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김성주(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 
/국회의원 김성주(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이하 잼버리)가 끝났다. 대회 시작과 동시에 몰아친 불길한 예감은 결국, 파행으로 끝을 맺었다. 국격은 무너졌고 국민의 자긍심에는 금이 갔다. 특히, 새만금 잼버리의 성공을 누구보다 기원했던 전북도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윤석열 정부는 다시 한번 무능하고 무책임한 실체를 보여줬다. 준비는 부족했고 운영은 부실했으며, 책임은 회피했다. 대회가 파행에 이르자 어김없이 ‘전 정권’을 소환했다가 통하지 않자 전라북도에 책임을 돌렸다. 마치 전라북도 단독으로 대회를 유치하고 주관한 것처럼 속이고 ‘지방’의 실패를 ‘중앙’이 수습하는 모습을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잼버리와 관련한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의 거짓이 밝혀지고 있다. 대회 첫날부터 허술한 운영이 논란이 되자 대통령실은 “문재인 정부에서 준비한 것”이라며 고질적인 남 탓을 시작했다. 하지만 잼버리 총경비 1,171억 가운데 문재인 정부 임기인 2021년에 156억을 사용했고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2년 동안 1,000억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다. 대회 운영을 주관하는 여가부 장관이 위원장인 조직위원회에서 75%에 달하는 870억을 집행했다.

사실 이러한 책임 공방은 애초 일어날 일도 아니었다. 2018년 제정한 ‘잼버리 특별법’은 잼버리 운영과 시설을 계획하고 실시하는 주관기관으로 여성가족부 장관이 인가한 조직위원회를 명시했다. 잼버리 파행과 영국 스카우트 대표단의 조기 철수를 촉발한 폭염 대응과 위생, 방역 문제 역시 조직위원회 담당 사무로 구분되어 있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정기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 사과 ‧ 국무총리 사퇴 ‧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스카우트 최고의 예우인 장문례를 받으며 입장하는 영광만 누렸을 뿐, 결과에 대해서는 “무난한 마무리”라는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평가를 내렸다. 문재인 대통령조차 ‘유치 당시 대통령으로서’ 국민께 사과와 위로를 전했는데, 정작 잼버리 개최 대통령은 왜 침묵하는가?

우리는 이미 서울 이태원 골목과 충북 궁평지하차도에서 국가의 부재와 정부의 실종을 목격했다. 분노한 민심은 안일한 재난대응에 엄중한 책임을 묻고 국정운영을 전면적으로 쇄신할 것을 거듭 촉구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요지부동이다. 총리실 감찰과 감사원 감사 그리고 검찰 수사의 칼을 휘두르며, ‘검치’(檢治)에 열중하고 있다. 사회적 대화도 야당과의 협치도 실종된 지 오래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게 최소한의 염치가 있다면 ‘전 정권’ 탓과 변명으로 일관하지 말고 반성과 사과부터 해야 한다. 민주당은 국가 망신을 자초하고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정부‧여당의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아울러 전라북도도 준비에 부족함이 있었다면 겸허히 인정하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잘못을 전북에 뒤집어씌우려는 적반하장에는 결연히 맞서 싸울 것이다. 절대 주눅 들지 말자! 

/국회의원 김성주(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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