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여년 새만금 드디어 자리잡나

새만금 1987년 대선공약 발표
91년 첫삽-2010년 방조제완공
尹, 기업 바글거리는 곳 조성

LS그룹 새만금 1조8천억 투자
지정남발 지적속 이차전지 거점
3년간 9조 투자유치 성과이뤄

항만 등 인프라 구축에 中인접
새만금잼버리 큰 축제 진행중
청소년 국제적 네트워크 기대

3일 오후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델타구역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델타구역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의 미래, 전북의 희망으로 불리는 새만금. 

그러나 지난 30여년 세월 동안, 새만금 발전 속도가 느리다보니 한 때는 전북의 애물단지로 지적 받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더욱이 새만금 관련 국가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핵심사업 예산을 포기했던 것도 부지기수. 

시민사회, 환경단체 등의 시위로 환경영향평가를 받는 등 수 년간 멈춰서기도 했다. 

그랬던 새만금이 이제 전북의 희망이 되고 있다.  

내년 1월의 전북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전북 미래의 새 기반이 될 새만금. 

숱한 역경과 30년 간의 우여곡절을 거친 새만금이 이제 기회의 땅으로 자리잡을 것인가.
/편집자주

 

/새만금 지지부진 30년 종지부, 도약 발판 마련/

1987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당시 노태우 민정당 후보는 새만금사업을 대선공약으로 발표했다. 전북 표심을 얻기 위해서였지만 결과적으로 새만금은 보수정당에서 첫 발을 디뎠다.     

1991년 사업이 시작됐고 2010년에서야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됐다. 

문재인 정부에선 태양광과 풍력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만드는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평화당은 이를 강력히 반대했다. 20대 국회, 김제부안이 지역구였던 김종회 (전) 의원은 "태양광 설치하려고 방조제 막고 새만금을 한 게 아니다. 획기적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정동영, 유성엽  등 당시 지도부 인사들도 태양광 등에 반대했다.  

아이러니지만 새만금은 보수정부에서 개발 속도가 더 빨라지는 분위기다. 집권당인 국민의힘은 이 부분을 집중 홍보하기도 한다. 

지난 7월27일, 새만금개발청에서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기현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2013년에 새만금청이 설립되었는데 그 이후 지금까지 총 8조 1,000억원의 투자유치가 있었습니다만 그중에서 80%가 넘는 6조 6,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는 윤석열 정부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80%가 넘는 투자유치를 했다는 것이 통계로 나타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것은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와 투자를 높이겠다고 하는 규제완화 정책들이 기업들로 하여금 새만금에 눈을 돌리게 한 것이다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자 시절에도 새만금에 기업이 바글바글거리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일반적인 정치인의 화법이 아니라서인지 정치신인의 '화끈한' 발언이라는 평이 많았다.   

이런 인연 때문인지 윤 대통령은 여름 휴가 첫 날인 2일 새만금을 찾았다. 이차전지 투자협약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물론 보수정당 입장에선 운이 좋은 것일 수도 있다. 지지부진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새만금을 계속 추진해 온 건 진보정당이기 때문이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LS 등 연이은 대규모 투자유치/

대기업 LS그룹이 새만금에 1조 8천억 원 규모의 이차전지 소재 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경쟁 특화단지 가운데에서도 두드러진 기업 투자∙유치 실적을 이어가며 국내 이차전지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정 남발과 후발 주자의 한계를 지적 받아 왔지만 잇단 투자 유치로 국내 이차전지 산업의 미래를 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 LS그룹은 2일 새만금에 1조 8천억 원 규모의 이차전지 소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새만금은 경쟁 특화단지 가운데에서도 두드러진 기업 투자∙유치 실적을 이어가며, 국내 이차전지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LS그룹은 현재 배터리와 전기차 등 미래 첨단 전략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새만금산단 제 5공구에 이차전지 소재 공장을 짓는다.

