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만금 잼버리 의혹과 사실, 전북 팩트체크

도-정치권 조찬간담회 '격앙'
잼버리, 새만금사업 연결 안돼
결과만 발표하는 식 감사보다
조사과정 공개 국정조사 공정
책임 전북덮어씌우기 강력대응

정부여당 감사원 감사 집중에
민주당 국정조사 촉구로 맞서

현장방문보고회 3명장관 불참
현장만 왔어도 준비미흡 파악
폭염-위생대책마련 기회있어
여가부장관 대회 10개월전엔
태풍-폭염대책 세웠다 자신해

전북에 책임전가한 정부여당
잼버리명분 SOC확충 열올려
대회보다 잿밥관심 가짜뉴스
자존심 뭉개고 지역감정 들춰
민주 파행원인 샅샅이 밝힐듯

국힘, 준비기간 6년 중 5년 버려
윤정부가 파해위기 수습 주장

17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북국회의원 조찬 간담회에 김관영 도지사를 비롯한 전북지역 여야 국회의원과 서거석 전북교육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 전북 국가 예산 및 지역 현안 관련 간담회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북도 제공
17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북국회의원 조찬 간담회에 김관영 도지사를 비롯한 전북지역 여야 국회의원과 서거석 전북교육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 전북 국가 예산 및 지역 현안 관련 간담회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북도 제공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끝난 지 5일이 지났다. 

여야 정치권은 잼버리 파행 책임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현 정부-여성가족부' 대 '전 정부-전북도'가 여야가 지목하는 책임론의 대상이다. 

새만금에서 잼버리가 열린만큼 전북도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전북에 책임을 과하게 지우려는 분위기가 나타나면서 도와 정치권이 적극 대응에 나섰다. 

특히 도-정치권은 잼버리, 새만금사업과 관련한 '가짜 뉴스'가 잇따르면서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과연 잼버리 파행과 관련한 의혹들과 그 팩트는 무엇일까?
/편집자주

 

/ 도-정치권 조찬간담회, "잼버리, 새만금 관련 가짜뉴스에 강력 대응 /  

김관영 지사는 17일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지만, 허위사실이 계속 유포되면서 전북도민들의 가슴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방관할 수 없고, 필요하면 법적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김 지사는 잼버리와 관련해 기자회견, 인터뷰 등을 통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한다고 말씀드렸다.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하나도 없다"고 말해 왔다. 그렇지만 책임론을 넘어선 '가짜뉴스'들이 확산되면서 전북도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고 특히 잼버리와 연관없는 기존의 새만금사업까지 연결하는 것에 대해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전라북도-국회의원 조찬간담회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오전 8시 예정된 조찬간담회에 김관영 지사는 10분 전에 도착했고, 기자들이 몰려들자 '궁금한 게 많을 텐데 질문하시라, 답변하겠다"며 먼저 말문을 열기도 했다. 

김 지사는 조찬간담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가짜뉴스, 유언비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잼버리 사업과 기존의 30년 동안 새만금 기본계획 소위 마스터플랜에 의해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사업들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어 감사원 감사보다 국회의 국정조사가 더욱 공정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감사원의 감사가 시작됐다"면서 "나중에 감사가 다 끝나고 나서 그것 결과만 발표하는 식의 감사이기 때문에, 국정조사는 그 진행 과정 전체가 국민들께 공개되고 국민들의 궁금증을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통해서 풀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관심사를 고려한다면 국정조사도 이루어지는 것이 맞지 않는가 싶다"고 말했다. 

이날 전북도-국회의원 조찬간담회는 1시간여 진행됐다. 김관영 지사와 서거석 교육감 그리고 정치권에선 여야 의원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인 한병도(익산을), 김윤덕(전주갑), 김성주(전주병), 안호영(완주진안무주장수), 김수흥(익산갑), 신영대(군산), 윤준병(정읍고창), 이원택(김제부안) 그리고 국민의힘 정운천(비례대표), 진보당 강성희 의원(전주을) 등이다.  

간담회에선 잼버리 파행 이유와 가짜뉴스, 전북 폄하에 대한 대응 방안이 쏟아졌다. 도내 의원들 역시 김 지사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강경대응 입장을 밝혔다. 의원들의 목소리 톤은 대체로 격앙됐다.  

