터 늦가을 생산 당일판매
철저한 준비-단단한 마음가짐으로
귀농 도전한다면 누구든 성공 가능
"고객위한 '쉼의 농업' 실천하고파"

도시생활에 지친 이들은 누구나 한번쯤 귀농귀촌을 꿈꾼다. 매년 많은 이들이 귀농‧귀촌을 결심하지만 선뜻 도전하지는 못한다. 귀농귀촌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특히 귀농귀촌을 했을 때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할 수 있을지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은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에 ‘청년 귀농’과 관련된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면서 많은 청년이 경쟁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벗어나 시골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이에 장수군에서도 임대형 스마트팜 조성을 비롯해 농군사관학교 건립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농촌에서 살아보기’, ‘귀농‧귀촌 멘토-멘티’ 등 다양한 귀농‧귀촌 정책을 통해 귀농‧귀촌 활성화와 청년 농부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산양과 자연이 준 행복, 청년 농부라 행복해

“농업도 경영이라고 생각해요. 본인이 귀농을 결심했을 때 먹고 살 정도의 소득은 벌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 때 귀농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수군 계남면, 장안산으로 향하는 언덕 위에는 특별한 목장이 있다. 벌써 이곳에 자리잡은 지 5년째. 언덕 위 산양목장 김 훈(38세) 씨는 장수군으로 귀농을 결심한 후 매일을 바쁘게 보내고 있다. 서울이 고향인 김 대표는 2018년 도시를 떠나 이곳에 터를 잡았다.

“귀농을 결심하고 참 많은 곳을 살펴봤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 귀농박람회에서 장수군에 대해 우연히 듣게 됐는데, 지대가 높다는 것, 산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어떤 곳일까 궁금증이 생겨 캠핑 삼아 여행을 왔어요. 말 그대로 천혜의 자연환경과 가장 중요한 물이 많다는 것 등등 많은 조건들에 반해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김 대표는 현재 산양 20마리 가량을 키우고 있다. 그는 유기 인증을 받은 녹초지에서 유기 사료를 먹이며 언덕 위에서 자유롭게 산양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동물 관련 전공을 하며 동물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김 대표. 그는 동물들과 함께 살 수 있는 낙농과 산란업에 관심을 갖던 중 산양을 키우기로 결정하고 본격적으로 귀농에 뛰어들었다.

그가 생산하고 있는 제품은 반려견을 위한 산양유다. 최근 반려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트렌드에 맞게 반려견들에게 건강한 산양유를 제공하기 위해 그날그날 신선한 산양유를 유축해 유제품으로 생산해내고 있다.

“처음에 제가 이곳에서 반려견 전용 산양유를 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다들 3년 안에 털고 나갈 거라고 장담했었어요. 하지만 저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동물들과 함께 이곳에서 행복하게 뛰어놀 수 있고, 저희 가족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있는 소득도 낼 수 있어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산양유, 무엇이 다를까?

김 훈 대표의 산양유는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만 생산된다. 김 대표의 ‘언덕 위 산양목장’은 생산부터 가공, 포장, 배송까지 이뤄지는 단일목장으로 김 대표는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 한 병, 한 병 정성을 담은 수작업 산양유를 공급하고 있다.

이곳의 산양들은 마리당 330제곱미터 이상의 영양 가득한 유기농 목초를 섭취한다. 이렇게 건강하게 돌보며 얻은 산양유에는 비타민(A, E, B3, B6, B12)과 미네랄(아연, 인, 철, 마그네숨, 엽산, 구리 등)이 풍부하며, 공맥리놀렌산(CLA), 베타카로틴이 다량 함유돼 건강 회복과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귀농을 한다면 본인이 생산하는 생산물을 유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저 또한 이 산양유를 따로 판매할 수 있는 판로가 없었어요. 그래서 시작한 게 SNS와 스마트 스토어였습니다.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날 수 있도록 홍보해 지금의 단골들을 만든 거죠”

그는 생산물이 아무리 좋아도 판매가 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고 말하는 김 훈 대표. 그는 ‘청년농부’답게 SNS를 적극 활용해 산양유를 홍보했다. 그 덕분에 지금과 같은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해졌으며, 매일매일 유축한 산양유를 당일 모두 판매하고 있다.
 

▲귀농, 얕봤다간 큰 코 다쳐... 철저한 준비 필요

“자연 속에서 눈을 뜨고, 한적하고 여유로운 시골 생활을 꿈꾸면서 귀농을 결심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그동안 도시에서 살았던 삶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질 거예요. 철저한 준비와 함께 마음을 단단히 먹고 도전해야 하는 것이 귀농입니다”

김 대표는 귀농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이상에서 빨리 벗어나 현실을 봐야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내 일에 대한 확신과 준비만 되어 있다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많은 분들에 시골에서 답답하지 않냐고 하시는데 저에게 잘 사는 삶이란 돈을 많이 벌고,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보다는 동물들과 서로 교감하며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게 제게는 행복한 삶인 것 같아요”

앞으로 언덕 위 산양목장을 고객들을 위한 쉼터로 만들고 싶다는 김 훈 대표.

“일상에 지친 제 고객들이 이곳을 찾아와서 쉬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언덕 위 산양목장을 활용해서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쉼의 공간으로 만들어 산양도 직접 보고, 체험프로그램도 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쉼의 농업’을 실천해보고 싶습니다”

/장수=유일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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