올해 공사를 시작해 2차 투자 협약까지 마치면, 5년 뒤 47만여㎡규모의 대규모 생산 시설이 완성된다. 투자금만 1조 8천400여억 원 규모로 1천400여 개 일자리가 새로 생길 전망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전구체와 황산 니켈 등을 생산하는데, 전구체의 경우 국내 수요량의 80%에 달하는 중국 의존도를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이차전지 소재 기업들의 연이은 새만금 투자 배경은 드넓은 땅을 기반으로 한 확장 가능성과 도로, 항만, 철도 같은 산업 기반 등이 꼽힌다. 정부는 여기에 신속한 인허가와 세제 지원, 규제 해소 등을 통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 날 협약식에 참석해 “이번 투자는 이차전지 소재를 국산화하여 안정적이고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첨단 기업들이 이곳 새만금 플랫폼에 모여들고 외국 기업의 투자가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이번 투자협약으로 새만금 산업단지 이차전지 관련업체 투자유치는 16개사 6조 6천천억원에 이른다. 지난 3월 SK온∙에코프로머티리얼즈∙GEM 합작 투자를 신호탄으로 LG화학∙화유코발트, 엔켐 등 이차전지 선도기업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전북은 최근 3년간 이차전지 관련 23개 기업 7조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 LS그룹 투자협약으로 총 9조원에 달하는 투자유치를 이뤘다.

새만금 지구에 이차전지 관련 업체들이 몰리는 이유는 10만평 이상의 단일부지 제공과 확장 가능성, 풍부한 전력, RE100(재생에너지 100%) 실현, 투자진흥지구 지정으로 법인세∙소득세 최대 100% 감면 등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북도는 앞으로 전북테크노파크, 새만금개발청, 군산시와 함께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원 및 산업 육성을 위한 전담반을 구성할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 3월 지이엠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이하 지이엠코리아)는 새만금에 1조2천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전구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지이엠코리아는 한국과 중국의 최대 전구체 기업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지이엠(GEM), 글로벌 배터리 기업인 한국의 SK온이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 투자법인이다. ㈜LG화학도 4월에 전북 군산 베스트웨스턴 호텔에서 새만금개발청, 전북도, 군산시, 한국농어촌공사 등과 전구체 공장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G화학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손잡고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1, 2단계에 걸쳐 총 1조2천억원을 들여 전구체 공장을 건설, 전지 소재 공급망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새만금 산단 내 전체 투자유치 실적인 1조1천852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이들 기업이 생산하는 전구체는 이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원료로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원료를 섞은 화합물이다.

새만금이 이차전지 소재 메카로 급부상하는 것은 항만과 인접해 물류 인프라가 구축된 데다 대규모 산업부지가 남아 있고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기 때문이다.

이런 덕에 새만금 산단과 주변에는 에코앤드림, 대주전자재료, 천보BLS, 덕산테코피아, 성일하이텍 등 2020∼2022년 총 22개 기업이 이차 전지 관련 투자를 약속하며 점차 집적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으로 전기차를 필두로 한 친환경 차의 판매가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관련 부품∙소재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늘어남에 따라 새만금을 찾는 기업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 규모는 전기차 보급 확대에 힘입어 향후 10년간 8배 성장(2020년 461억달러→2030년 3천517억불)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이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데, 한국은 세계 시장에서 24%를,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54%의 점유율을 보이며 기술력과 양산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차전지 관련 국내 기업들은 고용량∙고성능의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안정적인 이차전지 소재 공급을 위해 국내외에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양극재 소재를 중심으로 이차전지 소재 관련 기업의 집적화가 가속하는 새만금과 전북지역에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새만금 잼버리 성공 따라 새만금 발전 가속화 기대/  

새만금사업의 미래를 좌우할 최대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다. 아마도 새만금은 88서울올림픽이나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가장 많은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 전북, 새만금을 홍보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번 잼버리에선 4만여명의 참가자들이 전북 새만금을 찾기 위해 전 세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었다. 이들은 대회가 끝나면 다시 각자의 나라, 도시, 집으로 돌아가 새만금에서의 추억을 얘기할 것이다. 

김관영 지사는 새만금 잼버리의 예상되는 성과에 대해 '미래'를 강조해 왔다. 

김 지사는 "새만금 잼버리에 참가하는 청소년들은 나중에 각국의 인재들이 될 것이다. 이들 중에서 정치인도 나오고 경제인, 예술, 교육인 등 다방면에 걸친 인재들이 배출된다. 그들은 새만금에서 꿈을 키운 이들이다. 이들은 새만금을 영원히 잊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래를 내다보면 현재 잼버리에 참가하는 청소년들이 바로 전북 새만금의 국제적 네트워크가 된다는 것이다. 

새만금에 대한 국제 이미지가 좋아지고, 최첨단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며 레저용지에는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게 된다. 이를 위해 공항과 항만, 철도 등의 교통인프라까지 촘촘하게 구축되면 전북은 새만금을 중심으로 국제적 거점이 된다. 새만금이 기회의땅으로 완전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부와 전북도 그리고 도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서울=김일현기자∙박정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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