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영 '복숭아 형제의 대모험'··· '지각대장 최순이' 등
초등학년 저-중-고학년 구성

한 초등학교에서 연극(공연 만들기)을 가르치던 중, 열정적이었던 연극 동아리 아이들이 2학기에 대부분 탈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아이들은 연극을 통해 현재 자신의 감정과 이야기를 해소하고 싶었는데, 연극 속에 메시지를 담아 가르치려고 했던 게 원인이었다.

어린이도 무대에서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와 풀어내고 싶어 하는 감정이 있다.

그 어떤 교육적 의미를 담지 않아도 한번 웃고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는 연극을 하고 싶어하고, 이성 간의 사랑을 다룬 연극도 하고 싶어한다.

현재 성인 희곡은 많지만, 어린이 희곡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왜냐하면 어린이는 여전히 교육의 대상이며, 학교라는 특성 때문에 메시지를 담은 교육극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교육 현장에는 어린이의 삶과 흥미를 담은 희곡이 필요했고, 어린이가 주인공이 되는 희곡이 필요하다.

저자는 3년 동안 초등학교 학년별로 어린이의 흥미와 관심사를 수집했다.

어린이의 언어 이해 및 구사 능력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했고, 초등학년 저, 중, 고학년으로 나눠 희곡을 쓰기 시작했다.

책상에서 글이 엉키고 막힐 때, 어린이가 있는 연습 공간으로 찾아가 어린이의 호흡과 웃음, 표정 등을 곰곰이 관찰하며 실을 풀어나갔다.

신간 ‘복숭아 형제의 대모험’에는 완성된 희곡 총4편이 수록됐다. 

‘지각대장 최순이’는 초등 저학년, ‘다 같이 마트’는 초등 중학년, ‘복숭아 형제의 대모험’, ‘감자’는 초등 고학년으로 구성했다. 온전히 어린이를 담고자 노력했다.

‘지각 대장 최순이’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만든 작품이며 각색작이다.

주인공 최순이는 지각으로 인해 계속 거짓말을 하게 된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했던 거짓말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결국 그 거짓말에 직면하게 됩니다. 단순히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거나 거짓말은 나쁜 것이다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게 되면서 변화하는 어린이의 모습을 그렸다.

‘다 같이 마트’는 초등학교 중학년을 대상으로 만든 작품이다.

관광지에서 겪은 바가지요금, 평소보다 다소 비싸게 구입하게 된 물건 등에 대한 어린이들의 불만과 의견이 극의 소재가 됐다.

힘이 약한 동물이 힘이 강한 동물에게 부당한 일을 당하지만, 힘을 모아 해결해 가는 이야기이다.

‘복숭아 형제의 대모험’은 초등학교 고학년(5, 6학년)을 대상으로 만든 작품이다.

이 작품의 주제는 가족애나 형제애가 아니다. 자신과 다른 세계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모험에 대한 이야기이다.

‘감자’는 초등학교 고학년(5, 6학년)을 대상으로 만든 작품이다. 미래세대가 생각하는 환경에 대해 상상하며 작업했다.

저자는 “어린이는 훌륭한 배우이다. 어린이는 학교에서는 학생이지만, 무대에 서면 능동적인 인물. 배우가 된다”며 “어린이 연극은 어른이 가르쳐 준 것을 그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의 생각을 자기 몸과 말로 마음껏 표현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저자인 김정영 작가는 어린이 교육연극 교사다. 교육연극을 전공했고 전주시립극단 상임 단원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연극협회, 한국교육연극학회 회원이다. 2014년 한국문화예술교육 진흥원 예술 강사를 시작으로 한국교육기술대, 인월고, 장계중, 오동초 등에서 강의했다. 2018년 은깨비 연구모임, 2019년 에코아트 연구모임, 2021년 전북 연극교육 연구모임, 2022년 어린이희곡연구회에서 활동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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