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전주시 도서관본부장
/김병수 전주시 도서관본부장

2023 전주 올해의 책 선정도서인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심윤경 저)’는 어렸을 적 할머니께 받은 사랑을 떠올리며 딸을 키우는 저자의 이야기다.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외에도 2023 전주 올해의 책으로 ‘내가 예쁘다고?(황인찬 글·이명애 그림)’,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이경옥 저)’, ‘소리를 보는 소년(김은영 저)’ 등 어린이(글·그림), 청소년, 성인 부문별 4권의 도서를 선정·발표한 바 있다. 세대를 이어 전달되는 사랑의 가치 등 따뜻한 내용이 담긴 올해의 책을 더 많은 시민들이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작가 북 콘서트, 올해의 책 필사, 독서 마라톤, 시민공모전 등을 연중 운영해 오고 있다.

전주는 책을 읽고, 쓰고, 제작하고, 판매하는 데 진심인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도시로서 올해의 책 선정 외에도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 ‘전주책쾌’, ‘전주독서대전’의 3대 책문화 축제를 개최하여 책문화 생태계를 조성해 가고 있다.
 

▲ 한국 그림책의 산실,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

그림책은 비언어적인 메시지가 많아 번역이 상대적으로 쉬워 해외 진출 가능성이 큰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또한 국내 그림책 작가들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국제적인 활약에 힘입어 그림책의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전주는 이러한 그림책의 가치를 주목하고 2021년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을 처음 개최했다.

올해 5월 12일∼6월 4일, 약 34,0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제2회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은 벌써부터 내년 도서전이 더욱 기대될 정도로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수지, 막스 뒤코스, 이시카와 에리코 등 세계 최고 작가들의 작품 이야기에 집중하고, 제2의 이수지, 이명애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세계적인 그림책 도시로 도약하고자 하는 전주의 노력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
 

▲ 한마디로 대박, ‘전주책쾌’

전주는 조선 후기 완판본을 제작하고, 책을 만들고 팔았던 서포가 있었던 출판문화의 도시였다. 조선 시대 책을 팔던 책 중개상인 ‘책쾌’의 활동을 조명하고, 책쾌와 출판산업의 가치를 현대의 독립출판과 연계하여 알리고자 올해 7월 1일과 2일 ‘2023 전주책쾌(독립출판북페어)’ 개최했다.

독립출판물에 관심 있는 젊은 사람들이 서울, 부산, 광주, 구미 전국 각지에서 찾아와 연화정도서관을 가득 메웠다. 독립출판물을 제작하고 소비하는 세대의 대부분은 2∼30대로 전체 판매에서 90% 이상 차지할 정도로 젊은 층의 인기가 높다. 독립출판물의 주제가 그들의 관심사와 맞닿아 있고, 더 친숙하고 쉬운 언어 표현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기성 출판물과 차별화된 제작, 판매 및 유통 방식은 다른 출판물과 비교가 되고, 독립출판에 관심을 두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통과 새로움을 결합하여 탄생한 전주만의 독립출판북페어 ‘전주책쾌’는 시민들의 관심 속에 더욱 의미 있게 발전할 것이다.


▲ 전국 유일의 지속가능 책문화 축제, ‘전주독서대전’

10월에 개최될 독서문화축제인 ‘2023 전주독서대전’은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는다. 2017년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시작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도시는 전주가 유일하다. 올해는 10월 13∼15일 전주한벽문화관과 완판본문화관 일원에서 3일간 개최된다. ‘다시, 질문 곁으로’를 주제로 ‘낯선 질문을 던지며 삶의 답을 찾아가는 시민들의 여정에 함께 한다’는 뜻을 담았다.

올해 전주독서대전은 청년들과 함께 기획하고 운영하여 지역 청년단체 및 예술인들의 참여를 확대한다. 다양한 기관과 연계한 수준 높은 강연과 공연을 제공하고, 야외체험 부스와 쉼터를 운영하여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축제와 지속 가능한 친환경 축제를 선보일 것이다.

전주도서관의 3대 책문화축제와 도서관여행, 그리고 다양한 독서 진흥 정책으로 도서관은 많은 시민에게 한층 더 다가설 수 있게 되었다. IT 시대 임에도 젊은이들은 지금도 여전히 도서관이 가장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여긴다. 도서관은 변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뿐만 아니라 취미활동을 하고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작가 수전 올리언은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에서 1986년 4월 미국 공공도서관 역사상 가장 큰 사고로 기록된 로스앤젤레스 도서관의 화재로 총 40만권의 책이 불길 속에 사라지고 70만권이 손상을 입은 사건을 다루었다. 책을 복구하기 위해 시민들의 자원봉사 활동에 나서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사서들의 역할을 뒤돌아볼 수 있었다. 도서관은 공공성을 갖추고 변하는 시대상에 맞게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고 친숙한 정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병수 전주시 도서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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