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일 다사랑병원 원장
/양경일 다사랑병원 원장

전주시에 사는 박모(80·여) 씨는 하루 2시간씩 집 근처 공영 체육시설에서 수영과 사우나를 하며 건강을 관리한다.

식단도 야채 위주로 구성해 체중 관리에 신경을 쓴다.

덕분에 박씨는 골다공증이 있지만 또래보다 체력이 좋고 별다른 병치레 없이 건강하다.

그는 "요즘 우리 나이에는 '9988234'란 건배사가 유행"이라면서 "99세까지 88 하게 살다가 2~3일 앓고 4(死, 죽을 사) 죽자는 뜻으로 나 역시 자녀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열심히 몸 관리를 한다"고 말했다.

노쇠는 노화와 질병 등으로 전반적인 신체·정신 기능이 떨어져 스트레스에 취약해진 상태를 말한다.

생활 습관이 불규칙하거나 질병을 앓는 환자, 병에 걸려도 약을 제대로 먹지 않거나 신체 활동이 떨어지는 경우 노쇠 위험이 증가한다.

똑같은 환경에서도 노쇠한 노인은 삶의 질이 낮고 큰 병을 앓을 위험이 크다.

다만 노쇠는 대부분 원인이 있어 이를 다스리면 건강할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골다공증이다.

골다공증은 간단히 말해 뼈를 구성하는 성분 중 칼슘이 부족해서 생기는 병이다.

뼈를 구성하고 있던 칼슘성분이 부족해지니 뼈가 약해지고 구멍이 뚫리는 것이다.

그러면 뼈를 구성하고 있던 칼슘성분은 왜 부족해지는 것일까? 이것을 이해하려면 먼저 뼈의 구성원리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그저 뼈를 그 자체로 인식할 뿐 뼈도 결국 뼈세포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뼈세포는 뼈를 가장 튼튼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뼈 속에 어떤 성분이 있어야 하는지 정확하게 조절하고 있다.

콘크리트를 만들려면 시멘트와 모래, 자갈이 필요한 것처럼 뼈도 단백질, 인분, 석회질이 잘 배합돼야 튼튼해진다.

이 성분들 중 골다공증의 첫번째 원인이 되는 것이 바로 석회질이다.

석회질은 칼슘을 원료로 해서 구성되는데 음식을 통해 들어간 칼슘이 혈액중에 흡수되면 뼈세포가 칼슘을 받아들여 석회질로 사용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뼈세포가 혈액 중의 칼슘을 제대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골다공증 염려는 없는 셈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뼈세포가 제 일을 다하지 않아서 골다공증에 걸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뼈세포가 왜이렇게 되었을까? 분명한 것은 뼈세포가 이렇게까지 된 것은 결코 뼈세포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 몸의 세포는 모두 필요에 의해 활동한다고 했다.

뼈세포도 뼈가 튼튼해져야 할 필요가 있을때 활발하게 혈액 중의 성분들을 받아들여 배합하는 일을 지속할 수 있다.

결국 뼈세포가 칼슘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그래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칼슘을 열심히 받아 들여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봤자 쓸모가 없으니 활동을 게을리하는 것이다.

걷는 대신 자동차로 이동하고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타는 일을 당연시하는가 하면 운동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다.

이렇게 몸을 움직이지 않고 살면 뼈 속으로 칼슘이 들어가지 못해 골밀도가 점차 떨어진다.

칼슘이 뼈 속으로 들어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미 뼈 속에 있던 칼슘도 밖으로 빠져 나오기 때문에 뼈에 구멍이 뚫린다.

사람이 꼼짝도 않고 3~4일만 누워있어도 소변에서 칼슘성분이 검출되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뼈 속의 석회질이 혈액 속으로 녹아나와 콩팥을 거쳐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골다공증에 걸리면 뼈가 점점 약해지고 작아져 키마저 줄어드는 것이다.

/양경일 다사랑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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