한병도 도당위원장은 잼버리 파행과 관련해 "모든 책임이 전북이라고 폄훼하고 있다.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덕 의원은 잼버리와 새만금을 연계하는 프레임 등에 대해 "민주당에서 그게 아니다라고 얘기를 하면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때 나서서, 전북 지역 발전 과제를 위해 원팀을 보여 달라"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새만금과 잼버리는 아무 상관없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주 의원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정부여당과는 다른 태도를 보여야 한다"면서 "도지사도 사과했고, 심지어 아무 책임도 없다고 보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사과했다. 국민을 보고 한 것이다. 책임을 모면하겠다는 정부여당과의 태도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안호영 의원은 "전북 책임으로 돌리는 건 대단히 부당하다. 새만금은 국책사업이다. 마치 잼버리와 관련해서 새만금 SOC 관련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부분에 대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 역시 잼버리와 새만금 분리를 강조했다. 정 의원은 "현 시점이 전북 정치가 시험대에 올랐다. (총사업비) 1,171억원에 대한 시시비비는 분명히 가려야 한다"면서 "주요 언론기관에 잼버리와 새만금을 완전히 분리해서 홍보하는 게 필요하다. 믹스를 시키면 전북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가 끝난 후 김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와 면담하고 "(상임위 증인 출석을 포함해) 국회가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지사는 이날 김승원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수원시갑), 신동근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서구을),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이용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 등과 함께 점심을 하고 2024년도 전북 예산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 여야 공방전 계속, "감사원 감사부터" 대 "국정조사 촉구"로 갈려 /

잼버리 파행 책임론과 관련해 여야의 입장이 갈리는 분위기다. 정부여당은 우선 감사원 감사에 집중하는 모양새이고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김관영 지사 사퇴 등 김 지사에 대한 공세에 힘을 쏟고 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여가부 장관의 인사조치를 촉구했다. 의원들은 "잼버리 부실 준비 및 운영에 대한 검증을 위해 국회의 자료 요구에 협조적으로 임해달라"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북도에 대한 책임론에 대해 정부여당 책임론으로 맞받았다. 

박성준 대변인은 17일 논평을 내고 "새만금 잼버리 개막을 석 달 앞둔 지난 5월, 잼버리 조직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 방문 보고회가 개최됐지만 주무장관인 김현숙 여가부 장관과 행안부, 문체부 장관 등 정부 측 위원장 3명은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정부측 인사들이 직접 현장을 둘러보기만 했어도 준비 미흡을 확인하고 폭염, 위생, 편의시설 미흡 등의 문제에 대비할 기회를 얻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태도로 잼버리 대회를 망쳐놓고 전 정부 탓, 전라북도 탓만 하고 있다니 참으로 뻔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서구갑 지역구 의원인 송갑석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10개월 전, 태풍, 폭염 대책을 다 세워놨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했던 김현숙 여가부 장관, 불과 3개월 전 정부지원위원회가 꼼꼼히 챙겼다던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 정부의 국무위원도 아니고, 전북도청의 공무원은 더더욱 아니다. 오로지 전 정권과 전북도에 책임을 덮어씌우려는 정부여당의 불순한 의도는 ‘전북도가 잼버리 개최를 명분으로 SOC 확충에 열을 올렸다’, ‘잼버리보다 예산 잿밥에만 몰두했다’는 가짜뉴스로 이어지며 지역감정까지 들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도내 지역 국회의원 의원들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정부의 무능, 무개념, 무책임으로 점철된 세계잼버리 파행 원인을 철저히 밝히기 위해 국정조사를 포함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감사원 감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또 전북도와 김관영 지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잼버리 사태는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했다. 민주당이 준비 기간 6년 중 5년을 허송세월한 책임을 현 정부에 덮어 씌우려 한다는 것을 국민이 알고 있다. (충북) 오송 지하차도 사고도 검찰이 이미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실시해 또다시 국민의 슬픔을 정쟁 소재로 삼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지난 14일 국민의힘 전주혜 대변인은 "초기 잼버리 부실 대응 사태는 전라북도와 민주당 정치인들이 친 사고를, 윤석열 정부가 국민과 합심해 파행의 위기를 수습한 것이 진실"이라며 "민주당은 '남 탓'을 할 것이 아니라, 지금 즉시 국민들께 석고대죄하고 문재인 정부 시절 벌어진 잼버리 혈세 누수에 대해 책임지라. 김관영 지사 역시 도민의 명예를 정말로 중시한다면, 사퇴로 책임지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지난 15일 "김관영 지사가 할 일은 변명과 남 탓, 협박이 아니라 감사원 감사 등 근본적인 문제점 확인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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