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수 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김일수 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 여름철 냉방, 만병의 근원이 될 수 있어

지나친 냉방으로 인하여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무궁무진하다. 먼저 의학계의 자문을 받아 언론에 소개된 냉방병을 먼저 살펴보면 밀폐된 실내에서 오랜 시간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면 실내․외의 급격한 온도차로 자율 신경계의 기능 저하가 발생된다. 이로 인해 자율 신경 기능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혈액순환에 악영향을 미쳐 어지럼증을 비롯한 두통과 손발 냉증, 소화불량, 근육수축에 따른 근육통 등의 원인이 된다. 뿐만 아니라 최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관절질환에도 문제다. 관절은 기압과 습도, 온도변화에 영향을 받기 쉬운 부위다. 평소 음압을 유지하고 있던 관절 내 압력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게 되고 관절 공간이 부풀어 올라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청결하지 못한 냉방기기를 통해 레지오넬라균 감염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 역시 발생할 수도 있으며, 호흡기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어 감기, 비염 등을 유발한다. 눈과 피부 역시 건조한 공기로 인해 피부 가려움 등 질환을 유발하고 안구 건조증 역시 발병하기 쉬워 냉방기의 적절한 사용이 요구된다.
 

▲ 지키기 쉽지 않은 적정 냉방온도,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이런 만병의 근원인 냉방과 관련하여 많은 언론들은 외기온도와 실내온도의 차이를 5~6℃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 적정 냉방온도 26℃ 준수를 권고하곤 한다. 또한 적정 냉방온도 준수는 과냉방으로 인한 건강뿐만 아니라 여름철 전력요금 폭탄과 사회문제인 전력피크 문제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마철을 지나 습해진 여름철 날씨에 적정 냉방온도 26℃를 지키기는 쉽지 않다. 에어컨의 온도 조절과 함께 다른 조치들이 필요하다. 그건 바로 적정 습도 유지와 공기 순환의 적절한 공기조화를 위한 노력과 올바른 냉방기기의 사용이다.  

먼저 에어컨을 가동하기 전 필터는 청소하고, 실외기 주변은 적재물 등을 치우고 더운 공기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공간 차폐율을 늘려야 한다. 필터 청소를 통해 송풍량을 30% 증가시키면 냉방 효율은 정속형의 경우 약 6%나 개선이 되며, 실외기는 주변 공간 차폐율을 50%에서 0%로 늘릴 경우 인버터형 에어컨은 약 24%, 정속형은 약 47%의 냉방 효율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실내기는 뜨거운 햇빛을 받을 경우 태양열로 기기의 부하 발생하여 냉방성능이 떨어질 수 있기에 가림막을 치거나 은색의 열 차단 덮개를 씌우는 것도 좋다.

그리고 적정 냉방온도를 설정한 상태에서 쾌적함을 느끼기 위해서는 공기의 순환을 위해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함께 가동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에에컨은 스탠드형의 경우 실내구석, 천장형은 가운데에 설치하긴 하나 아랫방향으로 송풍구가 위치해 냉기가 고루 순환되지 않는다. 이로인해 가까운 곳은 춥고, 먼 곳은 여전히 더워 과냉방이 이루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 적정냉방을 통한 에너지 절감 효과

전력거래소에서 발간하는 2019년 주택용 가전기기 보급현황 조사에 따르면 연간 전력사용량이 가장 많은 가전기기는 에어컨으로 연간 689.742kWh의 전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간 사용시간은 419.6시간으로 연간 사용시간이 가장 짧은 가전기기임에도 전력 사용량은 가장 큰 가전기기로 여름철 전력피크와 높은 에너지 요금의 주요 원인임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앞서 소개드린 방법을 통해 적정 냉방온도를 준수하면 꽤나 많은 에너지가 절감된다. 한국냉동공조인증센터에 따르면 냉방 시 실내온도를 1℃만 높게 설정해도 에너지 소비량은 약 4.7%가 절감된다고 한다. 또한 선풍기와 서큘레이터를 활용해 에어컨 가동시간을 하루 1시간만 줄인다면 월간 상당량의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 가뜩이나 높아진 전기요금 등을 고려할 때 적정 냉방온도 준수는 건강한 여름과 함께 에너지 절약으로 전기요금을 아끼는 1석 2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약의 성과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에너지 캐시백도 시행하고 있으니 올 여름 적정 냉방온도 지키기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김일수 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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